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러 제재 반대" 시진핑·푸틴 브릭스서 '반미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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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2-06-2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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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러 제재' 반대 명문화는 실패

  • 브릭스 영향력 확대 위한 '세 불리기'도

6월 23일(현지시각) 중국 베이징에서 브릭스 정상회의가 화상으로 열렸다. [사진=신화통신]

"공도(公道)를 수호하고 패도(覇道)에 반대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개별국가의 무례하고 이기적인 행동이 세계 경제 위기를 초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23일(현지시각)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담은 '반미(反美) 공세의 장'이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중국과 러시아는 이날 브릭스 회의에서 미국 등 서방국을 견제하며 우군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이달 말 독일에서 주요 7개국(G7·미국·영국·일본·독일·프랑스·캐나다·이탈리아) 정상회의와 스페인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줄줄이 예정된 가운데서다.
시진핑·푸틴의 '반미 공세'
중국·러시아·인도·남아공·브라질 정상이 참가한 가운데 제14차 브릭스 정상회의가 23일 베이징에서 화상으로 개최됐다고 중국 관영 중앙TV(CCTV)가 이날 보도했다.

브릭스 의장국으로 회의를 주재한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냉전적 사고와 패권 정치의 먹구름 속에서 전통적, 비전통적 안보 위협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국가는 군사 동맹을 확대해 절대 안보를 도모하고, 진영 대결을 조장해 타국에 어느 한 편에 서라고 협박하는 등 타국의 권익을 무시하고 독주를 일삼고 있다"고 사실상 미국 등 서방국을 겨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시 주석은 "이러한 위험한 흐름을 방치한다면 세계는 더 불안해질 것"이라며 브릭스 국가가 핵심 이익에 관해 상호 지지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며, 공정·공평·단결을 수호하고, 패권·따돌림·분열·일방적 제재를 반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브릭스 회원국과 함께 세계에 안정성과 긍정적 에너지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했다. 

시 주석은 또 "우리는 경제 회복을 위해 힘을 결집하고 거시정책 조정을 강화하며, 산업망과 공급망을 안정되고 원활하게 보장해야 한다"며 중국에 대한 미국의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 시도도 견제했다.

푸틴 대통령도 이날 정상 회의에서 브릭스의 더 강력한 협력을 촉구하며 서방이 전 세계 위기를 조장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서방국을 겨냥, "금융 메커니즘을 이용해 자신들의 거시경제 정책에서의 실수를 전 세계로 옮기고 있다"며 "우리는 정직하고 호혜적인 협력을 통해서만 개별 국가들의 무례하고 이기적인 행동이 촉발한 세계 경제 위기에서 탈출구를 모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브릭스 영향력 확대 위한 '세 불리기'도
이날 중국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국 동맹에 맞서 우군 결집에도 나섰다.

시 주석은 "브릭스는 폐쇄적인 클럽도, 배타적인 '작은 소집단'도 아니고, 서로 돕는 대가정, 상호윈윈하는 좋은 파트너"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형세에서 문을 더 활짝 열고 발전과 협력을 촉진해야 한다"며 "새로운 피를 유입해 브릭스 협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브릭스의 대표성과 영향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정상회담 다음 날인 24일엔 브릭스 회원국에 다른 신흥국과 개도국을 참여시킨 '브릭스 플러스' 성격의 '글로벌발전 고위급 대담회'가 열린다. 

중국은 브릭스 확장을 위해 지난 5월엔 브릭스 외무장관 화상회의를 열고 브릭스 회원국 이외에 아르헨티나, 이집트,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나이지리아, 아랍 에미리트 연합, 사우디 아라비아, 세네갈, 태국 등 브릭스 플러스(+)로 불리는 국가를 초청하기도 했다.
 
'대러 제재' 반대 명문화는 실패
한편, 이날 정상회담에선 브릭스 회원국 공동성명인 '베이징 선언'도 채택했다.

75개항으로 이뤄진 '베이징 선언'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강조해온 대러 제재 반대 문구는 명시되지 않았다.

브릭스 회원국이면서 미국 주도의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에도 몸담은 인도가 공동성명이 중립을 지키도록 하기 위해 이견을 냈을 수 있다고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대신 선언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담판을 지지한다"고 밝히고, 전쟁의 참화를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 필요성을 거론했다.

이와 함께 협상을 통한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지지를 표명하는 내용도 담았다.

선언은 "우리는 다자·양자 담판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관련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우리는 전면적이고 평화적이고 외교적이고 정치적인 해결 방안을 다시 한번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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