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슬라도 이제 못 믿겠다" 해외주식서 발 빼는 서학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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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22-07-0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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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주식 보관금액 3개월 연속 감소

  • 테슬라 보관금액 168억 달러→130억 달러

  • 전문가 "투자자들 멘붕, 극악 투심 이어질듯"

[자료=예탁결제원]

글로벌 증시가 바닥 없는 추락이 진행 중인 가운데 해외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서학개미들도 빠르게 발을 빼고 있다. 특히 테슬라가 주가 부양을 위해 액면분할에 나섰다는 소식에도 주식을 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주식 보관금액 3개월 연속 감소
 
해외주식 보관금액은 3개월 연속 하락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를 보면 6월 말 기준 국내 주식투자자의 해외주식 보관금액 상위 50개의 총 보관금액은 393억96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5월 말(440억4056만 달러) 대비 46억4456만 달러가 줄어든 수치다.
 
해외주식 보관금액은 지난 1월 456억1625만 달러에서 2월 462억5639만 달러로 6억4015만 달러가 늘었다. 3월에는 518억3635만 달러로 55억7996만 달러가 증가하며 정점을 이뤘다. 하지만 이후부터는 감소세가 뚜렷하다. 4월에는 442억5815만 달러로 전달에 비해 75억7820만 달러가 줄어든 데 이어 5월과 6월에도 각각 2억1759만 달러, 46억4456만 달러가 감소하면서 3개월 연속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뉴욕 증시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국내보다 더 급격한 하락세를 보인데 따른 것이다. 다우지수는 1월 초 3만6799.65포인트에서 2월 초 3만5405.24로 3.79%(1394.41포인트)가 하락한 데 이어 3월 초에는 3만3294.95를 기록, 5.96%(2110.29포인트)가 급감했다.
 
다만 4월 초 다우지수는 3만4818.27을 기록, 전달 초 대비 4.58%(1523.32포인트)가 상승하면서 대조를 이뤘다. 하지만 5월과 6월에는 각각 -5.05%, -3.78% 하락했고, 7월 초에도 2.25%(715.97포인트) 하락한 3만1097.26을 기록, 3만1000포인트 붕괴를 눈앞에 두면서 투자자들도 빠르게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천슬라 안 믿는다” 발 빼는 개미들
 
천슬라를 돌파하며 서학개미들의 1순위 투자처였던 테슬라에서도 자금 이탈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6월 중순 주가 부양을 위해 액면분할 소식을 알렸지만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갔고, 이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빠르게 발을 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존 주식 1주를 3주로 쪼개는 3대 1의 액면분할을 보고했다. 테슬라는 오는 8월 4일 열리는 연례 주주총회에서 통과되면 액면분할이 실시된다. 테슬라는 앞서 3월 올해 연례 주총에서 액면분할 승인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액면분할은 회사의 자본금 변동 없이, 액면가를 낮춰 발행된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을 말한다. 통상 유통주식 수가 늘게 돼 주가 부양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6월 말 기준 테슬라 보관금액은 116억3232만 달러로 전월(129억9593만 달러) 대비 13억6362만 달러가 줄면서 120억 달러도 깨졌다.
 
서학개미의 테슬라 탈출은 주가 하락이 이유다. 테슬라 주가는 연초 1100달러 중반에서 거래가 이뤄졌으나 1월 중순 이후 1000달러 선이 무너졌고, 3월 중순에는 760달러까지 밀리기도 했다. 하지만 4월 1일 1000달러 수준까지 회복했으나 주가는 재차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지난 5월 23일에는 628달러까지 하락했고 연초 대비 반토막 수준까지 밀리기도 했다.
 
테슬라 보관금액은 1월 139억4192만 달러에서 2월 136억6009만 달러로 2억8183만 달러가 줄어든 반면 3월에는 32억51만 달러가 급격히 늘어나 168억6060만 달러를 기록,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하지만 4월에는 137억2846만 달러로 3월 대비 31억3214만 달러가 줄었고, 5월은 129억9593만 달러로 집계돼 전월 대비 7억3252만 달러가 감소했다.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다. 지난 2일 테슬라는 2분기 판매 대수를 발표하면서 2분기 생산 대수는 25만8580대로 전분기 대비 -15.3%, 판매 대수는 25만4695대로 17.9%가 줄면서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전망한 판매 대수 컨센서스는 28만6000대다. 판매 대수가 발표되면서 실적 추정치도 하향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뿐만 아니다. 애플 보관금액은 1월 말 51억3375만 달러에서 6월 말 44억7995만 달러로 6억5381만 달러 줄었고, 엔비디아는 27억9154만 달러에서 21억2479만 달러로 6억6675만 달러 감소했다.
 
◆극악의 투심 당분간 더 이어질 것
 
당분간 투자심리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주식뿐 아니라 해외주식서도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은 최근까지도 강력한 긴축의 근거로 강력한 노동시장을 들었는데 급격한 악화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8일에 발표될 미국의 6월 고용보고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지표는 신규 일자리 증가 개수로 5월에는 약 39만개에서 6월 컨센서스는 27만개”라고 설명했다.

장 연구원은 이어 “이는 침체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연준이 대놓고 긴축을 할 수도 없는 절묘한 경계선이 될 것”이라며 “현재 시장의 난이도는 극악으로, 투자자들의 센티멘트는 완전히 붕괴되어 소위 말하는 '멘붕'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사실상 지금 미국 경제는 침체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다”며 “보통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 통화정책은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아직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서, 신속하게 통화정책 기조가 전환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압력은 점차 낮아지고 있고 앞으로 크게 낮아지겠지만, 수요가 감소한 결과일 것”이라며 “따라서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보다 경기 우려가 시장에 먼저 반영돼 주식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재 주식시장이 미국의 금리인상과 강(强)달러, 인플레이션 등으로 가늠하기 어려운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미국의 금리인상 강도가 누그러질 하반기 후반에야 투자심리가 다소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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