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0조 시장 정조준···미래 먹거리 '디지털 헬스케어' 성장성에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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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기자
입력 2022-06-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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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VR) 헬스케어 서비스 체험 모습.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촉발한 원격의료 서비스 도입과 맞물려 디지털 헬스케어가 제약·바이오 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화이자, 머크 등 글로벌 제약 회사는 물론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발 빠르게 관련 분야에 진출해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면서 직접 투자부터 인수합병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핑크빛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14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19년 1063억 달러(약 137조원)에서 연평균 29.5%씩 성장해 2026년 6394억 달러(약 824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미국과 영국 등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 각국에서 디지털 치료제와 비대면 진료 등이 주목받으면서 관련 시장의 성장 속도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 ‘전자의무기록-디지털 치료제-인공지능 솔루션’ 등 투자 활발

전통 제약사들은 기존 사업과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 창출을 위해 전자의무기록(EMR·Electronic Medical Record), 디지털 치료제, 인공지능(AI) 솔루션 개발 업체 등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치료제는 전통 의약품 대비 연구·개발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효율적이고,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환자 개인 맞춤 치료가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 SK바이오팜, 한독 등 주요 제약사들이 시너지 효과를 위해 관련 업체와의 업무협약과 투자에 나섰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동남아시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하고자 에이치디정션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에이치디정션은 헬스케어 관련 정보기술(IT)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지난 3월 클라우드 기반의 EMR 플랫폼 ‘트루닥’을 선보였다.

이번 협약에 따라 대웅제약은 에이치디정션의 클라우드 기반 EMR 서비스로 동남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현지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에이치디정션은 클라우드 EMR 기술을 제공해 사업 확대를 지원한다.

SK바이오팜은 SK㈜와 지난달 미국 디지털 치료제 업체 ‘칼라헬스(Cala Health, 이하 칼라)’에 공동 투자를 단행했다. 회사는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첨단 제약·바이오 및 헬스케어 업체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칼라는 신경·정신 질환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한독은 지난해 웰트에 30억원 규모의 지분을 투자하고, 알코올 중독과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 공동개발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한독은 웰트를 통해 디지털 치료제 연구,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고 알코올 중독과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를 공동 개발한다. 또한 치료제에 대한 국내 시장의 독점적 판매 권한을 확보하고, 웰트가 개발하고 있거나 개발 예정인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국내 공동개발 및 사업화에 대한 우선 검토권을 갖는다.

웰트는 지난 2016년 삼성전자에서 스핀오프한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글로벌 디지털 치료제 산업협회 DTA(Digital Therapeutics Alliance)에 아시아 최초 멤버로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이 외에도 녹십자홀딩스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유비케어를 인수했고, 유한양행은 심전도 모니터링 AI 솔루션 개발사 휴이노에 투자를 단행했다. 동아쏘시오도 AI 의료영상 플랫폼 및 3D응용 솔루션 기업 메디컬아이피에 50억원, 웨어러블 심전도기 개발사 메쥬에 25억원 등을 투자했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의약품 개발에 강점이 있는 토종 제약사들이 AI 솔루션, 전자약 같은 혁신 기술을 보유한 개발사와 손잡고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면서 “디지털 헬스케어는 보건의료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질병을 예방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산업 분야로,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전 세계 글로벌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 “사업성 인정 받았다” 스타트업, 투자 유치 사례 ‘봇물’

디지털 헬스케어 비즈니스 모델의 사업성을 인정받은 스타트업의 투자유치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원격의료 플랫폼을 운영하는 닥터나우는 이달 초 4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현재까지 누적 투자액 520억원을 달성한 닥터나우는 이번 투자 라운드에서 기업가치를 2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받았다.

닥터나우는 이번 투자를 통해 기존에 제공했던 비대면 진료, 약 처방 외에 각종 질환 예방부터 건강 관리까지 아우르는 서비스 개발에 나선다. 

의료 시뮬레이션 플랫폼 뉴베이스 역시 이달 4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뉴베이스는 의료 메타버스 시뮬레이션 플랫폼 기업이다. 간호학생 실습을 위한 병원을 메타버스 가상현실(VR)로 구현한 '널스베이스', 보건의료분야 학생이 의료 기술을 반복·응용하며 배울 수 있는 '메디베이스' 등을 개발했다.

헬스케어 데이터 양방향 플랫폼 기업 레몬헬스케어는 지난달 한화자산운용 스마트헬스케어 신기술조합 1호로부터 17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는 지난해 12월 70억원에 이은 2차 투자 집행으로, 총 투자 규모는 170억원에 달한다. 지금까지 레몬헬스케어가 외부로부터 받은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총 350억원에 이른다.

레몬헬스케어는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PHR(Personal Health Record)을 활용한 개인별 맟춤건강정보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미래 성장동력 산업의 한 축”···정부 등 전방위 지원 사격

정부와 업계, 유관기관까지 나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육성에 적극적이다.

우선 윤석열 정부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를 미래 성장동력 산업의 한 축으로 인식해 ‘바이오·디지털헬스 글로벌 중심국가 도약’을 국정과제로 내세워 전자약, 디지털치료기기, AI 진단보조 등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의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체계 구축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정부의 공약 실현을 위해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조성 △보건의료 빅데이터 구축 △바이오·디지털 헬스 구축으로 규제과학 혁신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정부는 오는 2023년까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육성법을 제정해 의료기관 등에 분산된 개인 건강 기록을 통합하고, 인공지능 등 첨단 헬스케어 서비스에 새로운 보상체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도 디지털 헬스케어 연계 사업 개발을 지원한다. 우선 협회는 지난달 디지털헬스위원회 설치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하고, 전 회원사 대상으로 위원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디지털헬스위원회는 △디지털 치료제 등 디지털 헬스 연구·개발(R&D) 및 지원 △디지털 헬스 최신 정보 수집 및 이해 제고 △디지털 헬스 기업간 네트워크 구축 △디지털 헬스 관련 정부 부처 정책개발 지원 및 유관단체와의 업무 협력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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