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탄' 일동제약... 日 대신 韓으로 선회한 승인추진,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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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권 기자
입력 2022-07-22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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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 日 3상 결과 전 국내 승인 가능성 다소 낮아

일동제약 본사 전경 [사진=일동제약]

일동제약과 시오노기제약이 공동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의 일본 긴급 승인이 임상 3상 결과 확인 후 결정으로 보류된 가운데 일동제약이 국내 승인 신청을 검토하고 있어 주목된다.
 
조코바(S-217622)는 일동제약이 시오노기제약과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한 후 국내 도입을 준비 중인 경구용(먹는) 코로나19 치료제로 바이러스가 가진 단백질 분해효소(3CL-프로테아제)를 저해해 체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한다.
 
시오노기제약은 임상 2a상에서 시험약 투약 후 4일째 위약군은 바이러스 역가가 약 30% 감소한 반면, S-217622 고용량 투여군은 80%, 저용량 투여군은 6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효능을 입증했다.
 
◆ 일동·시오노기제약 공동 개발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효과와 승인 가능성은?
 
22일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 20일 약사분과회는 합동회의에서 조코바의 긴급사용승인 여부를 심의했으나 '계속 심의'하기로 하고 승인을 보류했다.
 
이날 심의를 맡은 한 위원은 "임상 증상 개선 등 유효성 데이터가 불충분하므로 신중하자는 의견이 대세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조코바가 바이러스 양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고 격리 기간을 단축할 가능성이 있다"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으로 조코바는 지난달에 이어 두 번째로 긴급사용승인이 보류되는 결과를 낳았다. 지난달 22일 후생노동성은 시오노기제약의 긴급사용승인에 대해 "바이러스의 양은 확실히 줄었지만, 임상 증상의 개선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일동제약은 우회로 찾기에 나섰다. 일동제약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조코바' 시판 승인을 일본보다 한국에서 먼저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사용 승인을 계속 미루면서다. 애초 일동제약은 공동 개발사인 일본 시오노기제약이 자국에서 이 약의 시판 승인을 받으면 이후 국내 허가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조코바의 국내 긴급사용 승인은 다양한 가능성 중 하나"라며 "구체적인 방향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임상시험 설계 단계에서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긴밀히 소통한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과 달리, 후기 임상시험부터 국내에서 진행된 조코바의 임상시험 결과를 검토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질병관리청 등 방역당국이 조코바 국내 공급 또는 사용 계획을 언급한 적이 없는 점도 조코바가 넘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국내 긴급사용승인 검토는 질병청이 식약처에 요청할 수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내 승인을 획득하지 않은 상태에서 식약처가 심사에 돌입하면 모든 자료를 좀 더 면밀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일본에서 긴급사용승인을 얻은 뒤에 국내 식약처 심사를 거치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본 승인 후 한국으로 오면 시간은 무한정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조코바 임상 3상 데이터는 일본에서 오는 9월 중으로 발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2개월 정도 후에 코로나19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리스크도 존재한다. 현재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사는 국내에만 18개사에 달한다.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된 화이자 팍스로비드, 머크 몰누피라비르 제품. [사진=각 사]


◆ 국내외,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현황은?
 

전 세계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시장은 MSD와 화이자 등 2강 체제로 전망된다. 미국 투자자문회사 번스타인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시장은 MSD가 60억 달러(약 7조원)로 글로벌 시장에서 50%를, 화이자 등이 나머지 5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화이자 제품은 약국 처방까지 승인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7일 화이자의 코로나19 알약 팍스로비드(Paxlovid)를 적격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는 권한을 주 면허 약사에게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에 따라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치료하도록 승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에선 경구용 치료제로는 미국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머크(MSD)의 '라게브리오캡슐(몰누피라비르)' 등 두 개만 식약처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도 지속해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상업화에 나서고 있다. 일동제약·시오노기제약 외에도 제넨셀, 신풍제약 등이 있다. 제넨셀은 임상 3상에 돌입했고 신풍제약은 임상 2상 허가를 받았다.
 
먼저 제넨셀은 지난 5월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ES16001'의 2·3상 환자 투약을 시작했다. 한 달간 증상 개선과 중증화 진행 여부 등을 관찰한다. 이번 임상은 다국가 형태 글로벌 임상으로 진행된다. 2상은 국내와 인도 등에서 약 400명을 대상으로 위약 대조, 이중 맹검 방식으로 용량 및 탐색적 유효성을 검증한다.
 
ES16001은 국내 자생 식물 담팔수의 잎에서 추출한 신소재 기반의 신약후보물질로 제넨셀이 경희대 바이오메디컬연구센터와 공동 개발했다. 바이러스의 감염과 복제를 저해하고 숙주세포 침입 및 재활성화를 억제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어 코로나19의 원인 바이러스인 SARS-CoV2의 RBD(바이러스-숙주세포 수용체 결합 영역) 결합 활성을 억제하고 증상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천연물 기반이라 다중 타깃 치료가 가능해 변이 바이러스에도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며 최근 해외에서 개발 중인 경구용 치료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약가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풍제약은 최근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피라맥스정' 임상 2상 신청을 승인받았다. 경증 또는 중등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화이자와 머크사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가 시장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에서 경구용 치료제가 나오면 충분한 대항마가 될 것"이라며 "다만 9월 전 국내 선승인 가능성은 다소 낮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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