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2022 부동산정책포럼'에 참석한 패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올 하반기 부동산시장 방향성을 진단한 '2022 부동산정책포럼'에선 부동산 자산 가치 하락 가능성을 놓고도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금리 인상 등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한 상황에서 부동산 가치 하락 추세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향후 이러한 상황을 맞더라도 주거 안정을 위한 공급 확대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는 정책 제언 역시 이어졌다.
 
◆금리 인상발 '하락 추세'는 우려···폭락장은 경제학적 근거 없어
 
22일 진행된 부동산정책포럼의 마무리는 권대중 명지대 교수를 좌장으로 한 패널 토론이 장식했다. 토론자로는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박진호 국토교통부 주택공급 태스크포스(TF) 팀장, 장경석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 등 민관 전문가 5명이 나섰다.
 
부동산 시장이 집값 안정세를 넘어 하락장 혹은 폭락장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진단했다. 부동산 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지는 데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현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 스텝'을 넘어 '자이언트 스텝'을 선언하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걱정이 커진 상황을 무시할 순 없다는 것이다.
 
토론자들은 저마다 미국발 금리 인상 여파 등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조정 가능성을 따지면서도 폭락론과 같은 과도한 우려는 경계했다. 최황수 건국대 교수는 "(시장 흐름이) 바람직하다는 여부를 평가하는 것을 떠나서 솔직히 말하자면 올해보다 내년이 더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우려는 '시장이 현재라면 거시경제 변수는 선행하고 정책은 후행한다'는 경제학적 원리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시장의 변화도 결국은 거시경제 변화를 따르기에 지금의 금리 인상 시기 속에서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 흐름 역시 크게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런 점에서 최 교수는 "분양가 상한제를 완화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은 어떻게 보면 시장에서 집값이 안정화하고 있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면서 "지금으로선 여론이 DTI(총부채상환비율)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완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금리가 높아지면 (시장 참여자들이)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조절하며 스스로 제어될 가능성도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김성환 위원 역시 "가장 큰 문제는 금리다. 올해 말 4%, 많게는 7%까지 금리를 인상해야 지금의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면서 향후 수요 위축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하락 추세 가능성을 주목했다.
 
김 위원은 "이미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명목상 7%를 기록한 상황에서 새로 시장에 진입하려는 사람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현 금리를 부담하면서까지 신규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사람이 어느 정도나 될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종완 원장은 "부동산 경제학 교과서는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열 가지로 정의하는데, 그중 금리와 유동성 영향은 40% 이상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결정적인 전환기'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을 역설했다.
 
지금의 거시경제 환경에 대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발생한 인플레이션 상황으로 미국의 저금리 기조가 전환하고 있는 시기라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서울 지역은 2040년 무렵까진 우상향 추이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지만 앞으로 1~2년가량은 하향 안정 국면에서 하락 추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고 원장은 이어 역대 부동산 시장 순환 주기와도 연결해 설명했다. 그는 "1980년대 이후 경기 변동 상황을 따져봤을 때 부동산 시장은 5~7년 동안 상승한 후 4~6년 동안 하락하는 사이클이 발견된다"면서 "2014년부터 집값이 오르기 시작한 후 7년째 시장이 상승하면서 이제는 (부동산 자산 가격이) 적어도 허리를 넘어 어깨까지 닿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고 원장은 "일각에선 부동산 폭락론을 얘기하기도 하지만 이는 아무런 경제학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면서 향후 가격 하락 여지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 집값에 일희일비 말고 '주거 안정·복지'로 초점 옮겨야
 
이날 포럼에서는 단순히 시장의 상승·하락 가능성을 진단하는 논의에만 그치지 않았다. 그간 집값 상승과 하락 여부에 일희일비하던 정부의 기조가 이제는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정책 제언으로 이어졌다. 부동산 시장 관리 기능을 넘어 주거 안정과 복지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다시 현 정부가 추진하는 주택 공급 확대 대책의 중요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특히 최 교수는 "공급이 많아지면 가격이 안정되고 반대면 가격이 올라간다는 기존 관점을 바꿀 때가 됐다"면서 "불가역적인 수준으로 공급이 이어지며 더는 '주택 숫자가 모자란다'는 서민들의 걱정이 없어지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종완 원장은 "부동산 경제학은 주택 정책의 목표는 시장 안정, 서민 주거 안정, 주거 수준 개선 등 세 가지로 정의한다"면서 "양질의 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윤석열 정부의 정책 역시 디테일 측면에서 보완할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역별, 연차별 등 세부적인 장기 공급 로드맵을 수립하는 동시에 영국 공공주택 공급을 위한 토지 비축 제도를 도입하고 주택도시기금 규모를 100조~150조원 이상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장경석 조사관 역시 이와 유사한 제언을 내놨다. 장 조사관은 "정책 변동 리스크를 고려한다면 현 정부 역시 부동산 정책을 획기적으로 전환하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현재 집값과 금리가 오른 상황에선 결국 부동산 정책 금융이 중요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택도시기금은 예산 운용 방침상 70조~80조원 규모에도 연간 20조~30조원만 사용하면서 실제로 못 쓰는 돈이 더 많은 실정"이라면서 "기금 운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연 1~2% 정도 수익을 거두도록 하고 금융 지원 등을 통해 기금 활용을 더욱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교수는 그간 정책 전문가로서 쌓은 경험을 통해 '규제 완화가 곧 공급 혁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하며 이날 토론자들 논의를 요약했다.
 
권 교수는 "주택공급혁신위원회에서 '주택시장 안정화'의 기준이 무엇인지 논의하면서 개인적으로 '미래 예측', 즉 예측 가능성이 아닌지 생각해본 적이 있다"며 "특유의 무수한 변수와 매번 마주하며 다루기 힘든 부동산 시장에 대한 가장 적절한 정책은 '수요자가 원하는 시기와 장소에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박진호 국토교통부 주택공급 태스크포스(TF) 팀장 역시 "시민들에게 예측 가능성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하며 논의를 이어받았다
 
그러면서 단기적인 대책이 시장에서 '패닉 바잉'이나 '패닉 셀'과 같은 폐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며 장기 안정성을 가져올 공급 확대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새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 팀장은 "수요자가 원하는 지역에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주택 형태가 공급돼야 한다"며 "여러 전문가 의견을 참고해서 만들고 있기 때문에 정책이 나아가는 방향을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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