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뷰] K컬처는 세계화 중인데 K스톡은 우물안… 이대로 둬도 괜찮나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양성모 기자
입력 2022-06-07 15: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양성모 증권부 차장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백악관 방문 소식이 전해지면서 K컬처의 세계화가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달 31일 BTS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만나 ‘반(反) 아시안 증오 범죄’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 문화가 전 세계를 포옹하는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것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미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의 위엄을 세운 데 이어 배우 윤여정이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또 제75회 칸국제영화제 에서 박찬욱 감독이 신작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과 배우 송강호가 ‘브로커’로 최우수남자배우상을 수상하는 등 지금 한국 문화는 K르네상스 시대를 열고 있다.
 
많은 세계인들이 한국 문화에 열광하고 있는 것과 반대로 국내 증시에 대해서는 냉소적인 반응뿐이다. 이는 외국인들의 순매도 규모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연초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만 10조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급격히 이탈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오히려 개인 투자자들이 17조원 이상을 사들이면서 급격히 내수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들의 이탈은 외부적인 요인이 크다. 그간 유동성 잔치를 벌여왔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경기가 회복 조짐을 나타내자 기준금리를 잇달아 인상하며 출구전략에 나서고 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의 경제 봉쇄 등이 잇달아 터지면서 신흥국 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특히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투자이익에 더불어 환차익까지 거둘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이탈 속도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경제 규모가 엇비슷한 대만 가권지수와 비교해 보면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더 저평가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바로 ‘코리아디스카운트’다.
 
지난해 말 대만 가권지수는 1만8218.84에서 지난 6일 1만6605.96으로 8.85%(1612.88포인트) 하락했으나 코스피는 2977.65에서 지난 3일 2670.65로 10.31%(307포인트) 하락하며 1%포인트 이상 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대비로는 미미한 차이지만 전년 동기 기준으로 보면 상황은 다르다. 작년 같은 기간 기준(6월 4일, 1만7147.41) 가권지수 하락률은 3.15%(541.45포인트)였던 반면 코스피 지수는 17.57%(569.43포인트) 빠졌다. 14%포인트 이상 더 하락한 것이다.
 
코리아디스카운트의 가장 고질적인 원인은 ‘거버넌스’, 즉 기업 내 관리체제 관련 이슈가 꼽힌다. 올해만 해도 오스템임플란트에서 3000억원이라는 사상 유례없는 횡령 사건이 발생했고, 쪼개기 상장으로 비난이 이어졌던 LG에너지솔루션의 물적분할을 통한 상장도 마무리됐다.
 
여기에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에코프로비엠이 내부자거래 혐의가 드러나면서 에코프로비엠과 모회사 에코프로 임원들이 재판에 넘겨지는 등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한국거래소 주식거래 개장식에 참석해 “기업 지배구조의 불투명성과 회계 처리의 낮은 신뢰도 문제를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해외 투자자들이 마음 놓고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제도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K컬처가 글로벌화된 만큼 K스톡도 세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자발적 의지 그리고 강력한 처벌 등이 선행돼야 한다. 국내 주식에서도 BTS와 같은 세계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 수 있는 종목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