스톱워치 올려놨다 퇴실…수능 감독관들 오락가락 행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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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은미 기자
입력 2022-11-1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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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교시 시작 전 감독관에 확인받고 사용

  • 2교시 후 부정행위 통보, 강제 퇴실 조치

  • 상황 설명했지만 운영 담당자 막무가내

  • "교육청도 묵묵부답" 수험생 억울함 호소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고사장에서 스톱워치를 사용하던 수험생이 퇴실 조치를 당했는데 해당 수험생은 감독관이 허용한 사안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나섰다.

실제 스톱워치 사용을 놓고 1교시와 2교시 감독관의 태도가 달랐다. 수험생들의 미래가 달린 수능시험 감독에 임하면서 제대로 된 매뉴얼도 마련하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17일 서울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수능 고사장에 입실한 수험생 A(20)양은 1교시 감독관의 확인을 거쳐 스톱워치를 사용해 시험을 봤다. 2교시에도 별다른 제지 없이 그대로 시험을 진행했으나 2교시가 끝난 뒤 고사장 운영 담당자들로부터 호출당한 뒤 퇴실 조치됐다. 

18일 아주경제 취재에 따르면 A양은 첫 과목인 국어 시험이 시작되기 전 수험생 가방 및 소지 물품을 제출할 때 감독관에게 스톱워치를 보여주며 사용할 수 있는지 물었다. A양은 수험생 아날로그 시계로 잘 알려진 카시오 손목시계, 드레텍 브랜드의 스톱워치 두 가지를 가지고 고사장에 들어갔는데 두 개 다 사용이 가능한지 물어본 것이다. 

1교시 감독관이 처음에는 하나는 되고 하나는 안 된다고 언급했고 A양은 한 번 더 확인하기 위해 두 시계를 모두 감독관에게 보여주며 재차 물었다. 감독관은 스톱워치의 뒷면까지 확인하더니 별다른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A양은 스톱워치를 사용해도 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수능 고사장에서 전자기기인 스톱워치 사용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걸 인지하지 못했다는 게 A양 주장이다.

1교시 내내 감독관은 스톱워치 사용에 대해 문제 삼지 않았다. 

이어 두 번째 과목인 수학 시험 감독관이 들어왔고, 2교시 감독관은 수험생들의 이어플러그 착용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A양이 스톱워치를 올려두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2교시 감독관은 A양에게 스톱워치 소지가 불가하다면서 집어넣을 것을 지시했다. A양이 어디에 넣을지 우왕좌왕하자 해당 감독관은 이 스톱워치를 수거해 갔다.  

A양은 수학 시험을 정상적으로 치렀지만 2교시가 끝난 후 고사장 운영 담당자가 A양을 밖으로 불러냈다. 담당자는 A양의 스톱워치 사용이 부정행위라며 퇴실 조치한다고 통보했다. 오후에 이어진 외국어와 탐구 과목 시험은 0점 처리됐다. 

A양은 별도로 마련된 감독관 휴게 공간에서 스톱워치를 사용하게 된 경위를 사실 진술서에 작성하고 운영 담당자 측에도 설명했으나 고사장에 다시 들어갈 수 없었다. 운영 담당 측에서는 "감독관이 제대로 확인했는지 안 했는지 알 수 없다"면서 교육청에 확인 전화할 것을 제안했다. 

이날 오후 A양은 서울시교육청과 중부교육지원청,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에 퇴실 조치에 관해 문의했으나 어떤 답변도 듣지 못했다. 현재 중부교육지원청 중등교육지원과로부터 이번 주 내로 문의 내용에 관해 답변을 주겠다는 회신만 받은 상태다. 

A양은 "감독관들도 매뉴얼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수험생들에게 지시하고, 이렇게 중요한 시험을 보게 하는 게 맞나 싶다"고 억울해 했다. 이어 "수능 시험 부정행위 처리 문제가 정확한 매뉴얼 없이 감독관에 따라 달랐다"면서 "스톱워치 사용을 사전에 물어봤으나 제대로 된 안내가 없어 사용하게 됐고, 영문도 모른 채 고사장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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