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신현철 원장 "의료 데이터와 ICT의 결합, '스마트 병원'으로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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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기자
입력 2022-11-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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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현철 강북삼성병원장 인터뷰

  • "병원경영 우선순위는 '사람'"

  • '미래 비전 NICE 2030'···미래 헬스케어 추진단 설치·AI 살균로봇도 도입

  • '통합수술실 관제시스템' 구축, 응급환자·지역병원 골든타임 확보할것


신현철 강북삼성병원 원장. [사진=유대길 기자]


“직원들에게 최고의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심어주는 데 주력했습니다. 구성원의 사기를 올리고 서로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계속해서 인식할 수 있도록 말이죠.”
 
경추질환 권위자인 신현철 병원장이 지난해 8월 1일부로 강북삼성병원장에 취임한 지 1년여가 지났다. 신 원장은 취임 이후 이처럼 직원들 자부심과 사기를 올리는 데 신경을 썼다고 한다.

불과 1년여 사이 병원 분위기는 달라졌다. 지나가는 병원장에게 먼저 큰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는 직원들, 늦은 시간 라면을 함께 끓여 먹으면서 병원 운영 방안에 대해 스스럼없이 제안하는 등 병원 주인으로서 역할에 전 직원이 동참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신 원장은 병원 경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사람’을 꼽았다. 그는 “병원은 여러 전문 직종의 사람들이 모여 몸과 마음이 아픈 환자를 치료할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건강 관리를 비롯해 병원이 속한 사회까지도 건강하게 돌볼 책임을 가진 곳”이라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병원에 속한 의료인들의 질’”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말 속에는 실력과 함께 인성도 포함된 의미로,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훌륭한 인적 재원을 잘 관리하고 확보하며 교육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복합메디컬 단지로 재탄생하면서 도심 속 작은 정원을 연상케 하는 깔끔한 모습으로 변신한 강북삼성병원에서 신 원장을 만나 그동안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와 향후 청사진을 들어봤다.
 

신현철 강북삼성병원 원장. [사진=유대길 기자]


-취임 후 1년이 지났다. 지난 1년에 대한 소감은.

“아주 바쁘게 1년을 보낸 것 같다. 하고 싶은 것도 많았고, 그에 따라 많은 계획도 세웠다. 구체적으로 실천할 방법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며 하나씩 실천하고 있다. 물론 처음 계획과 달리 상황에 따라 수시로 수정도 했다. 1년이 지난 현재 좋은 결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고, 계속 노력하다 보면 더 만족스러운 결과는 반드시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취임 이후 ‘미래 비전 NICE 2030’을 제시했다. 세부 과제들이 어느 정도 실천되고 있나.

“미래 비전 NICE 2030은 강북삼성병원의 향후 50년을 위한 목표로 가동한다. NICE는 △Network(24시간 환자와 연결되는 스마트한 병원) △In time(어느 병원보다 진료 검사가 신속한 병원) △Centreville(도심 속에 차별화된 토털 헬스케어 병원) △Emotional(따뜻하고 인간미를 느끼는 행복한 병원) 등이다. 직원 모두가 1년 동안 최선을 다했고, 다양하고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다. Network 측면에서는 협력 병원과 긴밀하고 원활한 대외 협력 기능 및 체계를 강화했다. 심뇌혈관 질환을 비롯해 대동맥 수술 등 시간을 다투는 응급 질환에 대해 진료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연결망을 체계화·단순화하고 각과 의료진의 자발적인 협조로 신속하게 응급환자를 볼 수 있는 여건을 갖춰가고 있다. In time에서는 진료, 검사 수용 능력(Capa) 조정 및 프로세스 개선, 수술 전 검사 통합 검토 등 환자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고, 최상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Centreville 측면에서도 비대면 진료 및 기업 모바일 건강관리 서비스 확대 등을 통해 타 대형 병원과 차별성을 확보하고, 헬스케어를 선도하는 병원으로서 면모를 갖췄다. 특히 Emotional 분야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개선했다. 간호교대제, 의사 연구실 및 의국 환경 개선을 추진하고 있으며, 병동 간호 탈의실 확장 및 직장 어린이집 설치를 통해 임직원들이 안심하고 만족스럽게 근무할 수 있는 병원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직원 근무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게 달라졌나.

“취임하자마자 직원들 식사 메뉴부터 바꿨다. 이 밖에 라면, 간편식 코너를 따로 만들었다. 일을 하다 보면 식사 시간을 놓치는 경우가 있는데 직원들이 언제나 원할 때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라면 코너에서는 계란, 햄, 떡 만두 등 다양한 재료를 넣고 직접 조리해서 먹을 수 있고 컵밥, 샌드위치 등 간편식 코너에도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최근 밥이 잘 나와서 우리 병원에 지원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직원 만족도 역시 높다. 전신 마사지 기계는 물론 피트니스도 마련해 직원들이 언제나 쉬고 재충전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는 병원 근처 별도 건물에 비대면 진료팀, 헬스케어팀, 동물실험실 연구실 등은 물론 간호사 교육센터와 직원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어린이집도 공사 중이다.”
 
-지난해 4년간 공사를 마치고 복합메디컬 단지로 재탄생했다. 만족하나.

“그동안 한정된 공간에서 늘어나는 환자들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협소한 주차장, 환자와 직원들의 부족한 휴식 공간, 첨단 장비 설치나 연구 공간 부족, 상급 병원과 의료질 평가에 상응하는 중환자 진료 공간 부족까지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사를 진행한 것이다. 장례식장을 과감히 철거해 직원들 공간으로 재배치했고, 병원 주위 오래된 작은 건물들을 하나의 큰 진료 및 회의 공간으로 변화시켰으며, 연구 공간 확립과 주차장을 비롯한 환자들을 위한 편의 시설을 확충해 환자 중심 병원으로 재탄생시켰다. 최근 입원 환자와 보호자가 야외 벤치에 앉아 이야기하면서 ‘병원을 호텔 같이 잘 꾸몄다’는 이야기를 듣고 뿌듯해했던 기억이 있다.”

-보건의료와 ICT 융합 사례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 병원은 어떤 사업을 하고 있으며 그 성과는.

“ICT를 활용한 진료 및 모바일 건강관리, 의료데이터 기반 AI 연구개발 사업을 통해 차세대 스마트 병원 환경 구축은 물론 환자와 의료진이 더 소통하고 가까워지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해외의 낯선 의료 환경에서 겪는 환자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ICT 기술을 접목해 상급 병원 전문의가 제공하는 의료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비대면 의료상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 5월에는 비대면 전용 진료실인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센터’도 개소했다. 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에서는 최근 10년간 35개 기업 20만명 이상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정신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한 바 있다. 이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 3월에는 ICT를 활용한 비대면 통합심리지원 서비스인 ‘마음ON케어’를 론칭해 기업 근로자들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스스로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편리하게 정신건강관리 지원 서비스를 받도록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모바일 앱을 통해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스마트 헬스케어 모델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ICT를 활용한 일차 의료 기반 만성질환 환자 관리 고도화 사업’ ‘메타버스 AI 기반 아동·청소년 스마트 건강관리 사업’ 등 정부와 함께 병원 의료진이 국민건강스마트관리사업 등을 주도하며 AI와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활용해 아동에서 노년층까지 생애주기별 건강관리 모델을 확장하고 있다. 또한 AI를 활용한 의료 데이터 딥러닝 기술을 통해 폐암, 유방암, 안저질환, 소화기계 질환 진단 보조 기술을 전문 기업들과 공동 개발하고 있다.”
 
-미래 강북삼성병원 모습은.

“현재 병원 목표는 검진 데이터와 국책 R&D를 통해 축적된 노하우, 플랫폼을 활용한 전 주기적 건강관리를 책임지는 스마트 병원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최근 코로나 팬데믹 이후 건강관리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이에 미래 헬스케어 추진단을 설치해 기존 의료 데이터와 ICT를 결합한 스마트 헬스케어를 선도적으로 구현해 나가고 있다. 또한 종합 건진 쪽에서도 스마트 병원으로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건진 후 유소견자들에게는 단순히 결과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모바일 앱과 디바이스를 활용한 만성질환, 비만 등을 관리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AI 방역 살균로봇을 시범 도입해 병원 곳곳에 숨은 공간들에 대한 감염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향후엔 감염 병동 출입 시 의료진과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 AI로봇이 의약품과 물품을 전달하고 외래, 수술실, 각 병동에 위치한 의료폐기물 수거도 사람이 아닌 로봇이 담당할 수 있도록 성균관대 공과대학과 자체 연구개발도 추진 중이다. 향후에는 ‘스마트 통합 수술실 관제시스템’을 구축해 24시간 모든 진료과와 지역 병원을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병원 자원 현황이 실시간 공유돼 수술이 필요한 응급환자와 지역 병원의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는 도심형 스마트 병원, 외래 방문부터 입원 수속까지 모바일 환경에서 원스톱 지원을 하고 퇴원 후 환자 및 보호자의 자가 관리 교육과 비대면 상담까지 스마트 환경에서 제공하는 등 병원 종사자의 피로도를 경감할 수 있는 디지털 근무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
 
-올해로 개원 54주년을 맞았다. 앞으로 계획은.

“사회 모든 분야에서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무인운송, 나노기술 등이 중심이 돼 ICT 융합으로 이루어지는 4세대 산업혁명이 아주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의료계에도 이 같은 변화가 시작됐으며 상당 부분 현실화했다고 본다. 미래의 일이라 안일하게 생각하는 순간 경쟁에서 뒤떨어진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계속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변화에 앞서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현재 우리 병원에서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보건의료와 ICT 융합, 디지털헬스케어, 스마트병원을 위한 여러 프로젝트의 완성과 발전이 우리 미래 모습의 일부라고 본다. 지난 54년보다 더욱 빛나고 가장 앞서가는 100년 미래의 우리 모습을 비전으로 삼아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직원 모두가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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