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루비로망' 묘목 한국에 유출"…한송이에 1400만원 프리미엄 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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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은미 기자
입력 2022-11-09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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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시카와현과 한국 루비로망 유전자형 일치"

  • 한국으로 유출된 경위 및 원인 파악 못해

  • 기시다 즐겨먹던 고급 포도…각국 상표 등록 중

국내 백화점에 납품된 루비로망. 적색 포도가 루비로망이다. [사진=신세계백화점]


이시카와현(石川県)산 고급 포도인 '루비로망(Ruby Roman)'의 원산지 일본이 한국에 이 묘목이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루비로망은 일본이 역시 원산지인 샤인머스캣의 뒤를 잇는 프리미엄 브랜드 포도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포도로도 불린다. 올 7월 첫 경매에서 한 송이에 150만 엔(약 1430만원)이나 하는 가격이 매겨졌으며,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7일 아사히신문은 루비로망의 묘목이 해외에 유출된 사실이 드러났다며, 생육 기간으로 미뤄볼 때 5년 이상 전에 흘러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해외 유출이 알려지게 된 계기는 작년 8월 한국에서 팔린다는 TV 보도였다. 

올해 8월에 이시카와현은 한국에서 현지 조사를 실시, 서울 시내 백화점과 고급 슈퍼마켓 등 총 3개 점포에서 루비 로망으로 팔리던 포도를 3송이 구입했다. 국가 연구기관에서 DNA를 감정한 결과, 이시카와현산 루비로망과 유전자형이 일치했다.

이에 이시카와현은 농가를 상대로 묘목 관리에 대해 조사했지만 한국으로 묘목이 유출된 경위나 원인은 파악하지 못했다. 현은 고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엄격한 계약을 맺은 현 내 농가에 한정해 묘목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한국에서 팔리던 '가짜' 루비로망은 일본 현지에서 생산된 것에 비해 모양이 고르지 않고 색깔이 나쁘다고 이 신문이 보도했다. 입자가 작고 당도는 16.7도로 높지만, 이시카와현이 기준으로 하는 18도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루비로망은 한 알의 무게가 20g 이상이며 당도는 18도가 넘어 크고 단맛이 나는 특징이 있다. 1995년부터 14년에 걸쳐 이시카와현이 개발한 독자 브랜드로 2012년부터는 해외 수출이 시작됐다. 판매액은 꾸준히 증가해 작년에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에서 약 6000만 엔(약 5억7200만원)을 거둬들였다. 

총리 관저에도 종종 납품돼 올 8월에는 코로나19로 요양 중인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시식해 "매우 풍부한 맛"이라고 평가했고, 2015년에는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즙이 많다면서 "주시(juicy)"라고 맛을 표현했다.

아베 전 총리는 2020년 시정방침 연설에서 루비로망을 거론하며 "농가 여러분의 오랜 노력의 결정인 일본 브랜드를 해외 유출 위험으로부터 확실히 지키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해외 농산물 유출을 막는 방법으로는 품종 등록을 하면 된다.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국제적으로 신품종을 보호하는 '유포프 협정'에 가입한 나라에서는 품종을 개발한 육성자(루비 로망은 이시카와현)가 그 나라에 품종을 등록하면 허가 없이 다른 생산자가 재배하거나 증식할 경우 이를 금지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유출을 막는 또 다른 방법은 국제상표 등록이다. 각국이 권리를 인정하면 상표권을 침해당할 시 판매금지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시카와현은 상품 가치를 지키기 위해 각국에서 상표 출원을 서두르고 있다.

대만에서는 이미 등록을 마쳤으며 한국 등 총 47개 국가에서 상표 등록을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다만 상표 등록은 국가별로 절차를 밟아야 한다.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등록 비용은 1개국당 수십만 엔(수백만원)에서 200만 엔(약 1900만원) 정도이며 등록까지 45년이 걸린 국가도 있다. 

고급 농산품의 해외 유출은 일본의 오랜 과제이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2016년께 유출된 프리미엄 포도 샤인머스캣에 대해 국내 육성자가 품종 등록했다면 받은 허가료는 연간 100억엔(약 953억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샤인머스캣은 중국에서 급속히 보급돼 현재 재배면적은 일본의 약 30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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