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 예견된 증권가, 실적 시즌 앞두고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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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우 기자
입력 2022-09-2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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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20~40% 감소

  • 이베스트證, 임원급여 지급 유보 등 비상

  • 업계 "금융위기 못지않은 긴장감 느낀다"

  • 연말까지 한파… 부동산PF發 부담 커질듯

[자료=에프앤가이드, 각 사]


올 3분기 증권사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긴축 기조 속에 주요 증권사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4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주요 증권사 8개사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2586억원으로 파악됐다. 전년 동기 대비 29.53% 줄어든 수준이다.
 
증권사별로 3분기 실적과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을 살펴보면 △미래에셋증권(2465억원, -37.94%) △NH투자증권 (2303억원, -21.3%) △키움증권(2217억원, -30.92%) △삼성증권(2095억원, -42.22%) △메리츠증권(2065억원, -14.04%) △대신증권(890억원, -31.85%) △다올투자증권(380억원, 125.59%) △한양증권(170억원, -31.85%) 등이다.
 
다올투자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증권사 모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40%씩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정적인 전망 속에 증권가에는 긴장감이 확산된 모습이다. 실적 악화에 대비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증권사도 있다.
 
최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비상경영 체제 일환으로 임원 급여 일부를 지급 유보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임원 월급여 중 20% 지급을 유보했으며 업무추진비를 지원 부문은 30%, 영업 부문은 20% 삭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자본시장을 둘러싼 상황이 악화된 상황 속에 회사 내부적으로 금융위기 때와 못지않은 긴장감이 감돈다”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회사에서는 업무추진비뿐만 아니라 화장실 휴지까지 비교적 값이 저렴한 재생펄프로 바꾸는 등 모든 지출 비용을 줄이는 긴축 경영에 돌입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여의도 증권가[사진=아주경제 DB]


문제는 증권사 실적에 대한 하방 압력이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감익,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우려로 인해 증권사 실적 부진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시장 변동성이 부각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험자산 회피심리에 따른 증시 거래대금 이탈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23일 기준) 국내 증시 거래대금(ETF·ETN·ETW 포함)은 16조5940억원으로 지난해 10월(25조5590억원)보다 8조9650억원(35.08%) 감소했다. 이에 따른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감소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증권사 주요 사업 중 하나인 부동산 PF 부실화 우려가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긴축 기조 속에 연말까지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3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강행했다. 이후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잡을 때까지 높은 수준의 금리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경기 침체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같은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는 부동산 시장을 악화시킬 수 있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 부실화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증권사 부동산 PF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부동산 PF는 저금리로 부동산 경기가 호황일 때 수익이 안정적이지만 고금리 시기에는 미분양 물량이 발생하는 등 시장이 침체되면 부실 위험이 커진다.
 
실제로 연체 잔액이 점차 늘어나는 모습이다. 증권사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총 4조176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연체 잔액은 1968억원을 차지하며 지난해 말(1691억원)보다 16.4% 증가했다.
 
메리츠증권은 올 상반기 다수 증권사가 수익성이 줄어들었을 때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선방했다. 하지만 올 3분기를 기점으로 영업이익이 감소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여기서 나온다.
 
더불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IB 부문 영업순수익이 2020년 643억원에서 2021년 1183억원으로 2배가량 늘어나는 등 부동산 PF 의존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4분기에도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최대한 시장 상황을 살피면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두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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