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디지털자산법 제정 시행 이전의 투자자 보호 대책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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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후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KDA) 회장
입력 2022-10-2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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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후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KDA) 회장]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과 함께 계속되는 경기침체 속에 위험자산 1호인 디지털 자산 가격 하락세도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마음이 새까맣게 타들어가는 상황에서 지난 5월 루나·테라 대폭락을 계기로 투자자 보호가 현안으로 대두됐다.
 
경찰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발생한 투자자 피해가 4조5000억원에 이른다고 발표했지만 현장에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지적들이 많다.
 
정부와 여야 정치권에서도 제도적인 투자자 보호를 위해 디지털자산법 제정을 서두르고 있다. 국제규범을 반영한 정부·여당의 통합 법안이 올해 말 제출될 예정임에 따라 국회의 법안 심의와 통과, 정부의 하위 규정 제정과 행정 시스템 구축 등을 감안하면 2024년 하반기에 법이 시행될 전망이다.
 
디지털 자산 투자자 보호대책은 지난 정부에 이어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에도 2년 이상이나 지연되고 있는 데다 금융당국도 국정감사에서 디지털자산법 타령만 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디지털 자산 투자자 보호대책, 법 제정 시행 외에는 대안이 없을까. 입법공백 대책이 시급하다.
 
첫째, 증권성 자산의 제도적 규율이다. 지난 2017년 금융당국이 ICO(가상통화공개) 금지를 발표할 때도 인정했지만 증권성 자산을 증권법에 의해 규율하는 것은 이미 국제적인 대세이다.
 
만시지탄이지만 금융당국도 지난 4월 뮤직카우의 음악 청구권을 증권성 자산이라고 결정한 데 이어 자본시장법 제4조 6항에 의한 ‘증권성 디지털 자산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유통 중인 디지털 자산 중 증권성 자산을 가려내고 뮤직카우 음악 청구권과 같은 후속조치를 하면, 사전 심사와 인가, 주요사항 공시, 불공정 거래 금지 등 제도적인 투자자 보호가 이루어진다.
 
둘째, 현재 국회에 발의된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 중에서 유통 중인 디지털 자산 대부분이 외국에서 발행된 점을 감안한 역외규정, 발행자와 거래소 불공정 거래 규제, 정보 비대칭 해소를 위한 공시, 벌칙 규정 등 시급한 내용을 우선 심의 의결하고 시행하는 방안을 조속히 강구해야 한다.
 
셋째, 지난 6월 루나·테라 대책 당정회의에서 협의된 ‘거래소 자율 공동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 코인마켓거래소들은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KDA) 주도로 지난 7월 ‘8개장 41개 조항에 이르는 기초안’ 전문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8월 제3차 당정회의에도 보고한 바 있다. 5개 원화거래소에서 가이드라인을 확정 시행하는 동시에 강도를 조정하여 시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다.
 
또한 가이드라인은 특금법 개정안에 반영하여 표준 약관제로 제도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넷째, 발행자 및 거래소 약관에 대해 약관법에 부합하는지 전수 점검하고, 투자자들에게 불리한 조항을 개정하도록 하는 한편, 이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여 불이행 사례는 과감하게 처벌하는 것이다.
 
끝으로, 지난 9월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부는 만화콘텐츠 플랫폼 G사에서 사용할 G 토큰을 발행 유통한 한씨에 대해 발행인 자격, 사업 추진 의지와 내용, 사업계획인 백서 내용, 주요사항 공지, 가격 시세 조종 등에 사기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징역 5년. 벌금 10억원의 중형을 선고했다.
 
이 판결은 금융당국이나 수사당국이 관련법이 없어 투자자 보호에 한계가 있다는 타령을 뛰어넘어 디지털 자산 발행과 유통 전반에 걸쳐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디. 관계 당국은 통합적이고 신속한 수사를 통해 관련 범죄인들을 강력하게 처벌함으로써 투자자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이 판결에 근거한 수사 매뉴얼을 작성, 일선 수사관들에게 보급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대통령과 각 부처 장관, 여야 지도부는 날마다 민생대책을 부르짖고 있다. 디지털 자산 투자 피해로 고통받는 분들도 이러한 민생대책을 체감할 수 있도록 금융 및 수사 당국, 정치권에서는 ‘디지털 자산법 제정 시행 이전의 입법 공백 대책’ 시행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줄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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