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 코로나에 폭우까지...중국 경제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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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2-06-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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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5월 말부터 집중 호우...피해 속출

  • 폭우 장기화시 공급망 차질·소비 둔화 예상

푸젠성 룽옌시에 최근 쏟아진 폭우로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웨이보 갈무리]

중국 경제가 또 다른 악재를 만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좀처럼 없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호우'가 덮친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천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록적인 폭우로 몸살을 앓은 바 있다. 때문에 당국은 올해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모습이다.
 
◆중국, 5월 말부터 집중 호우...피해 속출
14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인터넷판인 인민망 등에 따르면 중국 중앙기상대는 이날 오전 8시(이하 현지시간)부터 이튿날(15일) 오전 8시까지 산둥성·윈난성 남부 지역 등 일부 지역에서 폭우가 쏟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중 푸젠성 남동지역과 광둥성 남동지역 등 일부 중국 남부 지역에서의 누적 강수량이 100~180㎜가량에 달할 것이라며, 국지적으론 250~350㎜에 이르는 곳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중앙기상대는 이날 오전 광둥성 일대에 폭우 황색경보를 발령했다. 중국의 폭우 경보 신호는 남색, 황색, 주황색, 적색 등 4개로 나뉘는데 이 중 적색이 가장 높은 등급이다. 

중앙기상대는 앞으로 3~4일간 강한 비가 광둥성부터 윈난성까지 남부 일대를 뒤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앙기상대에 따르면 15일부터 17일까지 광둥성 서남부와 동부, 윈난성 서부, 푸젠성 북부 등 일부 지역은 100~180㎜ 폭우가 쏟아질 예정이다. 광둥성 선전도 14~16일 사흘간 국지적 대폭우가 예고됐다. 

남부 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창장(長江) 유역 수위가 불면서 중국 당국은 '홍수 경보령'도 내리기도 했다.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5월 말부터 남부 지역에 이어진 폭우로 후난성·장시성·광둥성·푸젠성, 광시좡족자치구 등 7개 성(省)·자치구의 33개 하천 수위가 홍수 경계수위를 넘어섰다. 특히 푸젠성은 지난 13~14일 이틀간 이어진 강한 비로 22개 하천 수위가 4.06m까지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6월 들어 광시좡족자치구·후난성 등에 하루 최대 600㎜에 가까운 호우가 쏟아져 다리가 무너지고 도로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이로 인해 180여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폭우로 인한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만 40억 위안(약 7627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푸젠성의 피해가 유독 큰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기준 푸젠성에서만 7만명에 가까운 이재민이 나오고, 5억 위안에 달하는 호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간접적인 피해까지 더하면 숫자는 더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광명망은 지난해처럼 아직 강한 비는 예보되지 않았지만 6~8월 사이 여름철 홍수와 집중호우가 해마다 잇따르는 만큼 사고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해 최악 수준의 집중호우로 중국에서는 약 6000만명 이재민과 2406억 위안(약 46조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허난성 정저우에는 1년 치 비가 사흘 동안 내리면서 도시가 완전히 물에 잠기기도 했다. 
 

6월 14일 광둥성 장먼시에 폭우가 내려 구조 대원들이 고립된 주민들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웨이보 갈무리]

◆폭우 장기화시 공급망 차질·소비 둔화 예상
상하이 봉쇄 등 여파로 각종 경제 지표들이 급속히 악화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5.5% 안팎)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잇따르자 경제와 방역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고 열을 올리고 있는 중국엔 폭우는 또 다른 악재다.

매년 중국은 폭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록적인 폭우까지 덮치면 경기 둔화 우려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급·물류망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도시 봉쇄로 공급·물류가 사실상 붕괴 위기에 처하고 금융·유통이 마비 수준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처럼 폭우가 쏟아진다면 공급망 문제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성장 동력인 소비 타격도 불가피하다. 중국 일부 대도시에서 고강도 방역조치로 침체된 소비를 자극하기 위해 소비 쿠폰, 자동차 구매 보조금 등을 지급하고 있지만, 현금으로 지원금을 제공했던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그다지 큰 직접적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규제에 대한 두려움과 봉쇄 기간의 소득 감소, 실업에 대한 불안함 등 이유에서다.

오는 15일 발표될 5월 소비 지표에도 이같은 여파는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5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전년 대비 7.3%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4월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하락해 우한 사태 초기인 2020년 3월(-15.8%)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추락한 바 있다. 중국의 소매판매는 지난해 상반기 크게 성장했지만 하반기부터 한 자릿수로 줄어들었고 4월부터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중국 경제의 주요 위험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아니라 수입이 감소한 수억명의 소비 둔화에서 비롯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 등 서방에서는 치솟는 물가가 큰 문제이지만 중국은 아직 2%대에 그쳤다며 하지만 약 4억명에 달하는 중국의 중산층은 제로 코로나 정책 속에서 전반적으로 임금 감소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는 소비를 억제해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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