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노조와 협력하겠다…직원 말 경청해야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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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2-06-0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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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래드 스미스 부회장 "노조 결성·가입 권리 존중"

  •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 중 자회사 노사관계 의식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최고법률책임자 겸 부회장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MS)가 노동조합을 비롯한 직원들과 협력적인 관계를 쌓아가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노조 결성과 가입 등의 권리를 존중하고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해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원칙을 선언했다. MS가 올해 초 글로벌 게임 기업 액티비전블리자드를 687억 달러(약 82조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자회사에서 노조 설립이 공식화한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브래드 스미스 MS 최고법률책임자(CLO) 겸 부회장은 2일(현지시간) 미국 본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기술 분야는 미국의 경제와 민주주의에 오랫동안 중요했던 노동자의 단결권이라는 측면에 새롭게 집중하고 있다"면서 "최근 기술 분야를 포함한 전국의 노조 결성 캠페인은 이런 사안이 불가피하게 우리 회사를 포함한 더 많은 사업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했다"고 밝혔다.

블로그에서 스미스 부회장은 "우리는 최근 몇 달 동안 저명한 노동계, 경영계, 학계 지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열심히 배우고자 했다"면서 "(노동관계에 대한) 올바른 접근 방식은 급변하는 세상에서 중요한 문제에 대해 함께 듣고, 배우고, 접근 방식을 발전시키는 데 집중하는 성장 사고방식(a growth mindset)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또 스미스 부회장은 MS의 부서장들이 개방적인 정책을 갖고 있고, 회사가 상시 직원들의 개선안을 수렴하는 시스템과 조직에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원들이 노조 결성이나 가입을 선택할 법적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존중한다"며 "(회사가) 직원의 합법적인 노력에 저항해 직원이나 회사의 다른 이해당사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미스 부회장은 "우리는 직원들이 그들의 권리를 행사하기를 원한다"며 "직원들이 정보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노조를 결성하거나 가입할지를 선택하는 권리를 행사하도록 (노사 간 소통을) 더 단순화하는 협력적인 접근 방식에 전념하고 있다"고 썼다. 이어 "MS의 지속적인 리더십과 성공을 위해 향후 몇 년 동안 변화하는 노사관계를 위한 환경을 배우고 적응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MS는 글로벌 경쟁에서 성공하기 위해 기업과 노동자가 잘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관점에 무게를 실었다. 스미스 부회장은 "지금처럼 기업과 국가 모두에 진정한 발전은 종종 경영과 노동 간의 대화, 협력, 신뢰를 요구하는 듯하다"면서 "누구도 미래에 어떤 도전이 나타날지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우리는 직원들의 말을 경청하고 함께 일하는 회사가 승기를 잡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국 온라인 미디어 악시오스는 MS가 몇 달간 노조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왔고, 스미스 부회장이 말하길,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 계약은 회사가 이 사안을 더 깊이 검토한 여러 이유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스미스 부회장은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직원들에게 노조를 만들라고 요구하는 건 아니지만 우리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그들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액티비전블리자드 자회사 가운데 유명 게임 '콜오브듀티'를 개발한 레이븐소프트웨어가 있다. 레이븐소프트웨어의 품질관리(QA) 담당 직원들은 2021년 12월 사측의 계약해지 통보에 대응한 단체행동으로 미국 최대 통신·미디어 산업 노조인 통신노조(CWA)의 지원을 받아 노조를 결성하고 7주가량의 파업 끝에 지난 5월 하순 직원 투표를 통해 '게임노동자연맹(GWA)' 노조 설립을 공식화했다.

미국의 전국노동관계법(NLRA)은 사측이 인정하지 않더라도 전국노동관계위원회(NLRB)를 통한 직원 투표로 가결된 노조의 교섭권을 인정한다. 향후 GWA는 레이븐소프트웨어, 액티비전블리자드와 고용에 대한 협상에 나설 수 있다. 노사 합의 시점이 늦춰진다면 MS 엑스박스 사업부를 상대로 협상하게 될 수도 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MS의 엑스박스 사업 수장인 필 스펜서 MS게이밍 CEO는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 계약이 마무리되면 레이븐소프트웨어의 노조를 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MS의 접근 방식은 노조 결성을 반대해 온 빅테크 기업 아마존과 상반된 것으로 평가된다. 또 다른 온라인 미디어 긱와이어 보도에 따르면 MS의 노동자 권리 존중 방침이 아마존과 같은 다른 기업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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