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이션법에 놀란 현대차···분주해지는 中 배터리 공급망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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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08-2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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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산 배터리 소재를 사용하면 미국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해 기존 중국 중심의 소재 공급망을 빠르게 벗어나야 한다. 이에 인도네시아에서 첫 단추를 채우며 공급망 다변화에 시동을 걸었다.

22일 현대차그룹 내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는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합작 투자금 7억1000만 달러(약 9400억원)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4사는 지난해 8월 자카르타 인근 카라왕 산업단지 내에 배터리셀 합작사를 설립하고 투자금 약 11억 달러 조성에 합의한 바 있다. 당시에는 합작공장을 2023년 상반기 완공하고 2024년 상반기 배터리셀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만 정하는 등 구체적 자금 조달 계획을 명시하지 않았다.

이번 투자자금 조달은 해외 금융기관 5곳을 통해 장기 저금리를 이끌어냈다. 4사는 최근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맞물려 외화 부담이 크게 늘어나 신속한 투자 집행이 쉽지 않았던 상황이다. 낮은 금리와 10년 장기 차입이 이뤄지면서 프로젝트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4사는 자금 조달을 위한 지분율에 따라 채무 보증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공적 수출신용기관인 한국무역보험공사의 신용보증이 더해져 원활한 자금 조달이 가능해졌다. 배터리 신규 공급망 확보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지원 사격이 이뤄졌다.

앞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자국 전기차 산업 발전을 꾀하고자 니켈 등 광물자원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자국 내 전기차 인프라를 구축하는 업체를 우선으로 광물자원권을 주겠다고 시사했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을 대량 보유한 광물 부국이지만 아직까지 정제 시설 등이 잘 갖춰지지 않아 공급망 중심에서 벗어나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인도네시아 외에도 광물자원 부국과 접점 찾기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국가 재정난으로 인해 광물을 이용한 수출 증대에 적극적이다. 더욱이 우리나라와 FTA를 체결하고 있는 핵심 광물 생산국인 인도네시아, 호주, 캐나다, 칠레 등은 광물 공급 협력에 우호적이다. 무엇보다 이번 공급망 변동과 같이 관련 위험을 분산하려면 자원 동맹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는 인식이다.

다만 국내 업체들이 공급망 다변화 효과를 보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내 배터리 소재 업체들은 중국에 70~90% 수준에 이르는 절대적 수입 의존도를 보였다. 중국 업체들은 남미와 아프리카 지역에서 광산 개발이나 지분 투자로 확보한 주요 광물을 자국에서 제련해 수출해왔다. 공급망 개발은 이러한 중간 가공까지 전부 맡아야 하는 대단위 인프라 구축을 의미해 단기간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대다수 완성차 업체가 중국산 배터리 광물과 부품 사용을 바로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한·미 FTA에 따른 최혜국 대우 조항에도 어긋나기 때문에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 관련 요건의 완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공급망 재정비는 국내 전기차 경쟁력 확보와 직결되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사격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현대차그룹은 정부와 공동으로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으며, 단기적으로 프로모션 확대와 미국 공장 내 전기차 혼류 생산 등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자동차 인도네시아 공장 전경 [사진=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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