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작은 강자들] 얼어붙은 IPO시장··· '소부장' 기업 나홀로 흥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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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입력 2022-07-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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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퍠배터리 재활용 기술 성일하이텍

  • 수요예측서 '2269.7대1' 역대 최고하반기 상장 예정 새빗켐 등도 관심

  • 가온칩스, 래이저셀 등 흥행 랠리 속

  • 하반기 상장 예정 새빗켐 등도 관심

[사진=연합뉴스]

금리 인상과 고물가로 인한 증시 약세 속에도 불구하고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나홀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연초 LG에너지솔루션이 세웠던 역대 최고 수요예측 경쟁률 역시 2차전지 관련 소부장 기업인 성일하이텍에 의해 새로 쓰였다. 소부장 기업들은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흑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공모주 투자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는 평가다.

◇'폐배터리 재활용' 성일하이텍, 수요예측서 역대 최고 경쟁률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성일하이텍은 지난 11~12일 이틀에 걸쳐 진행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2269.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총 공모주식 267만주 중 146만8000주(55%)에 대해 이뤄진 수요예측에는 국내 1531개, 해외 225개 등 총 1786개 기관이 참여했다. 이같은 경쟁률은 코스피, 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역대 최고 기록이다. 

성일하이텍과 주관사 측은 수요예측 결과를 토대로 공모가를 희망범위(4만700~4만7500원) 상단을 초과한 5만원으로 확정했다. 기존 공모가 범위로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이 사실상 전무했기 때문이다. 수요예측 신청 수량의 97.4%가 공모가 희망범위 이상을 가격으로 제시했고, 상단을 초과한 가격에 신청한 물량도 96.6%에 달했다. 일정 기간 주식을 보유하겠다는 의무보유확약을 신청한 기관은 약 39%에 달했다. 

이강명 성일하이텍 대표이사는 "수요예측이 국내 증권 사상 역대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한 점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뜨거운 관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다음주에 실시되는 일반 공모청약에도 많은 관심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일하이텍 일반 청약은 총 공모주식수의 25%인 66만7500주를 대상으로 오는 18~19일 진행된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과 대신증권이며 삼성증권이 인수회사로 참여한다. 

성일하이텍은 전기차, 휴대폰, 노트북,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동공구 등의 제품에 포함된 2차전지로부터 유가금속을 추출하는 친환경 2차전지 리사이클링 전문기업으로, 지난 2000년 설립됐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2차전지 리사이클링 일괄 공정을 보유한 기업으로, 습식 제련 기술의 고도화를 통해 국내 최대 규모로 최고 품질의 2차전지 소재를 생산 중이다. 상장예비심사 신청 당시에는 영업적자를 기록해 특례 상장으로 증시에 입성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매출 1472억원, 137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얼어붙은 IPO 시장 녹인 '소부장' 테마 

연초 LG에너지솔루션 이후 IPO 시장은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 IPO로 조달된 자금은 13조647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5조6000억원) 대비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그러나 한국거래소 개장 이래 최대 규모였던 LG에너지솔루션 IPO(12조7500억원)를 제외하면 전체 공모 자금은 1조원에 미치지 못한다. 

상장 기업들의 '몸값' 역시 크게 내려갔다. 지난해 상반기엔 상장 기업의 95%(38개사)가 공모가 상단 이상에서 가격을 결정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17개 기업만이 희망범위 상단 이상을 확정했다. '대어'로 꼽혔던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 등은 시장과의 눈높이 차이 때문에 상장을 철회했다. 

얼어붙었던 시장에서 그나마 흥행에 성공한 곳들은 대부분 소부장 기업들이다. 지난해 소부장 특례를 통해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이지트로닉스, 퓨런티어, 비씨엔씨, 나래나노텍, 아셈스, 풍원정밀, 지투파워, 범한퓨얼셀, 세아메카닉스, 넥스트칩 등이 대부분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했다. 특히 반도체 관련 소부장 기업들인 가온칩스(1847대1), 레이저쎌(1442대1), 넥스트칩(1727대1) 등은 높은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했다. 

7월 들어서도 소부장 기업들의 공모 흥행 열풍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공모 일정을 마무리한 반도체 공정 전문 기업 에이치피에스피(HPSP)는 수요예측에서 1511대1, 일반 청약에서 115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앞서 청약을 진행했던 영창케미칼도 수요예측(1616대1)과 청약(1363대1)에서 1000대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 

◇하반기 상장 예정인 새빗켐 등 주목 

성일하이텍 수요예측이 유례없는 흥행을 거두며 향후 증시 입성을 준비 중인 소부장 기업들에도 시선이 쏠릴 전망이다. 마찬가지로 2차전지 재활용 사업을 영위 중인 새빗켐은 이달 공모를 거쳐 8월 상장할 예정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폐기물을 이용한 재활용 사업에서 출발한 새빗켐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의 공동 연구를 거쳐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에 진출했다. 

2차전지에 쓰이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 희귀 광물은 매장량이 제한된 소재인 만큼 재활용이 필수적이다. 새빛켐은 이들 소재를 복합액 형태로 정제해 판매하고 있다. 2019년 32.1%였던 배터리 관련 매출 비중은 지난해 46.6%까지 증가한 상태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34억원과 55억원으로 설립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IPO 시장의 주류를 형성했던 바이오 기업들의 경우 거래소의 심사 기조가 깐깐해지면서 예비심사 문턱을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며 "반면 최근 증시에 입성한 소부장 기업들은 기술 경쟁력은 물론 흑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투심이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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