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 부활, 열쇠는 사람…전국적 육성 거점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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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2-06-0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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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반도체 산업 부활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월 31일 일본 정부는 2022년판 ‘제조백서’에서 자국산 반도체 생산능력 확보를 최대 과제로 내걸었다. 제조백서는 "최근 일본의 제조업은 코로나19, 원자재 가격 상승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에도 큰 영향을 받았다"면서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의 안정적 공급은 디지털 사회에서 "안보상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호소했다.

실제 일본 정부는 최근 공장 유치부터 인력양성까지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인력 문제는 일본 반도체 업계가 풀어야 하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꼽힌다. 수요에 비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공급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힘들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올해 초부터 기업, 정부, 교육계가 함께 힘을 모으는 이른바 산관학(産官學) 프로그램 가동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정부 주도의 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장은 늘리지만, 사람이 없다 
일본 내 반도체 엔지니어의 몸값은 나날이 올라가고 있다. 산케이 신문은 "세계적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일본 내 공장들도 생산 시설을 늘리고 있다"면서 "증산을 위해서 기업 간의 인재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어 "2021년도의 구인수는 2020년도에 비해 70% 이상 늘어났으며, 이런 상황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플래시 메모리 대기업인 키옥시아는 이와테 현에 위치한 기타가미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의 기록매체로 사용되는 플래시 메모리는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사용된다.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수요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키옥시아는 약 1조엔(약 10조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약 2배로 늘리는 공사에 들어갔다. 완공은 2023년으로 계획하고 있다. 
 
키옥시아는 증설과 함께 개발력 강화를 위해 반도체 엔지니어 채용도 늘리고 있다. 2019년도에 113명이었던 경력채용은 꾸준히 늘어났다. 올해도 키옥시아는 380명의 경력직을 채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경력 채용 중 80% 정도는 엔지니어 직군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 그룹의 자회사인 도시바 디바이스앤드스토리지는 파워반도체 생산량 늘리기에 나섰다. 파워반도체는 전기자동차나 산업기기 등에서 전력 제어에 사용될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절약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도시바는 최근 1000억엔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이시카와 현에 위치한 노미시의 공장에 생산시설 증설을 위해서다. 이 시설은 2024년 내 가동을 목표로 하며, 이후 300명 이상의 경력직을 채용할 예정이다. 도시바 측은 이번 증설과 비슷한 규모의 증설이 추가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며, 이와 함께 또다시 수백명 규모의 추가 채용이 계획하고 있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이처럼 주요 업체가 경력직을 적극 채용하면서 반도체 엔지니어의 구인도 급증하고 있다. 산케이는 "인재 소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크루트 에이전트에 따르면 반도체 엔지니어 구인수는 2021년도까지 7년 연속 늘어났다"면서 "특히 최근 1년여의 증가율은 2012년도의 10배 이상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리크루트 에이전트의 분석을 인용해 "2022년도의 구인은 2021년도보다 더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1년도 모집 인원을 다 채우지 못했던 기업들은 계속해서 인력을 채용하고 있으며, 올해에도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구인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리쿠르트 에이전트는 이런 상황이 적어도 올해, 길게는 2025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보았다.

산케이는 "반도체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지만, 일본 업체들은 과거 사업 철수와 축소를 이어가면서 인재와 기술을 잃었다"면서 "인재 육성에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분간 반도체 엔지니어의 쟁탈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사진=키옥시아]

올해 초부터 산학관(産官學) 드라이브
이처럼 인력 부족이 심각해지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차세대 기술 육성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 정부가 반도체, 배터리 등 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목표로 인재 육성을 위한 산학관(産官學) 공동체를 전국 각지에 만들기로 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대학이나 고등전문학교(실업계 고교·전문대 과정 결합한 기관)에서 산업계가 요구하는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게 하는 전문과정이나 교육프로그램을 만들게 하는 것이다. 배터리는 간사이 지방에 거점을 두는 한편, 반도체는 도호쿠 지역에 거점을 둘 예정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반도체나 배터리의 경우 전문 분야를 배울 수 있는 기관이 아직까지 일부 대학 등으로 한정돼 있다. 때문에 산업계에서는 연구 거점이나 공장 입지에 맞춰 최첨단 연구와 제조 기술 개발이 가능한 인재를 키워내야 한다는 요구가 거셌다. 도호쿠 지역은 메모리 반도체 대기업인 키옥시아가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곳이라 인력 육성에도 적합한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부가 이번에 전국적으로 실행할 것이라고 발표한 인재 육성 프로그램은 이미 규슈에서 진행되고 있다. 반도체 제조 대기업 TSMC 공장이 들어선 규슈는 일본 반도체 생산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의 중심지다. 지난 3월에는 일본 기업, 정부와 교육기관 등 산관학이 뭉쳐 '규슈 반도체 인재육성 등 컨소시엄'을 이미 설립했다.

이같은 노력을 통해 구마모토 대학교에는 지난 4월 대학원에 반도체 연구교육센터가 마련됐다. 규슈·오키나와에 있는 9개 고등전문학교에서는 반도체의 제조나 개발을 담당하는 인재육성을 진행한다. 거점 학교가 된 구마모토와 나가사키 현의 사세보 고등전문학교에서는 반도체 관련 커리큘럼이 들어간 수업이 이미 시작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오는 2024년 TSMC의 구마모토 신공장의 가동이 시작되면 반도체 교육 등 인력 육성 프로그램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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