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적 거래절벽] 아파트 거래 역대 최저…빌라·단독 거래도 40%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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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2-08-0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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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빌라는 하락세 이어질 것…단독주택은 정비사업·상업적 수요로 상승세 유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에 빌라와 단독주택, 아파트가 섞여 있다. [사진=아주경제 DB]

주택 시장에서 전방위적 거래절벽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아파트뿐만 아니라 연립다세대(빌라)와 단독(단독·다가구) 주택 거래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89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량 2만5832건과 비교하면 3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거래가 활발했던 2020년(4만3478건)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 크다.
 
아파트 거래절벽 역대급…가격 하락세 이어질 것
아파트 거래절벽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3월 대통령 선거와 함께 6월 지방선거까지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지선을 기점으로 아파트 매매 시장이 기지개를 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지만, 올해 들어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수요자들의 자금여력이 줄어들며 관망세는 이어졌다. 아울러 거래절벽이 이어지는 동안 서울 외곽지에서는 가격을 내린 '급매'만 조금씩 거래되며 아파트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점차 퍼져나갔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유예하는 등 대책을 내놨지만, 거래는 늘어나지 않았다. 지난 6월 1일 보유세 기산일 이전 절세매물이 거래되면서 거래량은 반짝 늘었지만 금세 떨어졌다.
 
아울러 정부는 지난달 21일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중과 제도를 폐지하고 종부세율을 2019년 수준으로 낮추는 내용을 담은 세제개편안도 내놨다. 개편안에 따르면 종부세율이 주택 수가 아닌 합산가액으로 정해지면서 매물도 감소하고 있어, 거래절벽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 아파트값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07% 하락했다. 지난주(-0.05%)보다 낙폭도 커졌는데 이는 2020년 4월 27일(-0.07%) 조사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특히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의 하방 압력이 강했다. 도봉구 아파트값은 지난주(-0.14%)보다 0.03%포인트 확대된 0.17%가 하락하면서 서울 25개구 가운데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로 강북지역은 실거래가뿐만 아니라 일반 매매 호가도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거래 절벽 속에 '초급매'가 아니면 매도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강남권은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작지만 서초구(0.01%)를 제외하고 약세가 이어졌다. 강남구는 지난주 -0.02%에서 -0.01%로 낙폭이 줄어든 반면 송파구는 -0.02%에서 -0.04%로 하락폭이 커졌다. 용산정비창 부지의 국제업무지구 개발 재추진이라는 호재를 맞은 용산구도 이번주 0.05% 떨어지며 지난주(-0.02%)보다 하락폭이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기준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아파트 매매값과 전셋값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며 “이런 하락세는 최소 내년 초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아파트 이어 비아파트 매매 시장도 ‘얼음’
아파트에 비해 비교적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던 빌라와 단독주택도 올해 들어 거래가 감소하고 있다. 앞서 아파트 고점인식 등으로 주택 수요가 비아파트로 이어지며 빌라 등의 거래는 유지되던 상황이었다.
 
올해 상반기 서울 빌라 매매량은 총 1만9273건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만2840건보다 41% 이상 급감한 수치다.
 
올해 1월 빌라 매매량은 2804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5908건)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 이어진 △2월 2417건(전년 동월 4513건) △3월 3148건(5181건) △4월 3848건(5737건) △5월 3788건(6019건) △6월 3099건(5490건)으로 매달 적은 상태를 유지했다.
 
가격 또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빌라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01%를 기록하며 3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울 연립·다세대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작년 10월 0.55%로 정점을 찍은 후 11월 0.48%, 12월 0.25%, 올해 1월 0.03% 등 가파르게 하락했다.
 
지난해 빌라 시장은 뜨거웠다. 정비사업 호재와 함께 아파트 수요까지 몰린 것이다. 지난해 취임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2종7층 규제 철폐, 신속통합기획 도입 등 재개발 활성화 정책을 펼쳤다.
 
다만 현장의 중개업자들은 지난해 뜨거웠던 분위기가 이제는 조금씩 식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금천구의 한 공인중개업자는 “최근엔 빌라 투자 분위기가 식어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이 지역 전용 59㎡ 신축 빌라는 2억~3억원이면 살 수 있는데, 지난해엔 정비사업 기대감으로 인해 40년 된 빌라가 5억원에 팔리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빌라도 정비사업을 통해 아파트 짓는 것 아니겠느냐”며 “아파트값이 너무 떨어졌고, 금리마저 크게 오르며 매수세가 가라앉고 있다”고 말했다.
 
단독주택 또한 마찬가지다. 올해 상반기 서울 단독주택은 2851건 거래됐는데, 이는 지난해 5292건과 비교하면 46.1% 줄어든 수치다.
 
다만, 단독주택은 여전히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단독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2014년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95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아파트와 빌라 매매가격지수가 올해 하락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단독주택은 정비사업 이슈로 인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들어서는 카페 등 용도를 변경해 쓰려는 수요도 많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그는 “단독주택은 기본적으로 매물 자체가 적다”며 “하락세에서는 집주인들이 내놓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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