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자 갚는데 월급 다 쓰겠네...7월 가계대출 금리, 9년 4개월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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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2-08-30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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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2022년 7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 7월 가계대출 평균금리 4.52%, 전월비 0.29%p↑

 

서울 시내 한 은행 상담창구. [사진=연합뉴스]


# 사례. 서울 강서구에 사는 직장인 A씨(40)는 요즘 은행에서 보내오는 문자메시지를 열어보기가 두렵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변동금리로 받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3.50%에서 1년 새 4.2%까지 올랐다. 주담대로 3억9000만원을 빌린 A씨는 매월 납부해야 하는 이자가 110만원에서 190만원으로 늘었다. A씨는 “작년 말 내 집 마련을 위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해서 아파트를 샀는데 대출금리가 급격히 올라 부담이 커졌다”며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걸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린 여파로 지난 7월 은행권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9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모든 대출을 동원해 집을 구매한 이들의 이자 부담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기업대출 금리도 7년 9개월 만에 4%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22년 7월 금융기관 가중 평균 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 가계대출 평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4.52%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4.23%) 대비 0.29%포인트 오른 수치로, 2013년 3월(4.55%) 이후 9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계대출 금리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단기지표금리 상승, 담보대출 대비 금리 수준이 높은 신용대출 비중 확대 영향으로 오름세를 보였다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 평균 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은행권은 코픽스를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으로 활용한다. 
 

7월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사진=한국은행]

7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4.16%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0.12%포인트 올랐지만 상승 폭은 전체 가계대출 금리 대비 낮았다. 최근 ‘이자 장사’라는 지적을 받은 은행권이 우대금리 적용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또한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지표금리인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전월 대비 하락한 점도 반영됐다.
 
6월에 6%까지 치솟은 은행권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5.91%로 전월 대비 0.09%포인트 하락했다. 박창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 “단기 지표금리가 상승했지만 최근 은행권이 씨티은행 관련 대환 대출을 취급한 영향으로 전월 대비 하락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업대출 금리는 전월 대비 0.28%포인트 오른 4.12%를 기록했다. 2014년 10월(4.14%) 이후 7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대기업대출이 3.59%에서 3.84%로 올랐고, 중소기업대출이 4.06%에서 4.36%로 높아졌다.
 
예금은행 예금 평균 금리(저축성 수신)는 연 2.41%에서 2.93%로 0.52%포인트 올랐다. 이는 2013년 2월(2.94%) 이후 9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0.50%포인트)을 은행들이 예금금리에 바로 반영하면서 큰 폭으로 올랐다.

올해 하반기에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 주요국 중앙은행 수장들이 물가 안정을 위해 연말까지 기준금리 추가로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대출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25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당분간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는 것이 기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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