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만난 펠로시 美 하원의장 [사진=AFP·연합뉴스]

인도·태평양 지역을 순방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이 중국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대만 방문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막기 위해 무력 사용 가능성까지 암시한 가운데 미국도 펠로시 의장에 대한 보호 조치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은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펠로시, 대만 대표처에 직접 방문 의사 전달?
2일 대만 중국시보는 미국 주재 대만대표처를 인용해 펠로시 의장이 지난달 20일 샤오메이친(蕭美琴) 미국 주재 대만대표처 대표에게 오는 3일 대만에 방문한다는 의사를 직접 전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시보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샤오 대표에게 "앞서 지난 1월, 4월 두 차례 대만 방문에 대해 논의했는데, 이번 세 번째 논의 끝에 대만 방문을 최종 결정했다"면서 바쁜 일정 속에서 시간을 내 대만을 방문할 용의가 있다고 적극 방문 의사를 내비쳤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에 대만을 방문하지 않으면 이보다 더 적절한 시기는 절대 없다"며 "이번에 방문하지 못하면 다음에 대만을 방문하게 될 하원 의장은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를 들은 샤오 대표는 펠로시 의장이 8월 초 대만을 방문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며 당연히 환영한다고 대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중국시보는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22일 저녁 커트 캠벨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담당 조정관이 샤오 대표와 통화했고,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같은날 펠로시 의장에게 "현재 대만을 방문하면 중국과 충돌할 수 있다"고 경고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당시 캠벨 조정관은 샤오 대표에게 "지난 7월 백악관은 펠로시 의장에게 대만 방문이 초래하는 리스크에 대해서 전달, 계획을 변경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펠로시 의장이 대만 방문을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사실상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대만 현지 언론과 외신들은 잇달아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일정과 관련해 보도하고 있다.

대만 연합보는 익명의 대만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펠로시 의장이 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이동, 당일 밤 대만 타이베이에 도착해 하룻밤 묵을 것이라고 펠로시 의장실로부터 통지받았다며 펠로시 의장이 대만 방문을 공식화하지 않아 대만 정부도 현재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만 연합보는 펠로시 의장이 이끄는 미국 의회 대표단이 2일 오후 9시(현지시간)~오후 10시 30분 사이에 대만에 도착해, 타이베이시 중산구나 신이구 호텔에 묵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만 자유시보도 펠로시 의장이 2일 오후 10시 20분 대만 쑹산공항에 도착, 3일 차이잉원 총통을 만난 후 정오 전에 대만을 떠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서 대만 정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펠로시 의장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순방 일환으로 타이베이에서 3일 차이잉원 총통을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고 CNN도 1일(현지시간) 대만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서 하룻밤 머물 예정이라고 전했다. 펠로시 의장이 언제 대만에 도착할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 정부 관료는 미국 국방부가 역내 중국의 움직임을 살펴보며 펠로시 의장을 보호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조 바이든 행정부는 펠로시 의장의 방문이 의회 차원의 결정임을 강조하며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핵확산금지조약(NPT) 재검토회의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대만 방문 가능성은 전적으로 그(펠로시 의장)의 결정"이라며 "우리는 (펠로시 의장이) 방문을 결정하더라도, 중국이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어떤 긴장 고조에도 관여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정례 브리핑에서 "하원의장은 대만을 방문할 권리가 있다. 의회는 정부의 독립적인 갈래이며 의장 스스로가 (방문) 결정을 내리리라는 점을 처음부터 명확히 해 왔다"고 밝혔다. 
 
◆중국 반발...군사적 대응 강력 시사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기정사실로 되면서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은 그의 대만 방문이 미·중 간 합의 사항인 '하나의 중국' 원칙을 크게 훼손한다고 맹비난했으며, 중국군도 모의 공중 훈련을 한 사실을 공개하는 등 만약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현실화될 경우 군사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 

장쥔(張軍) 유엔 주재 중국 대사도 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도발적인 것"이라며 "지난 1997년 미국 하원의장이 마지막으로 대만을 방문했을 때와는 상황이 비교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의 방문으로 중국과 미국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장을 날리기도 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이미 여러 차례 미국에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분명히 반대하고 엄중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미국에 다시 경고한다. 중국은 만반의 준비가 돼 있으며(嚴陣以待·진을 짜고 적을 기대한다는 뜻), 중국 인민해방군은 절대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의 전략적 관점에서 봤을 때 미국의 이런 도발적인 행동은 대만 해협의 정세를 돌이킬 수 없게 바꾸고 훨씬 더 중요한 통일 과정을 앞당길 것이라고 전했다. 펠로시 의장의 고집과 이기주의로 인해 미국 패권주의의 종말이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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