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빠진 반도체 대장주… 증권사 목표주가 잇달아 하향

수정목표가 평균 하락폭 삼성전자 -18%·SK하이닉스 -14%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연저점을 경신하는 등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주에 대한 증권업계의 불편한 시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한 주간 목표주가를 하향한 보고서의 절반가량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이들 반도체 대장주여서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감이 높은 상황이다. 다만 앞으로 이익 개선세가 예상되는 만큼 투자의견 매수의견은 여전히 유지 중에 있다. 투자자들은 실제 반등이 언제 이뤄질지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36%(200원) 오른 5만6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장중 5만55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전장 대비 1.32%(-1200원) 내린 9만원으로 장을 마치며 8만원선 진입을 눈앞에 뒀다.
 
이들 반도체 대장주의 주가 부진은 반도체 업황 부진과 이에 따른 이익 하락 우려 때문이다. 이날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한 보고서를 내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기존 7만5000원에서 7만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 하향 근거는 올해와 내년 실적 추정치의 하향 조정 때문”이라며 “메모리 반도체의 다운 사이클 심화로 올해와 내년 D램(RAM) 가격 추정을 기존 각각 7%, 8% 감소에서 9%, 12% 감소로 변경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주 우리나라 증권사들이 내놓은 보고서 중 13개 종목에 대한 목표주가 하향 조정이 이뤄진 가운데 그중 절반 수준인 6개의 리포트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보고서로 나타났다.

 
종목별로 SK하이닉스에 대한 4개의 보고서가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고, 삼성전자 보고서는 2개로 집계됐다. 목표주가 하향률은 삼성전자가 평균 -18.73%로 SK하이닉스의 조정률(-14.37%)보다 높다.
 
SK하이닉스에 대한 증권사별 조정률은 한화투자증권이 기존 18만원에서 11만7000원으로 35% 하향 조정했고, 케이프투자증권은 15만원에서 13만원으로 13.33% 하향했다. 이어 BNK투자증권(13만5000원→12만8000원, -5.18%) KB증권(12만5000원→12만원, -4.0%) 등이다.
 
또 한화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1만원에서 8만1000원으로 26.36% 내렸고, 케이프투자증권은 9만원에서 8만원으로 11.11% 낮췄다.
 
가장 큰 폭으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한화투자증권은 이들 두 회사의 이익 하락은 불가피하지만 업황 부진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전방 수요 둔화로 내년 역성장이 불가피하지만, 이미 주가는 이를 상당부분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오히려 경쟁사 대비 높은 이익체력에 기반한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하이닉스의 내년 예상실적은 큰 폭 역성장이 불가피하지만, 이미 현 주가는 실적 악화 가능성을 상당 부분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내년 하반기 업황 반등에 따른 V자 실적 반등이 전망되며. 또한 내년 생산능력(Capex)도 시장우려와 달리 감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업황 부진은 재고 확대로 이어져 경쟁 기업들의 생산량 축소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는 곧 국내 업체들에 있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이사는 “이번 하락 사이클에서 확인되는 재고 부담이 생각보다 크며 이에 메모리 생산업체들은 생산량 축소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마이크론부터 시작하는 이번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생산량 하향에 대한 가이던스가 제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공급 하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 주가에 긍정적으로 해석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