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90일] 尹정부 첫 시험대 6·1 지방선거...핵심 장면 ①∼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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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기자
입력 2022-06-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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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오전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크루즈 부두에서 열린 제27회 바다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불과 0.73%포인트 표차로 승패가 갈렸던 3·9 대통령 선거 정국이 1일 마침내 마무리됐다. 여야는 6·1 지방선거를 사실상 '대선 연장전'으로 정의하고 총력전을 펼쳤다. '지방선거 승리로 정권교체 완성'을 기대하는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 독주 견제'를 내세운 더불어민주당이 정면 충돌했다.
 
지난 대선 이후 고작 84일 만에 치른 선거이기에 유권자 지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유권자 표심을 움직인 것은 석 달 남짓한 기간에 여야 정치권이 국민들에게 보여준 다양한 모습일 것이다. 그 결정적인 장면들을 모아봤다.
 
①尹 불안한 시작···대통령실 이전‧인사 논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시작은 불안했다. 윤 당선인은 당선 11일 만인 3월 20일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며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전격 발표했다. 그러나 당초 '광화문 시대'를 공약했던 만큼 '불통‧졸속' 논란이 불거졌다. 여기에 청와대가 '안보 공백'을 이유로 제동을 걸면서 정권 이양기 '신구 권력 충돌'로 사태는 악화됐다.
 
윤석열 정부 1기 대통령실 참모와 내각 인사에서도 논란이 발생했다. 윤 당선인 측은 "남녀, 지역 상관없이 최고 실력을 갖춘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겠다"는 이른바 '능력주의' 인사 원칙을 내세웠다. 그러나 그 결과는 '서육남(서울대·60대·남자)' '쓴또쓴(쓴 사람 또 쓴다)' 논란이었다. 대선 후보 시절 약속했던 '30대 장관'은 나오지 않았고, '윤석열‧안철수 공동정부' 취지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그 결과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당선인을 향한 국민의 국정수행 기대치는 50%대에 그쳤다. 역대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70~80%대 기대치를 받은 것에 비하면 크게 저조한 결과다. '취임덕(취임+레임덕)'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②野 연속 '헛발질'···검수완박에 인사청문회까지
 
윤 당선인 측의 불안한 시작을 덮어준 것은 민주당의 연속된 헛발질이었다. 대선 패배 직후 '졌잘싸(졌지만 잘싸웠다)' 분위기에 휩싸인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임기 내 검찰 개혁을 완수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강행이다. 그러나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은 물론 진보 진영 내부에서도 "충분한 논의와 협의를 거쳐 추진해야 한다"며 반대 목소리가 컸고, 이는 국민 지지도 하락으로 직결됐다.
 
통상 야당이 주도권을 쥐는 국회 인사청문회도 매끄럽지 않았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등을 검증 과정에서 낙마시킨 성과는 있었다.
 
그러나 국민적 관심이 집중됐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의 실수만 부각됐다. '이모 교수'를 '이모(姨母)'로, '한**(한국3M)'을 한동훈 장관 자녀로 오인하고 질문하는 민주당 의원들 모습은 국민들에게 비웃음을 샀고, 한 장관의 정치적 체급만 키워줬다.
 
③尹대통령 공식 취임과 '지지율 상승세'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5월 10일 공식 취임한 뒤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탔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국가기념일 행사인 5·18 광주민주화운동 42주기 기념식에 참석해 '국민 통합' 의지를 밝혔다. 또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경제안보 등을 포함한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격상시키며 국민의 호응을 얻었다.
 
강인선 대통령비서실 대변인은 민주당이 윤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신청한 것에 "윤 대통령은 본인이 영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지만 여권 내 윤 대통령 영향력도 커졌다는 평가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을 주도하고 있고, 6·1 지방선거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서 이른바 '윤심(윤 대통령 마음)' 후보들이 대거 승리를 거뒀다. 특히 경기지사 후보 결정 과정에서 ‘대권주자’ 유승민 전 의원이 ‘당선인 대변인’ 김은혜 전 의원에게 패배한 것은 윤 대통령의 당 장악력을 여실히 드러내는 장면으로 꼽힌다.
 
④이재명 조기 등판···'86 용퇴론'으로 흔들
 
여권이 윤 대통령 중심으로 전열을 가다듬고 지방선거에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자 민주당은 이재명 상임고문 조기 등판 카드로 맞불을 놨다. '반윤석열' 세력을 결집시키고 민주당을 이끌어 지방선거를 맞이할 리더십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상임고문은 5월 8일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정치에 복귀했고, 당 총괄선대위원장직도 맡았다. 그는 "당이 처한 어려움과 위태로운 지방선거 상황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다"며 "제 모든 것을 던져 인천부터 승리하고 전국 과반 승리를 이끌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러나 이 고문의 조기 등판은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계양을 선거 여론조사에서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와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하면서 전국 선거 지원은커녕 지역에 발목을 잡혔다. 여기에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선거 막판 제기한 '86용퇴론'은 당내 분란만 만들었다.
 
⑤김동연‧김은혜 격돌···"명심이냐 윤심이냐"
 
이번 지방선거를 상징하는 곳은 경기도였다. 단순히 광역단체장 1곳을 확보한다는 의미를 넘어 전체 선거 승패를 규정할 수도 있는 핵심 승부처로 평가됐다. 특히 '명심(이재명)'을 대표하는 김동연 민주당 후보, '윤심(윤석열)'을 대표하는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으면서 더 치열한 대결이 이어졌다.
 
김동연 후보는 '능력 있는 일꾼'을 자처하고 "오직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만을 바라본 김동연이 어떤 환경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표로 보여 달라"며 "아무리 대통령이 직접 내리꽂은 특권층의 대변자라도, 집권여당이 온갖 편법을 동원해 지원해줘도 국민 뜻에 어긋나면 소용없다는 당연한 진리가 살아 있음을 보여 달라"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
 
김은혜 후보는 '집권여당의 힘 있는 후보'임을 자신하고 "중앙정부와 서울시·경기도의 원팀 후보다. 진정으로 경기도민을 위해 일하겠다"며 "서울 집값이 비싸서 경기도로 오는 것이 아니라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이 되어 누구나 오고 싶어하는 경기도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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