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복숭아 농장지대에 폐기물 처리시설이 웬말인가? … 신관리 주민들 부글부글

주민들, 대기오염, 폐수등으로 생존위협 주장… 대책촉구 실력행사도 불사

[폐기물 시설 조성 반대를 주장하며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경산시 자인면 신관리 주민(왼쪽)과 김인수 경산시의원[사진=김규남 기자]

생활 폐기물 및 산업 폐기물이 또 다른 지역사회의 갈등 요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경북 경산시 자인면 신관리에 폐기물 재활용업체가 입주한다는 소식에 신관리 주민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는 경산시의 또 다른 갈등 요인으로 등장할 가능성도 크다.  
 
신관리에 폐기물 재활용 공장을 신설 예정인 M사는 지난해 12월 초 폐합성수지류 및 폐목재, 폐섬유류를 재활용하는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폐기물 처리에 관한 사업계획서를 경산시에 접수했다.

이를 접수받은 경산시는 접수 후 7일이 경과후 사업계획서에 대한 적합 통보를 M사측에 보냈다.
 

이 사실을 전해 들은 21개 리 이장들로 구성된 자인면 이장협의회는 지난달 19일 폐기물업체 반대추진위원회(이하 반대추진위)를 결성하고 실력 행사에 들어갔다.
 
또한 이들은 자인지역의 단체들의 모임인 ‘금요회’에 상황을 전파하고 집단행동도 불사한다는 각오를 보였다.
 
아울러 이대형 신관리 이장과 주민들은 "폐기물 업체가 들어오면 분진으로 대기 오염과 소음이 발생한다. 특히 미세플라스틱 분진은 인체에 해로울 뿐만 아니라 농작물도 오염시킨다"며 "신관리는 복숭아·포도 등이 주 소득원인데 누가 오염된 과일을 사 먹겠냐. 농가는 고사할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리며 경산시에 진정서를 냈다.
 
이들은 진정서를 통해 "폐기물업체 입지 인근에는 농업용 수원지인 만세지와 중촌천이 있다. 공장이 가동될 경우 폐수로 인한 피해와 대기 오염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목천까지 오염시킬 수 있다. 5000명의 자인면민과 자연을 사랑하고 농촌 생활을 지키려는 신관리 주민들은 1만4850㎡(4500평) 규모의 부지에 조성하려는 폐기물 업체를 끝까지 막을 것이다"라며 경산시에 인허가 절차 중단과 공사 중지 명령을 요청했다.
 
지난해 철강 관련 공장을 인수해 폐기물 재활용사업을 추진 중인 M사는 지난 5월 공장 용도변경과 1703㎡ 증축 승인까지 받은 상태다.
 
폐기물관리법에 의하면 폐기물 처리사업계획서를 제출해 적합 통보를 받은 자는 2년 내 법에서 정하는 시설 장비 및 기술 능력을 갖춰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으나, M사는 공장 가동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관리에 사는 주민 A씨는 "사업이 이렇게 진행되는 동안 주민들은 아무 것도 몰랐다. 그런데도 경산시는 '주민동의 이행 절차는 폐기물관리법에 따른 사업계획 신청이나 처리업 허가신청 등에 필요한 필수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영혼없는 말만 하고 있다“며 격앙된 목소리로 비판했다.
 
이에 M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비성형SRF(폐비닐 등으로 보조연료재생산)사업 업체다. 공정에서 소각과 물 사용은 전혀 없다. 앞으로도 이 같은 공정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말하며 "집진기 용량도 당초 사업계획서의 3000㎥보다 큰 7000㎥로 늘리겠다. 그동안 코로나19와 농번기라서 주민들을 만나지 못했는데, 조만간 사업설명회를 열고 주민 요구사항도 청취할 예정이다"라고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한편 자인면 곳곳에 폐기물업체 설립 반대 현수막을 내건 신관리 주민들은 반대추진위와 함께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환경단체와 연대해 조직인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