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모기업 투자 못받아 미래 전환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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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입력 2022-09-28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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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더블스타, 2000억 투자 약속 불이행

  • 글로벌 경기 위축되며 투자금 조달 난항

  • 생산설비 등 경쟁사에 밀려 위기론 대두

금호타이어의 미래 모빌리티 전환에 빨간불이 켜졌다. 모기업인 중국 더블스타의 지원이 미미한 상황에서 전기차 타이어 관련 기술개발 및 생산설비 확보 등 미래 시장변화에 홀로 대처하기가 어려운 탓이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금호타이어가 향후 도래할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도태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27일 타이어 업계에 따르면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후 2000억원 규모의 시설자금을 포함한 투자를 약속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더블스타는 지난 2018년 금호타이어를 제3자 배정 방식 유상증자로 인수하면서 6463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해당 투자만으로 금호타이어의 경쟁력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해 추가 투자금을 약속했지만 이를 실행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인수 이후 4년 동안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에 단 한 차례만 유상증자를 실행했다. 지난해 9월 금호타이어 베트남 법인의 증설을 위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1067억원을 증자했다.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더블스타의 유상증자는 운영자금을 목적으로 조달한 것"이라며 "인수 당시 약속한 시설 자금 2000억원과는 다른 돈"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대주주로부터의 투자가 미미한 탓에 금호타이어의 미래 모빌리티 전환 속도도 늦어지고 있다. 국내외 타이어 기업들이 전기차용 타이어 개발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무겁고 가속이 빨라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타이어가 필요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프렌시더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전용 타이어 시장 규모는 지난해 400억 달러(약 56조원)에서 2030년 1616억 달러(약 228조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 비중만 보더라도 국내 타이어 업계 3위인 넥센타이어보다 뒤처지고 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 넥센타이어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연평균 4.4%로 금호타이어의 3.6%보다 높은 수준이다.

생산설비 확충에서도 금호타이어가 경쟁자에 비해 밀리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체코공장 구축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 6월 증설을 순조롭게 마무리할 경우 넥센타이어의 생산량은 4200만개에서 5200만개로 약 1000만개 늘어난다.

업계 1위인 한국타이어도 2026년까지 2조1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테네시 공장을 증설한다는 계획이다. 증설이 마무리되면 연간 생산량이 추가로 650만개가량 확대된다. 이를 통해 글로벌 총 생산량을 1억1000만개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반면 금호타이어는 미국 조지아 공장 증설을 진행하고 있으나 생산량 증가 규모는 연간 50만개가량에 불과하다. 대주주가 지원 약속을 지키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글로벌 경기 위축이 겹치면서 투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워진 탓이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향후 2~3년 내 전기차 상용화에 대비해 관련 기술과 생산설비를 확보해야하는 상황에서 관련 투자가 부족하면 경쟁력이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금호타이어의 경우 모기업의 투자가 없다면 차츰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사진=금호타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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