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농업도 비즈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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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2-11-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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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상훈 그린랩스 대표

 

신상훈 그린랩스 대표[사진=그린랩스]


“시골에 가서 농사나 지어야겠다.”
 
팍팍한 현실에 지친 도시 근로자들이 무심코 내뱉는 말이다. 농업을 땅에 씨 뿌리고, 약 치고, 때 되면 수확하는 단순 노동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농업은 생명을 다루는 산업이거니와 생산과 판매·유통까지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다. 아무 준비 없이 ‘성실함’만 가지고는 농업에 실패하기 쉽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귀농에 실패한 ‘역귀농’ 사유 1위가 소득 부족(37.8%)이다. 농업을 비즈니스로 인식하지 않고 단순 노동으로 여긴 부작용은 이뿐만 아니다.
 
금융, 유통, 주거 등 대부분 산업이 디지털로 전환되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지만 농업은 혁신의 불모지로 여겨져 새로운 시도조차 없었다.
 
농업을 비즈니스 관점으로 접근한 농민도 많지 않다. 관행대로 농사를 짓고 매년 거래해온 익숙한 판매처에 농산물을 공급하는 방식을 유지했다. 안타깝게도 수년째 외쳐온 ‘농가소득 5000만원 시대’는 아직도 열리지 않았다.
 
지난해 농가 평균소득은 4775만9000원이다. 도시 근로자 4인 가구 연평균 소득(8513만원) 대비 56%에 불과하다.
 
최근 전쟁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식량 위기가 발생하면서 농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다양한 농업 지원금을 늘리는 것도 좋지만 농업을 수익성 좋은 비즈니스로 만드는 근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은 2020년 기준 세계 8위 수준의 농림·식품 기술을 갖고 있다. 이 배경에는 최근 급격히 발전하기 시작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이 한몫 단단히 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다양한 방식으로 농업에 도입하면 스마트한 농업을 만들 수 있다.
 
데이터농업은 농민들의 사업을 돕는다. 농작물 생산 관련 빅데이터가 축적되면 품목별 생산효율을 최대화하는 재배 조건과 방법을 연구할 수 있다. 최적의 유통·저장·비축기술을 찾아낼 수도 있다. 수확량과 거래 동향 예측 등을 통해 수급 조절 역시 가능하다. 농민이 겪고 있는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데이터농업의 목표다. 농민의 체질을 돈을 버는 사업가로 바꾸는 것이다.
 
현재 농업의 트렌드는 ‘스마트팜’이다. 농업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융합한 스마트팜은 유능한 젊은 인재들을 농업으로 유인하고 금융 투자를 끌어낼 수 있는 신성장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식량 위기에 대응하고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수단으로도 떠오르고 있다.
 
생산 패러다임을 바꾸고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장점이 있지만 오직 생산 관점만 반영한다는 아쉬움도 있다.
 
사물인터넷(IoT)과 전사적자원관리(ERP)에 기반한 스마트팜과 함께 사업 개발과 유통, 금융을 돕는 경영관리 서비스 육성에도 나설 필요가 있다.
 
농민들의 농장 경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계획, 재배, 유통, 금융 등 농산업 전 밸류체인(가치사슬)을 디지털화 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다면 농업과 관련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빠르게 등장할 것이다.
 
기후변화와 국제 정세 불안이 가속화하고 있다. 위기는 총체적 방법으로 극복해야 한다. 농업의 생산성 향상과 함께 농업을 매력적인 비즈니스 시장으로 만든다면 농산업 플레이어들이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다. 우리 농업을 지키고 있는 농민들께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다. “여러분은 농장을 경영하는 사업가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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