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리모델링 시장 2030년에 40조 규모 성장…건설사 수주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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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2-10-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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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엔·SK에코·한화건설 등 첫 단독 수주 성공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주택가 모습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을 넘어 광역시까지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가 나오는 등 주목도가 부쩍 높아졌다. 재건축 사업보다 안전진단 장벽이 낮은 데다 부담금이 적기 때문이다. 이에 건설업계도 전담팀을 설립하고 관련 기술 확충에 나서는 모습이다.
 
리모델링 시공 기술력 미비로 컨소시엄 형식의 부분 참여만 했던 건설사들이 이제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단독 수주까지 성공하고 있다.
 
◆대형건설사 ‘너도 나도’ 수주 뛰어들어…단독 수주 ‘러시’
 
올해 3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리모델링 시장이 10년 후인 2030년에는 4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9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건축물 리모델링 시장의 전망과 정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개수와 유지·보수를 포함한 국내 리모델링 시장 규모가 30조원으로 추정된다. 이어 2025년에는 37조원, 2030년에는 4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리모델링협회는 올해 아파트 리모델링 발주 물량은 19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리모델링 시장이 커지면서 건설사들은 리모델링 사업 전담팀을 구성하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SK에코플랜트, 한화건설 등도 잇따라 리모델링 첫 단독 수주에 성공하며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먼저 SK에코플랜트는 최근 용인 수지 뜨리에체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시공사 선정 총회를 통해 시공사로 선정됐다. 지난 5월 쌍용건설과 컨소시엄으로 인천 부개주공 3단지 리모델링 시공권을 따내며 리모델링 시장에 진출한 후 첫 단독 수주다.
 
한화건설은 지난달 24일 열린 염창무학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단독 시공사로 선정됐다. 지난 1월 리모델링 전담팀을 출범하면서 거둔 성과다. 한화건설은 앞으로도 리모델링 사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관련 사업 수주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달 23일 열린 용신 수지 삼성1차아파트 리모델링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최종 시공사로 선정돼 첫 단독 수주에 성공했다. 지난해 말 도시정비영업실 산하에 있던 리모델링 태스크포스(TF)를 리모델링 영업팀으로 격상해 사업 확장에 나서며 본격적으로 리모델링 사업에 뛰어들었다.
 
GS건설은 조직 개편을 통해 ‘리모델링 랩(Lab)’을 마련한 상태이며, 포스코건설은 2014년부터 리모델링 전담 부서를 통해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8월 경기도 고양시 문촌마을 16단지 리모델링 사업을 따냈다. 당시 재건축 완화를 기대하는 1기 신도시에서 수주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재건축보다 문턱 낮은 기준…재초환·분상제 미적용 장점
 
리모델링 사업 추진의 가장 큰 장점은 재건축 사업보다 간단한 절차에 있다. 리모델링 사업은 △조합 설립 △안전진단 △건축심의 △행위 허가 △이주·착공 △입주 순으로 진행된다.
 
재건축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아파트 준공 연한 30년을 넘겨야 하지만 리모델링의 경우, 15년 이상이면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안전진단 D등급 이하인 경우 사업이 가능한 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은 C등급 이상으로 안전성이 높아야 진행할 수 있다.
 
사업성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리모델링 사업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의 적용을 받지 않아 조합 분담금이 비교적 작다.
 
또한 수직증축을 통해 30가구 미만 분양할 경우 분양가상한제의 적용도 피할 수 있다. 리모델링은 수평증축과 수직증축으로 나뉘는데 수직증축의 경우 수평증축보다 안전진단 규제가 까다롭고 공사 기간이 길지만 수익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건축법상 수평증축은 기존 아파트 건물 옆에 새 건물을 지어 85㎡ 미만 평형은 전용면적의 40% 이내, 85㎡ 이상은 30% 이내로 면적을 키울 수 있다. 수직증축은 기존 아파트 건물 위로 층수를 올리는 방식으로 14층 이하는 최대 2개층, 15층 이상은 최대 3개 층을 증축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재건축 규제 완화 효과가 생각보다 적으면서 리모델링 사업이 반사효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정부도 리모델링 시장에 힘을 싣고 있는 만큼 당분간 좋은 분위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도 리모델링 시장 확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서울시는 ‘서울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 변경안을 통과시키면서 조합이 사업장의 기반시설을 정비하거나 지역친화시설을 설치하는 경우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아파트 리모델링 활성화 방안을 만들었다.
 
박용석 건산연 연구위원은 “1990∼2010년에 신축된 건물들은 점차 노후화되고 있지만, 당장 재건축 또는 전면 리모델링(개수)을 앞두고 있지는 않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등으로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재건축과 전면 리모델링보다는 기존 건물의 장수명화와 유지관리비 절감을 위해서 필수 기계와 설비를 교체하거나 노후화된 부분에 대한 수리·수선 등을 실시하는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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