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목불인견(目不忍見) 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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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강대웅 기자
입력 2022-08-2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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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힘 도의원 간 얽히고설킨 갈등과 다툼 그 자체로 '막장'

  • 상대를 향해 마주 달리는 치킨게임 연상시킨다며 걱정

  • 지리멸렬 보는 도민들, 국힘 중앙당 내분 판박이 비아냥

국민의힘 경기도의회 정상화추진단 시위 모습. [사진=강대웅 기자]

여야 극한 대립과 파행 등 우여곡절 끝에 경기도의회 의장이 선출된 이후 불거진 국민의힘 도의원들 간의 내홍이 점입가경으로 볼썽사납다.

내홍의 발단은 의장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이탈표 때문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도부의 무능, 사퇴 요구 등으로 이어져 급기야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국민의힘 도의원들이 두 패로 나뉘어 비방전을 펼치는 동안 경기도와의 ‘협치’는 물론 야당인 민주당과의 협상도 완전정지 상태다.

민생을 챙겨야 하는 도의회의 기능이 마비된 셈이다. 이는 모두 국민의힘 도의원들의 내분과 집안싸움으로 빚어지는 일이다.

그런데도 국민의힘 도의원들의 내분은 갈수록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한쪽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사퇴압박을 받는 대표의원을 포함한 지도부는 ‘기차는 간다’며 수용할 뜻이 없음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서로를 향해 ‘대표 불신임안 상정’ '사퇴' '제명’‘징계' 등 격한 표현까지 써가면서 ‘너 죽고 나 살자’식 주도권 쟁탈전까지 벌이는 모양새는 도민들에게 실망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뿐만 아니다. 국민의힘 몫으로 배정받은 상임위원장 자리까지 내놓으며 대표를 압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심각성을 감지한 국민의힘 경기도당이 중재에 나섰지만 아무 소용도 없다. 당헌·당규를 어길 경우 징계도 운운하고 있지만, 서로의 독설과 단체행동은 멈추지 않고 있다.

마치 서로 상대를 향해 마주 달리는 치킨게임을 연상시킨다. 

이쯤이면 서로의 갈등이 극에 달한 것이나 다름없다. 어쩌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도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의 지리멸렬을 보는 도민들, 특히 지지자들은 ‘답답함’ 그 자체라며 혀를 차고 있다.

동시에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국민의힘을 지지해 이들을 뽑은 도민들을 우습게 보는 처사라며 강하게 질책하고 있다. 아울러 국민의힘 내부에서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문제가 막장으로 치닫는 현 중앙정치 상황을 빗대 ‘어쩌면 그리 판박이냐’며 비아냥대고 있다.

이처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내홍의 당사자들은 ‘사명감’을 앞세워 뜻을 굽힐 생각을 없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오히려 ‘새로 판을 짜야 한다’며 일부 국민의힘 도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 챙기기에 바쁘다. 수해복구를 핑계로 또는 지역 현안 청취를 빌미로 은근히 중앙당의 교통정리를 염두에 두고 각자도생하는 모습이다.

사태압박을 받는 당사자인 곽미숙 대표의원조차 ‘마이웨이’다.

지체장애인협회(지장협)와 간담회(본보 23일 자)를 열어 지체장애인의 고충을 듣는 시간을 갖는 등 대표로서의 행보를 멈추지 않고 있어서다.

내홍은 내홍이고, 주어지고 맡겨진 일을 하겠다는 식이다. 게다가 좋은 정책을 제안해주면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하고 있다. 그러자 일부 의원들은 동료 의원들의 불신임을 받는 상황에서 어떻게 추진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는 반응도 보인다.

지금 경기도의 산적한 문제는 하나둘이 아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지사는 협치를 외치고 있다.

그렇지만 국민의힘 내홍으로 협치는커녕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상 기본 요건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

여당이라는 프리미엄을 갖고서도 내홍이라는 무력함에 휩싸여 구심점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가정의 됨됨이를 보려면 가족 간의 화목 정도를 보라는 말이 있다. 화목을 도외시한 채 싸움만 일삼으면 됨됨이 평가는 곧 ‘콩가루 집안’으로 이어진다. 가정뿐 아니다. 어느 조직도 마찬가지다. 지금처럼 도의회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 얽히고설킨 갈등과 다툼은 그 자체로 막장이며 목불인견(目不忍見)이 분명하다.

엄밀히 따지고 보면 현재 도의회 국민의 힘에서 벌어지는 이 모든 상황은 한낱 내부 권력 쟁탈전일 뿐이지만, 문제는 그 피해가 오롯이 도민들에게 돌아온다는 데 있다.
 
도정감시의 권력을 위임한 도민에 대한 ‘배신’이 언제쯤 멈출지, 국민의힘 도의원 모두에게 각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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