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20비행단 사망 여군 유서, 부대 내 괴롭힘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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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미 기자
입력 2022-07-2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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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수사’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걸린 현판. [사진=연합뉴스]

성폭력 피해를 당하고 2차 가해 등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이예람 중사가 근무했던 부대에서 또 다른 여군 부사관 A하사(21)가 사망한 것과 관련해, 부대 내 괴롭힘 정황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군인권센터는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로 추정되는 다이어리에 기재된 내용과 여타 정황을 볼 때 강 하사의 사망에 부대 요인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군 수사기관 초동 대응의 문제점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가 공개한 유서에는 “아무 잘못도 없는 나한테 다 뒤집어씌운다”, “내가 운전한 것도 아니고 상사님도 있었는데 나한테 왜 그러냐”, “○○사 ○○담당 중사, 만만해 보이는 하사 하나 붙잡아서 분풀이하는 중사, 꼭 나중에 그대로 돌려받아라”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또 “내 직장이 여기가 아니었다면 어쩌면 지금보다 훨씬 행복할 수 있었을까”, “나는 입대만 안 했어도 지금보다 더 잘 살 수 있었을 텐데”, “관사로 나온 게 후회가 된다. 다시 집 들어가고 싶다” 등의 글도 발견됐다.
 
이에 군인권센터는 “유서에 따르면 A하사는 군 복무 중 겪은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입대를 후회하고 군 생활을 원망하며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유서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 A하사에게 이유 없이 비난한 사람이 있었다는 점 등 부당한 처사를 겪은 이야기가 다수 적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군인권센터는 “A하사를 힘들게 만든 근무 환경 및 주변 사람에 대한 면밀한 수사가 필요하다”며 “전자기기에 대한 포렌식 역시 신속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군인권센터는 “20전투비행단 복지대대는 이 중사 사망과 관련한 사실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이 A하사에게 (고(故) 이예람 중사가 사망한) 관사를 추천했다”며 “A하사는 입주 3개월 후 해당 관사에서 이 중사가 사망한 사실을 알고 주변 동료에게 공포감,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 감식이 종료된 후 법적 근거 없이 유가족의 유품 확보, 시신 냉동을 위한 시신 이전을 방해하거나 저지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며 “지금이라도 성역 없는 수사와 진상규명을 통해 강 하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지난해 3월 임관한 A하사는 지난 19일 오전 공군 제20전투비행단(20전비) 영내 독신자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하사는 20전비의 항공정비전대 부품정비대대 통신전자중대 소속으로 근무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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