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공식 인플레이션 79%…"실제 상황은 더 안 좋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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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2-07-0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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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존 물가 상승세에 러ㆍ우크라 전쟁,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여파

 

지난 4일 튀르키예에서 한 노점상이 장사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튀르키예(터키)의 공식 인플레이션 수치가 무려 79% 수준에 달한다는 발표가 나왔다. 실제 인플레이션 상황은 공식 발표보다 더 안 좋다는 분석도 나온다. 

4일(현지시간) 튀르키예 통계청은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78.62%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전달 대비로는 4.95% 상승했다

인플레이션 보고서를 보면 식품비와 교통비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부문별로 보면 식품의 연간 가격 상승률도 93.93%로 전월(91.6%)에 비해 2.3%포인트(p) 오르고 교통비 상승률도 138%로 전월(131.2%)에 비해 6.8%포인트 올랐다. 이같은 인플레이션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원자재 및 식품 가격 급등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다. 

CNBC는 이들 요소 외 튀르키예 당국의 물가 관리 실패에도 주목했다. 튀르키예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7년 7.5%, 2018년 3%로 매우 가파른 성장을 기록했지만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금리를 '만악의 근원'이라고 표현하며 인플레이션을 완화시키기 위한 금리 인상을 거부했다. 그 결과 튀르키예 화폐인 리라화 가치는 급락했고 튀르키예 국민들의 소비력은 급격히 떨어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급격한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2020년과 2021년 튀르키예 중앙은행에 금리를 낮출 것을 지시했다. 중앙은행장이 금리 인하를 거부할 경우 다른 인물로 교체했다. 그 결과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2년간 튀르키예 중앙은행 총재는 3명이나 바뀌었다. 

정치적 압력으로 기준금리는 2020년 8.25%까지 내려갔다가 지난해 3월 19%까지 치솟았다. 현재 기준금리는 14%선에서 유지되고 있다. 튀르키예의 리라화는 지난해 달러 대비 44% 하락했고 올해 초 달러 대비 21% 하락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상 대신 최저임금 인상을 택했지만, 블룸버그통신은 이 점이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악화시켰다고 봤다. 튀르키예 당국은 지난해 최저임금을 2020년 2826리라(약 21만 8100원) 대비 50% 인상한 4250리라(약 32만 8000원)로 발표했다. 여기에 지난 1일에는 최저임금을 30% 추가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튀르키예의 공식 인플레이션 수치도 높지만 실제 인플레이션 상황은 발표 수치보다 더 높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스탄불 상공회의소는 자국 수도인 이스탄불의 연간 인플레이션 수치가 94%에 달한다고 밝혔다. 블루베이 자산운용사의 티모시 애쉬 이코노미스트는 "튀르키예 정부의 공식 발표를 믿는 사람은 더 이상 없다"며 "신뢰할 수 있는 정책 대응에 대한 기대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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