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여행 재개로 활기를 되찾은 공항 =제주시 2022년 6월 10일 (사진=NNA)]
코로나 19 엔데믹 이행으로 침체를 겪던 업종들의 ‘리오프닝’이 가속화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분야는 바로 관광산업. 입국규제를 완화하는 국가・지역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의 외국인관광객 수용 재개로 방일 패키지여행 상품에는 예약이 쇄도하고 있다. 자유여행에 상대적으로 규제가 높지 않은 동남아시아도 인기 여행지로 꼽히고 있다. 노비자 관광재개까지는 아직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나, 업계는 활기를 되찾고 있다.
“빨리 일본에 가고 싶다”. IT기업에 근무하는 30대 여성 김혜리씨는 신종 코로나 사태로 장기간 닫혀졌던 국경이 서서히 열리는 것을 보고, 벌써 비행기를 타고 있는 기분이라고 했다. 6월 들어 한일 양국이 코로나 입국규제를 크게 완화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1일부터 신종 코로나 감염자 수 등 위험도가 낮은 98개국・지역의 입국자에 대해, 백신 접종 유무에 관계없이 도착 후 검사와 자가대기를 면제했다. 10일부터는 방일 외국인 수용도 재개했다.
한국 정부도 8일부터 입국 후 7일간의 격리조치를 전면 폐지했다. ‘입국 및 귀국 후 격리’라는 규제 하나가 폐지되자, 한국에서는 해외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일본 정부의 입국규제 완화 발표 후인 5월 30일~6월 5일 방일 패키지 여행상품 예약 수는 직전 주(5월23~29일)보다 약 3.8배, 5월 셋째 주(5월 16~22일)보다 약 9.9배 증가했다. 해외여행상품 중 일본상품이 차지하는 비율도 동 기간 6%에서 24%로 확대됐다.
■ ‘노비자 부활’이 정상화의 핵심
일본 정부가 수용을 재개한 것은 가이드가 동반된 패키지 여행 뿐이며, 하루 입국자 수도 2만명까지로 제한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투어 관계자는 “일본은 가장 인기있는 해외여행지. 제약이 없어지고 노비자 관광이 재개되면 여름 휴가철 수요는 더욱 급증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미 노비자 재개를 예상한 일본여행상품도 출시되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은 전세기를 통한 홋카이도 패키지 여행상품을 출시했다. 일본에서도 특히 인기가 높은 홋카이도 여행상품을 가장 빨리 출시해, 리오프닝 기운으로 높아진 해외여행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전략. 롯데관광의 관계자는 “노비자 관광이 언제 재개되도 대응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노비자 관광 부활에는 여전히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국은 하루 입국자 수를 제한하지 않고 있으나, 외국인관광객은 단기방문(C-3)비자 취득자에 한해 수용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여전히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노비자 관광 재개까지 갈 길은 멀어 보인다.
■ 자유여행은 동남아시아가 인기
동남아시아를 찾는 한국인도 증가하고 있다. 인터파크가 5월 해외항공권 예약률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노선이 45.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예약률은 2위 미국(20.3%), 3위 유럽(17.5%)을 크게 웃돌았다. 동남아시아 상품을 담당하는 여행사 관계자는 “외국인 입국제한을 크게 완화한 국가가 많으며, 한국에서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점이 최대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가령 필리핀은 2월 10일부터 백신 접종 완료자의 노비자 입국을 허용하고 있으며, 입국 후 격리조치도 철폐했다. 아울러 5월 30일부터는 부스터 접종을 완료한 외국인은 입국 전 음성증명서도 제시하지 않아도 된다.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도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해 음성확인서의 제출과 입국 후 격리조치를 면제하고 있다.
한국에서 음성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약 10만원(약 1만 400엔)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음성확인서 제출 면제’는 여행자에게 큰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다.
■ 조기 국제선 운항 확대
해외여행 재개로 국제선 수요가 급증하자, 한국 정부는 국제선 운항편수를 계획보다 조기에 확대하기로 했다. 이달 8일 주 730편이던 운항편수 제한을 폐지했다. 4월에 발표된 국제선 정상화 계획에는 5월부터 매월 주 100~300편 늘린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대해 항공사들로부터 “너무 규모가 작다”는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아울러 이날부터 인천국제공항의 24시간 운영도 재개됐다. 지금까지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항공기의 이착륙이 금지됐었다. 이 부분도 당초, 연말까지 정상화한다는 방침이었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코로나 사태 전의 절반 수준’이라는 당초 계획에 비해 국제선 운항편수가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운항편수가 확대되면 항공권 가격도 낮아지게 되고, 해외여행을 가려는 사람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발생 등 불안요소도 여전히 남아있지만, 관광업과 항공업의 조기정상화 기대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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