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마이데이터·카드비교'로 사업다각화 행보

브로커리지 의존도 탈피 새수익원 구축

맞춤형 금융 강화해 사업범위 확장 전략

자기자본 4조 늘려 발행어음 진출 포석도

키움증권 본사. [사진=홍승우 기자]

키움증권이 사업다각화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의존도가 높았던 사업구조에서 탈피해 마이데이터 중심의 종합금융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이다. 당장의 수익보다는 시너지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구축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최근 마이데이터 사업자 중 최초로 카드비교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번 서비스는 소비태그를 40여가지로 구분해 고객이 주로 사용하는 소비유형을 선택하고 맞춤형 카드를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초기에는 고객이 주도적으로 선별해 카드를 비교할 수 있도록 하고, 향후에는 고객의 카드 결제 정보 등 마이데이터 정보를 활용한 알고리즘을 통해 카드를 비교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성장시킬 방침이다.
 
키움증권은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증권사 투자상품 외에 대출, 보험, 카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제공하고, 고객 맞춤형 상품을 찾아주는 금융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수익으로 직결되지 않지만 사업영역을 확장하는데 유리하다”며 “최근 자기자본 규모를 대폭 늘리는 등 사업범위를 넓히려는 키움증권의 전략이 엿보이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키움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3조8000억원이다. 앞서 지난 5월 종합금융투자업자 요건인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을 충족하며 금융당국으로부터 인가를 받았다. 기존에 리테일·홀세일·기업금융(IB)·투자운용 등과 함께 기업 신용공여, 대차거래, 프라임브로커리지 사업 등이 가능해진 상황이다.
 
최근 금리인상기에 발행어음 시장이 주목받으면서 키움증권 역시 초대형 IB 진출을 위해 연내 자기자본을 4조원까지 추가로 확충할 것으로 보인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단기어음이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로 지정된 증권사가 금융당국 인가를 받아 취급할 수 있다. 자기자본의 2배까지 발행할 수 있고, 은행권과 달리 특정한 가입조건을 채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다.
 
현재까지 발행어음이 가능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 4곳이다. 키움증권의 사업확장 속도를 감안했을 때 5번째 발행어음 사업자로 유력해 보인다. 이밖에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신한금융투자 등도 언급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아직 자본금 요건을 채우지 못해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수 없다”면서도 “인가 요건을 충족하고 나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금융투자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디지털자산 시장에 대한 진출도 빠르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7일 이랜드넥스트, 이랜드이노플과 함께 미술품 조각투자 관련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밖에 △테사 △뮤직카우 △카사 △펀블 △비브릭 등 조각투자 기업과 MOU를 체결하는 등 투자상품 라인업을 다양화시키는 등 자산관리(WM) 경쟁력을 강화했다.
 
김희재 키움증권 리테일총괄본부장은 “전문성 있는 시스템 구축 및 투자자보호 장치 마련 등을 통해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투자자에게 안전하고 다양한 투자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