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5월 말까지 철거 명령만 내리고 뚜렷한 계획 없어
  • 상인들 '철거 할까 말까'
  • 주민들 '화천군이 나서서 주민 품으로 돌려줘야'
 

강원 화천군 사내면 삼일계곡에 위치한 강원도기념물 제63호인 화음동정사지 바로 옆에 불법 시설물이 세워져 있다. 화천군이 내 걸은 문화재보호구역 안내 현수막이 초라해 보인다.[사진=박종석 기자]


삼일계곡 무단점유 불법 시설물에 고발 등의 강경 대응을 외치던 강원 화천군이 자진 철거 행정명령 기한이 지났어도 뒷짐만 지고 있다. 이에 나 몰라라 손을 놓고 있는 화천군이 오히려 불법 시설물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화천군은 지난해 10월 삼일계곡을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는 불법 시설물 설치로 인해 발생하는 무질서와 수질오염, 자연환경 훼손에 따른 주민들의 민원에 따라 올해 5월 말까지 자진 철거 명령을 내렸다.
 
삼일계곡은 모처럼 자연경관을 즐기기 위해 찾은 행락객들이 고개를 저을 정도로 훼손 상태가 심하다. 더욱이 방갈로 등 불법 시설물을 이용한 상술이 이들의 휴식권을 방해하고 있다. 화천군은 이러한 문제 지속에 행정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고발 조치하겠다며 불법 시설물의 철거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강원 화천군 사내면 삼일계곡에 세워진 불법 시설물. 이 계곡에는 이러한 방갈로가 계곡 곳곳에 넘쳐난다.[사진=박종석 기자]


주민들은 “계곡 정비 찬성합니다”와 “두 팔 벌려 환영할 일이네요”라며 수십 년 동안 무단점유로 몸살을 앓던 삼일계곡이 주민 품으로 돌아온다며 기뻐했다. 또 “쓰레기 무단투기 등 하천오염 및 무질서 행위에 대한 대책이 사전에 마련되어야 한다”면서 화천군의 적극적인 행정을 응원했다.
 
하지만 올해도 주민들의 불편은 되풀이될 것 같다. 화천군은 지난 3월까지도 “하천에 설치된 방갈로 등의 시설물이 불법이기 때문에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스스로 철거할 수밖에 없다”며 “5월 말까지 자진 철거가 이뤄지지 않으면 고발 등의 행정처분을 당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방갈로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설득하는 등의 공감대를 쌓거나 계도 한차례 없이 뒷짐만 지고 있다. 다만 7월 중에 방갈로 철거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화천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8일 삼일계곡을 한번 답사한 것이 전부다. 이 관계자는 “담당 인력도 부족해서 아직 (철거를 위한) 조사계획은 잡혀있지 않고 7월 중에 세부조사를 할 예정”이라고만 답했다.
 
상인 대부분도 행정명령을 무시하고 있다. 일부 상인들은 “군청에서 (방갈로 세운 거) 불법이니까 치우라고 해서 치웠어요”라며 자진 철거를 했지만 대부분 상인은 지금까지 철거를 고민하고 있다. 이 상인들은 “장사를 하면 좋은데 아직 군청에서 이래라저래라 말이 없으니까 솔직히 눈치를 보고 있어요”라고 했다.
 
이와는 반대로 대부분 상인은 흐지부지한 화천군의 행정에 장사를 계속하기로 마음을 굳힌 상태다. 이유는 “옛날에도 벌금을 낸 적 있지만 그게 다였어. 솔직히 그때뿐이라고 해도 돼. 그러니까 생업인데 해야지”라고 말했다. 결국 뒷짐만 지고 있는 행정이 상인들의 배짱만 키우고 있다.
 

강원 화천군 사내면 삼일계곡의 불법 시설물이 장맛비에 무너져 보기 흉하다.[사진=박종석 기자]


이를 두고 주민들은 화천군의 불법 시설물 철거 의지는 말뿐이었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더 나아가 불법 시설물을 철거하지 않을 경우, 경찰 고발까지 장담했던 화천군이 행정 신뢰도를 잃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삼일계곡은 자연 생태적 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고 수경이 아름다워 가족 단위의 행락객들이 많이 찾는다. 이들은 시원한 계곡에서 찌는듯한 무더위를 날려 보낸다. 아이들은 물놀이와 고기잡이를 즐기고 부모들은 그늘에서 음식을 먹으며 더위를 식힌다. 그러나 피서객들이 뒷짐지고 있는 행정 탓에 더위를 잡으러 왔다 얼굴 붉히는 일이 생기면 어떨까.
 
실제로 삼일계곡은 방갈로를 운영하는 상인들의 사유 시설이 된 지 오래다. 말뿐인 단속과 처분이 ‘연례행사’처럼 여겨지면서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에 매년 피서철이면 행락객이 몰리지만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계곡 이용 시 방갈로를 운영하는 상인들과의 다툼 때문이다. 방갈로를 이용하려면 돈을 내야 한다. 방갈로를 이용하지 않으면 상인과 이걸로 갈등이 생긴다. 이로 인해 분쟁이 벌어지고 결국 경찰까지 출동해야 끝이 난다.
 
도시에서 찾아온 행락객 외에도 지역 주민들, 그리고 삼일계곡이 있는 삼일리 주민들 역시 계곡에서 무더위를 식히기가 쉽지 않다. 이들은 “계곡이 개인 소유가 아닌데 돈을 내고 방갈로를 사용하지 않으면 물놀이하는데 주인이 신경 쓰여 편히 쉴 수가 없다”며 토로했다.
 

강원 화천군 사내면 삼일계곡에 장마비로 불어난 계곡물에 위태로워 보인다.[사진=박종석 기자]


그러면서 삼일계곡에서 가까운 경기도 포천 백운계곡의 상인들이 불법 시설물을 자진 철거한 모범사례를 예로 들었다. 백운계곡은 수십 년째 피서철만 되면 계곡을 점령했던 불법 시설물들이 깨끗이 사라졌다. 방갈로 대신 포천시가 설치한 공용 파라솔과 테이블이 있어 피서객들은 비싼 자릿세 내지 않고 바리바리 싸 온 도시락을 눈치 안 보며 먹을 수 있다.
 
경기도에서도 가장 많은 불법 시설물이 적발된 가평도 꼽았다. 가평의 계곡들도 가평군의 노력으로 깔끔하게 정비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 모두 강력하게 단속을 벌인 결과다. 이 두 도시는 철거와 함께 계곡을 시민에게 돌려주기 위해 다양한 편의시설을 보강했다.
 
이와 관련 주민들은 “잘못된 관행을 끊고 공정한 환경이 조성되도록 계곡 불법 시설물 철거를 법대로 하면 당연하고 어렵지 않은 일”이라며 “화천군이 관광 화천을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화천지역의 자연을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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