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라운지] 지주사 CVC 설립 문의 활발..."인·허가 위한 자문 꼭 필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신진영 기자
입력 2022-08-30 14:4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CVC 펀드 자금 조달 제한, 업무범위 제한, 차입규모 제한 등 확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부터 국내 지주사의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CVC)' 설립이 가능해지면서 로펌 자문 열기가 뜨거워졌다. 그러나 공정거래법상 CVC 설립을 할 때 출자금이나 업무범위 제한 등 규제는 남아 있는 상황이다. CVC 설립과 운영에 관심이 있는 일반지주사들은 인·허가 단계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내 지주회사가 벤처투자법과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에 따라 CVC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지난해 12월 말 시행되면서 로펌에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표=금융위원회]

CVC는 벤처캐피털(VC) 중에서도 대기업 지주회사가 출자한 VC를 말하는데, 비금융권 기업이 독립적인 벤처기업을 만들어 하는 '소주주 지분투자' 방법으로 볼 수 있다. CVC에는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창투사)나 신기술금융업사(신기사) 등이 해당된다. 지주사들은 CVC를 통해 펀드를 조성해 원하는 벤처기업에 투자를 하게 된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되기 전까지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회사에 속하는 CVC를 설립·보유할 수 없었다. 대기업 지주회사들은 해외에 CVC를 두곤 했다. 해외에 CVC를 두면 공정거래법상 규제를 받지 않아도 됐지만, 국내 벤처투자기업을 지원하는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국내 일반지주회사도 CVC를 설립하고 보유할 수 있게 되면서, 기업들의 벤처투자 폭이 넓어진 것이다. 동시에 기업 인수합병(M&A)만 자문하던 로펌들도 주도적으로 벤처투자를 하려는 기업으로 자문 영역을 확장했다. 
 
'커지는' 벤처 투자 시장과 자문 시장
벤처기업 신규 투자 금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기업 신규 투자 금액은 7조6802억원으로, 전년(4조3045억원)보다 78.4% 증가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7년 2조3803억원 △2018년 3조4249억원 △2019년 4조2777억원 △2020년 4조3045억원 △2021년 7조6802억원이다. 

지난 3월에 일반 지주회사 중 처음으로 동원그룹이 CVC 설립·등록을 마치고 벤처 투자 시장에 뛰어들었다. 동원그룹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자본금 100억원을 전액 출자해 지난 3월 신기사인 동원기술투자를 자회사로 설립하고 금융감독원에 등록 신청했다. 동원그룹에 이어 GS, 현대, 효성 등이 CVC 설립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커지는 일반 지주회사의 CVC 설립 시장에 국내 로펌 업계는 자문 영역 확장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법무법인 화우는 국내 로펌 중 선도적으로 CVC 투자컨설팅팀을 만들어 자문 시장 확장에 나섰다. 홍정석 변호사(법무법인 화우)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통한) CVC 설립 기준 완화에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벤처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투자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투자를 받는 쪽'보다 '투자를 하는 쪽' 시장이 더 커진다고 봤다"고 말했다.
 
CVC 인·허가 과정서 주의 필요..."진입 단계 문의 많아"
법조계에서는 해외와 달리 국내 CVC 시장은 전체 투자 시장의 10%도 되지 않는다. 로펌 등에서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으로 일반 지주사의 CVC 설립이 허용되면서, 초기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업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다만 아무래도 CVC 투자 시장 개방 초기이다보니, 인·허가에 있어서 법률 자문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변승규 변호사(법무법인 세움)는 "창투사나 신기사 설립 요건이 까다롭다"며 "가령 신기사는 여전법과 금융회사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자본금 100억 이상이어야 하고, 대주주 자격 요건은 금융관계법령 처벌을 받지 않은 사람, 준법감시인 등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창투사 설립도 벤처투자촉진에 관한 법률을 따라야 한다. 창투사는 상법에 따른 주식회사여야 하고, 최소 자본금 2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또 차입금이 납입자본금의 100분의 20 미만이어야 하는데, 모회사가 창투사가 설립할 때 빌린 돈으로 납입하는 건 안 된다고 못을 박아 놓은 것이다.

특히 지주회사가 CVC를 설립하면서 공정거래법이나 벤처투자법에 위반 사항이 없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CVC 설립 기준이 완화됐다고 해서 공정거래법상 규제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타인의 자본을 이용해 대기업 지배력을 확장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항이 남아 있다. 

CVC가 소속된 기업집단 회사가 아닌 자에 의한 출자는 펀드 전체 조성액의 최대 40%로 한정하는 '출자금 제한'과, 차입규모를 자기자본의 200% 이내로 유지해야 하는 '차입규모 제한', 오로지 투자 업무만을 영위할 수 있는 '업무범위 제한', 동일인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기업에 투자하지 못하는 '투자금 제한' 등이다.

한편 최근 로펌에는 CVC 설립 이후 기업 인력 운영에 대한 문의도 많다. 홍 변호사는 "일반 지주회사들은 그간 '금산분리'로 금융회사를 운영해 본 경험이 없다보니, 금융업에 대한 인력 풀이나 인력 요건들에 대한 궁금증이 크다"고 부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