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반도체] 넘쳐나는 메모리 반도체···삼성·SK하이닉스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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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2-10-04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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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기간 동안 전례 없는 수준의 글로벌 반도체 부족 현상을 겪은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일제히 생산설비 투자를 확대한 끝에 올해 321만장에 이르는 메모리 반도체 생산능력이 확충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2위 반도체 생산기업인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생산량의 절반 규모가 시장에 더 공급되는 셈이다.

문제는 올해 하반기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예상만큼 늘어나지 않아 대규모 재고가 쌓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재고 관리 방안과 더불어 확충된 생산설비를 계속 가동해야 하는지 여러 방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3일 시장조사기관인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웨이퍼(반도체 기판) 기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생산능력이 연평균 321만장 확충됐다.

올해 D램 생산능력은 1988만장으로 지난해 1781만장 대비 11.62%(207만장) 늘었다. 같은 기간 낸드 플래시 생산능력도 2057만장에서 2171만장으로 5.54%(114만장) 확대됐다. D램과 낸드 플래시의 생산능력 합계가 4000만장을 돌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이 생산설비 확충에 대규모로 투자한 결과다.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에 따른 '펜트업 효과(억눌렸던 소비 폭발 현상)'가 전자제품에 집중되면서 급격한 반도체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대부분 반도체 기업은 반도체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일제히 생산설비 확충을 추진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올해 반도체 팹(fab·반도체 생산공장) 장비 투자 규모가 99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지난달 말 전망했다. 올해만 167개의 신규 팹과 생산 라인이 증설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규모 공급 확대에도 불구하고 당초 반도체 업계는 올해까지 수요가 상당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올해 2분기부터 미국 등 글로벌 주요 국가가 인플레이션 방지를 위해 잇달아 기준금리를 인상한 결과다. 이에 글로벌 경기 위축 가능성이 커지면서 반도체 수요도 덩달아 줄어들고 있다.

이에 메모리반도체 기업의 재고 규모는 '역대 최대' 수준까지 늘어나게 됐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DS부문의 지난 6월 말 기준 재고 규모는 21조5079억원으로 지난해 말 16조4551억원 대비 30.7%(5조528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재고 자산도 8조9166억원에서 11조8787억원으로 33.2%(2조9621억원) 급증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언제 올지 모르는 호황기를 기다리며 재고를 계속 쌓아갈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확충된 생산설비도 계속 가동할 것인지 업체마다 의견이 분분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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