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인상 근거 노동시장…"과대평가" vs "여전히 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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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2-07-07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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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가 상승률 높아 실질임금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분석

  • 자발적 실업 많고 여전히 코로나 유행기보다 노동시장 좋다는 평가

크리스틴 라가르드(왼쪽) ECB 총재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오른쪽)이 6월 29일 세계 중앙은행 포럼에 참석해서 말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ed·연준) 정례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은 경기 둔화가 오더라도 인플레이션을 완화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을 명확히 했다. 빠른 금리 인상을 시사한 배경에는 미국의 노동시장이 양호하다는 판단이 있다. 하지만 연준의 회의록을 보고 노동시장이 '과대평가' 됐다는 견해와 금리인상을 견딜 만큼 '견고한 상태'라는 시각이 부딪히고 있다.
 
"노동시장, 실질임금 상승 낮아 '과대평가'"

7일 뉴욕타임스(NYT)는 오피니언난을 통해 "경제는 이미 위축되고 있는데 왜 굳이 더 억제하려고 하는가"(The Economy Is Already Cooling, So Why Is the Fed Dousing It With Cold Water?) 라는 글을 보도했다. 

경제학자 피터 코이는 해당 글을 통해 이날 연준의 금리인상 움직임을 비판했다. 그는 "연준 관료들이 경제가 강세라는 증거를 노동시장에만 지나치게 비중을 두고 고려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의 노동시장은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국의 5월 실업률은 3.6%로 낮았다. 경제학자들은 이번주에 발표할 6월 실업률도 3.6%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021년 7월 이후로 미국에는 매달 10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남아 있는데 이는 지난 20년 동안 노동시장의 상황과 비교해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지난주 포르투갈에서 열린 중앙 은행 포럼에서 경제가 "튼튼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노동시장 등을 근거로 "긴축 통화 정책을 견딜 수 있는 좋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NYT의 칼럼니스트 피터 코이는 미국의 노동시장이 과대평가돼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미국의 노동시장을 보며 "겉은 반짝거리나 내부에서는 녹슬고 있는 기계"라고 표현하며 우려했다. 그는 △1분기 미국의 GDP 성장률 △소득 증가 추이 등을 근거로 들었다. 

지난달 30일 미국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은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연율 기준)이 -1.6%라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잠정치(-1.5%)보다 -0.1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오미크론 변이가 1분기 미국의 GDP 마이너스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경제분석국의 발표가 있었지만 피터 코이는 그것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2분기 GDP 잠정치가 -2.1%라고도 언급했다. 일반적으로 GDP 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경기 침체가 시작됐다고 본다. 

피터 코이는 소득이 감소하고 있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피터 코이는 소득이 가격을 따라잡을 만큼 빠르게 증가하지 않아 소비자가 소비력을 잃고 있다고 했다. 개인 소비가 경제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는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미국의 5월 실질 가처분 소득은 0.1% 개인 소비 지출은 0.4% 감소했다. 

NYT뿐 아니라 CNN도 실질 소득이 감소하고 있는 점을 근거로 노동시장이 과대평가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인의 임금은 1980년대 중반 이후로 어느 때보다 빠르게 임금이 인상됐다. 그러면서도 임금보다 물가가 더 많이 오르는 현실에 주목했다. 

CNN은 "미국인들은 지난 4월 기준 1년 전보다 임금이 6.2% 더 많이 벌고 있다. 평균적인 급여 인상은 3526에 달한다"고 하면서도 "소비자물가지수가 같은 기간동안 8.3% 상승했다. 물가 상승이 임금을 갉아 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고용시장, 여전히 수요가 우위" 

반면 미국의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로이터는 6일 연준의 회의록 공개와 관련한 소식을 전하면서 미국의 노동시장이 견고해(tight)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정책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발표한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5월 미국 노동부 JOLTs (구인, 이직 보고서)를 근거로 들었다. 

노동부의 JOLTs(구인·이직 보고서) 통계에서는 5월 채용공고가 1130만 건으로 전달(1168만 건)보다 42만7000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또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6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지수는 월가 예상보다 높은 55.3을 기록했다. 고용 지수가 전월 50.2보다 크게 낮아진 47.4로 나타났지만 여전히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는 "5월에 약 430만명이 직장을 그만뒀다"고 설명한 뒤 "구조조정 등에 의한 해고가 7만 7000명에서 140만명으로 증가했지만 이 역시도 코로나 전과 비교하면 훨씬 낮은 수준이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기업들은 제대로된 지원자를 구하기 힘들다"며 "능력 있는 자들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뉴욕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리디아 부수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노동 수요가 여전히 뜨겁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 "이는 노동자에 대한 수요를 억제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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