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서 스페셜 칼럼] 3기 집권 시진핑 …중국의 변화 제대로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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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입력 2022-11-1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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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서/경희대 China MBA 객원교수]

 
(9)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시진핑 3기, 기술전쟁에 대비한 전시내각을 구성

5년만에 열린 중국의 20차 당대회는 전당대회라기보다는 시진핑군단, 시자쥔(习家军)의 단합대회였다. 시자쥔이 상무위원 7명을 싹쓸이하고 시진핑과 오랜 직연(職緣)으로 맺어진 이들 일색이었다. 새부대에 새 술이 아니라 오래된 술로 채웠다. 지난 30년간 유지되어온 집단지도체제와 상해방, 공청단파와 상호견제와 균형은 완전히 사라졌다

미국이 무역전쟁, 기술전쟁으로 전쟁터를 확대시켜가는 과정에서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것이 시자쥔의 권력독점의 배경이다. 24명의 정치국원 중 1/4인 6명을 우주항공, 핵, 환경, 의료분야 전문가로 채워 미국과의 기술전쟁에 대비한 전시내각을 방불케 했다.

중국은 2035년에 경제력에서 미국을 앞지르고 2049년에는 군사력에서도 미국을 추월하는 세계1위의 꿈을 “사회주의 현대화”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건설”이라는 추상적인 단어로 포장했다. 중국은 2등까지는 미국을 베꼈지만 미국을 넘어서려면 미국이 아닌 중국의 방식으로 가야 한다는 “중국식 현대화”를 선언했다. 그러자 서방언론에서는 중국이 시장경제를 포기하고 다시 폐쇄경제로 돌아선다는 주장이 많지만 당대회 보고문을 읽어보면 중국은 여전히 자본주의 개방경제의 플랫폼위에서 사회주의 개발독재를 하려고 한다.

절대권력은 반드시 부패하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하지만 그 시기가 문제다. 서방세계는 중국이 일인집권의 부정적 효과로 폭망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지만 중국이 자본주의 플랫폼을 유지하면서 개발독재를 하는 경우 장기적으로는 문제가 생기겠지만 중단기적으로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을 할 가능성이 크다. IMF의 10월 예측치에 따르면 중국 GDP는 2021년에 미국GDP의 77%에서 2022년에는 81%, 2027년에는 93%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은 1995년 일본이 달성했던 미국GDP 73%를 이미 2021년에 훌쩍 뛰어 넘었다.
 
미국과 서방의 “중국 머슴전략”이 끝났다.

이제 시진핑 3기정부들어 차이메리카의 석양이 저물고 있다. 30년 협업관계, 하청과 원청이 갈라서는 과정에서 거대한 충격과 변화가 기다리고 있지만 하청과 원청의 중간지대의 한국은 하청과 원청의 경쟁을 제대로 읽지 않고 있다. 특히 하청이 원청을 엎는 전략을 모색하고 끝없이 부상하고 커지는 데도 우리는 원청의 입장에서 하청의 몰락만을 끊임없이 얘기하지만 실상은 원청을 하락하고 하청은 부상하고 있다.

한국기업이 잘나갔던 대중국 관계 30년은 지나갔고 혹한의 날씨가 기다리고 있다. 이젠 제조업은 미국, 일본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중국을 이겨야 세계 1등이고 ICT마저도 소프트는 아직 미국이지만 하드웨어는 중국을 이겨야 세계 1등이다. 미국과 일본을 벤치마크해 일어선 한국 새로운 창조는 없고 진화만 있었다. 미국과 일본이 세계화의 이름으로 자본의 통제를 통해 생산을 지배하고 ROE(자기자본/순이익)경영을 위해 스마일 커브의 양 끝단 만을 관리하면서 생산기지를 아시아로 옮기는 전략에 편승해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여기 까지다. 중국의 부상이, 부상이 아닌 미국을 추월할 정도로 커지고 아시아를 지배할 정도로 커지면서 미국과 서방의 중국 머슴전략은 끝났다. 주인이 머슴이 하던 일을 다시 하겠다는 것이 미국과 서방의 프렌드쇼어링, 니어쇼어링, 리쇼어링이지만 말만 무성하지 실질이 없다.

미국은 40년전 집 나간 기술을 보조금으로 유혹하지만 한번 집 나간 불량 청소년이 용돈 더 준다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에는 이미 너무 멀리 가버렸다. 결국 집 나간 큰아들 다시 불러 모으기보다는 큰 아들을 넘어서는 똑똑한 둘째, 셋째를 키우는 것이 답이지만 그럴러면 20년-30년이 걸리고 고액의 수업료를 지불해야 한다. 급한 마음에 얼굴은 다르지만 성은 같은 한국과 대만 같은 양자를 들이지만 양자는 양자일 뿐이다.
 
최고의 작품은 최악의 상황에서 탄생한다

한국은 지금 대중국 무역적자로 난리다. 중국의 배터리소재가격의 급등과 한국의 반도체수출감소가 직접적인 이유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근본적인 것이 있다. 한국의 대중국 오만이 부른 사고다. 헝그리 정신이 사라진 기업들이 규모의 경제의 마술에 걸렸다가 물 빠지자 사고 친 것이다.

중국의 변화, 세계의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 글로벌한 시각의 경영자, 중국을 보는 시각을 가진 경영자가 필요하다. 일본이 영국을 미국을 따라잡으려고 한 것은 유학이었다. 신사유람단 보내고 대국을 공부한 것이다. 한국은 중국공부가 부족했고 중국공부를 등한시했다.

중국에서 실패한 기업에 물어보라, 현지에 파견한 현지법인 사장중에서 중국에서 학교 나온 사람이 있는지, 중국어로 중국기관을 설득하고 중국경쟁자와 파트너에게 중국어로 농담하고 욕하고 놀고 밥 먹으며 얘기할 실력이 되는 사람이 있었는지를 물어보면 답이 나온다.

강물은 30년은 서쪽으로, 30년은 동쪽으로 흐른다. 판이 바뀌는 것을 읽지 못했다. 큰 그림을 그리는 싱크탱크가 없었다. 트랜드 읽는 싱크탱크를 기업의 장식품으로, 원가센터로 인식한 결과다. 세계 10위 경제권에 버금가는 번듯한 중국연구소가 하나 없다. 기업이 답답할 때 물어볼 프로집단이 없다.

B플랜이 아니라 Z까지플랜이 있어야 하고 선택지는 넓을수록 좋지만 넓은 선택지는 넓은 인재풀이 있어야 가능하다. 한국이 왜 중국에 터지냐는 것은 정보와 연구의 문제다. 중국은 한반도연구에만 목숨 거는 이가 수백명인데 한국의 대중국연구소에 그게 민간이든 관영이든 중국에서 학위 받은 중국박사가 10명있는 곳이 없다.

한중관계 갑갑하다. 새정부의 대중외교도 갑갑하고 기업들의 전략도 앞이 안보인다. 중국이 시진핑3기 정부 들어서 무엇을 하려는 지도 잘 모르고 들려오는 소리는 중국에서 퇴출하고 중국에서 당했다는 뉴스만 들린다. 그러나 중국의 외국인직접투자, FDI는 2018년이래 줄어든 적이 없고 2022년에도 사상최고치다. 미중의 전쟁에도 불구하고 중국으로 전세계의 대중국투자는 줄지 않고 있다. 기술은 시장을 못 이긴다. 세계최대 소비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 공장은 시장 가까이에 짓는 것이 답이라는 경영학 원론을 그대로 보는 듯하다.


한국은 그간 30년간 미국과 일본에 배운 기술로 산업의 국제적 시차를 노려 중국에서 꿀을 빨았지만 이젠 그게 끝나가고 있다. 한국수교 30년간 한국은 7800억달러 무역흑자를 누렸고 같은 기간 미국으로는 3800억달러 무역흑자에 그쳤다.

고수는 10년간 칼 한자루만 간다. 한국, 제조업의 고수와 만났다. 필살기를 만들고 쓰지 않으면 다친다. 최고의 와인은 긴 시간 어둡고 습한 지하에서 숙성되어야 신의 물방울이 된다. 거장의 작품은 모두 인간적 고뇌와 열악한 환경이 만들어 냈다. 앞으로 한국의 대중전략, 대중국 사업성공은 고통 없이 이룰 수 없다. 세계의 시장으로 커지는 중국 앞에서, 한치 앞이 안보이는 고통의 시대를 한국은 최고의 작품을 만드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치열하게 경쟁해서 이겼을 때 경쟁력은 생긴다

한국, 중국에서 방 빼고 비중 줄여야 한다는 얘기가 봇물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한국의 산업구조와 중국의 실력을 제대로 보고 얘기해야 한다. 중간재와 자본재가 주력인 수출품목인 나라에서 세계최대의 공장인 중국을 빼고 유럽과 미국으로 시장을 전환할 수가 없다. 이미 제조업이 40-50년전에 집 나간 유럽과 미국은 소비의 나라이지 생산의 나라가 아니다. 중간재 자본재가 필요 없다.

지금 중국은 세계 2위의 소비시장이다. 세계 핸드폰, 노트북, TV, 자동차, 전기차의 최대 소비자다. 호랑이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지 경쟁이 치열하다고 방 빼서 경쟁 없는 베트남 동남아 2류국가로 가면 진짜 2류된다. 경쟁력은 치열하게 경쟁해서 이겼을 때 생기는 것이지 궁둥이 빼서 경쟁 약한 곳에서 큰 소리 친다고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포기는 김장할 때 배추 셀 때나 쓰는 것이다. 지리적으로 경제적으로 기술적으로 중국은 우리는 버릴 수 없다. 우리 또한 중국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 버금가는 거대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데 버릴 이유가 없다. 중국은 우리와 이념의 동지 사상의 친구였던 적이 없다. 오로지 서로가 필요하기 때문에 맺어진 철저한 이해관계다. 여기에 감정 섞으면 실수한다. 한중관계 철저하게 이해관계로 보면 된다.

그간 중국에 당했다면 첫째 공부해야 한다. 극중(克中) 하려면 지중(知中)이 먼저다. 둘째, 중국에 홀대 받았다고 툴툴거릴 시간에 중국에 먹히는 기술과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셋째 모든 화(禍)는 입에서 나온다. 미국과 중국 같은 대국과 상대할 때는 신중하게 말조심하고 탈(脫)중국만 되 뇌일 게 아니라 세계의 소비시장으로 부상하는 나라에 진(進)중국해서 돈 벌 기회를 잡아야 한다.
 

전병서 필자 주요 이력

△푸단대 경영학 박사 △대우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경희대 경영대학원 객원교수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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