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반도체 수요 급감..."펜데믹 거품과 경기 침체 우려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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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2-08-1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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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지원법도 시장 경기 위축 막지 못하는 상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 반도체 시장이 심상치 않다. 반도체 기업의 대규모 투자 시사에도 오히려 시장이 위축하고 있다.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엔비디아는 최근 반도체 수요가 급감했다며 실적 달성에 실패할 것을 시사했다. 반도체 수요 급감은 코로나 당시 수요 폭증 감소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반도체) 마이크론의 매출·영업이익 등 주요 분야 실적 하향 조정 소식을 전했다. 반도체 수요 급감이 PC뿐 아니라 모바일로 확대되고 있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날 마이크론은 공시를 통해 "지난 6월 말 실적 발표에 제시했던 매출 가이던스(전망치)의 하단을 밑돌거나 혹은 그 수준으로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6월 말 마이크론이 전망했던 68억 달러~76억 달러의 분기 매출이 쉽지 않다고 인정한 것이다.

마이크론의 마크 머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시장이 당초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나쁘다"고 말했다. 머피 CFO는 반도체 수요 감소에 대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2년 동안 반도체 공급 부족 때문에 고군분투한 후 반도체 구매에 대해 더욱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시장이 더 악화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경기 위축은 최근 주요 반도체 기업의 실적과 전망으로 가시화됐다. 전날 반도체 대표기업 엔비디아도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도체 기업 AMD는 다음 분기 실적을 약 67억 달러로 전망하며 시장의 예상인 68억 달러보다 낮게 내놓았다. 앞서 인텔은 2분기 매출을 시장의 기대치보다 22% 감소한 153억 달러로 발표했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6월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50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했다. 주목할 것은 성장폭이다. 성장폭은 6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12월의 반도체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8.3%를 기록했으나 올 1월 26.8%로 줄었다. 이후 △2월 26.2% △3월 23% △4월 21.1% △5월 18% △6월 13.3%로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육성법'(Chips for America Act)도 반도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지 못했다. 이날 반도체 산업육성법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공포됐다. 해당법안은 미국 반도체 산업과 과학연구에 총 2800억 달러를 투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법안 공포에 앞서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대규모 투자를 발표했다. 

반도체 경기 위축은 코로나 대유행기(펜데믹) 당시 급증한 수요의 감소와 경기침체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것으로 보인다. WSJ는 "펜데믹 시대에 노트북, 전화, 자동차 등의 지출이 반도체 업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보다 높았다. 이제 인플레이션 우려와 어두운 경제 전망으로 수요가 줄었다"고 전했다. 

반면 블룸버그통신은 반도체 경기 위축의 원인으로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한 경제 활동 저하를 주목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반도체 시장의 약세는 세계 경기 침체 우려로 삼성전자와 같은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투자 계획을 철회하는 것을 고려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며 "대만과 한국의 반도체 수출 감소는 코로나 제로 정책으로 인한 중국의 경기 침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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