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지난 7월 방산·에너지 중심의 대대적인 사업구조 재편 단행 약 2개월 만에 한화갤러리아를 독립시키는 변화를 결정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 등 세 아들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내년 2월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분할계획안이 승인되면 한화솔루션에서 떨어져 나와 같은해 3월 1일부터 하나의 독립기업으로 변화한다.

한화솔루션 측은 이번 사업구조 재편을 두고 에너지 분야 중심의 사업구조 단순화와 자산 유동화 등 빠르게 성장하는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서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화갤러리아의 경우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갖춰 유통업,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 확대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재계는 한화갤러리아가 당초 한화솔루션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의 영향으로 한화갤러리아의 신용도가 떨어지자 한화솔루션은 ‘자본 조달 부담 완화’를 이유로 한화갤러리아를 흡수합병했다. 이를 다시금 인적분할하면서 한화갤러리아는 한화솔루션과 수평적인 위치에 자리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3세 경영’ 체제에서 제조·금융·유통 등 한화의 사업을 세 갈래로 쪼개 김 부회장, 김 부사장, 김 상무 등이 각각 맡게 될 것이란 그간 재계의 관측과 부합하는 움직임이다. 한화갤러리아가 한화솔루션의 한 부문이나 자회사로 존재하는 것보다 ㈜한화를 최대주주로 하는 독립기업으로 두는 게 유통사업을 제조사업에서 쉽게 분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 7월 ㈜한화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한화정밀기계를 인수하고 ㈜한화 방산부문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매각하는 등 대대적인 사업구조 재편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밖에도 △㈜한화가 자회사인 한화건설 흡수합병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자회사인 한화디펜스 흡수합병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파워시스템을 한화임팩트에 매각 등이 사업구조 재편 계획에 포함됐다.

이처럼 최근 한화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은 비슷한 사업이 여러 계열사에 퍼져있던 것을 한 계열사로 몰고 ㈜한화의 손회사를 자회사로 끌어올리는 등 사업구조를 단순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다. 경영권을 승계한 이후 잡음이 없도록 사전 정지작업을 확실하게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화그룹이 사업구조 재편에 박차를 가하고 승계 시나리오도 구체화되면서 재계는 김 회장의 다음 행보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재계는 경영권 승계 관점에서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 등이 핵심 계열사라는 점을 근거로 이들 기업에 대한 변화를 예상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김 부회장이 50%, 김 부사장과 김 상무가 각각 25%씩 지분을 보유한 한화에너지를 ㈜한화와 합병해 지주회사 격인 ㈜한화에 대한 3세의 지분율을 높이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추후 한화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이 마무리되면 김 회장의 세 아들이 ㈜한화를 제조·금융·유통 등으로 분할해 각자의 길을 걸어갈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한화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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