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금융기상도] ①은행 펀더멘털 '매우 맑음'…글로벌 금리 상승 '기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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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근 기자
입력 2022-05-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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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플레와 전쟁…"상승 금리=銀 최대 순익" 공식

  • 2Q 실적발표 직후 은행株 주가상승률 다소 둔화

  • 업계 "주주친화 노력, 경기침체 약화여부 관건"

순이자마진 극대화로 은행권 하반기 업황이 호조세를 보일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창구에서 한 고객이 대출 상담을 받는 모습 [사진=우리은행]

[이코노믹데일리] 올 하반기 은행권 업황 기상도는 '매우 맑음'으로 전망된다. 장밋빛 관측의 핵심 근거를 키워드로 요약하자면 '코로나19 지원 부채 경감', '본격 금리 상승기', '순이자마진(NIM) 극대화' 등이다. 먼저 앤데믹(풍토병화) 기조 속 정부가 주도한 대출만기 연장·이자상환 유예 조치가 3분기 마무리되면서 그간 쌓아온 충당금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따른다. 

특히 미국발(發) 글로벌 기준금리의 잇단 인상은 국내 은행권 순이익 상승의 기폭제로 작용한다. 미국을 시작으로 연쇄적으로 나타나는 시장금리 상승은 예대금리차(예금-대출 금리 차이)를 더욱 벌려 은행권 역대급 이자이익의 1등 공신이 되고 있다. 다만 하반기 은행주 주가 상승률은 다소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 기준금리 2.5% 가능성…은행권 "즐거운 비명"

금융투자업계가 30일 예측한 은행권 NIM은 글로벌 금리 상승 전환 이후, 작년의 경우 연간 4bp(1bp·베이시스포인트=0.01%포인트) 상승에 그쳤으나 올해는 연말까지 16bp 초과를 예상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들어 한 번에 50bp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른바 '빅스텝'을 밟은 데 이어 하반기 들어 추가 빅스텝, 더 나아가 75bp까지 끌어올리는 '자이언트스텝' 가능성도 점쳐지기 때문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한은 금통위)의 선제대응 시계도 빨라지는 양상이다.

실제 15년 만에 한은 금통위가 처음으로 두 달 연속 '베이비스텝'인 25bp씩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이 현실화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 26일 첫 금통위를 주재하며 강조한 연말 예상 금리 연(年) 2.25%~2.5% 수준은 더 이상 허상이 아니라는 해석이다. "최대 2.5% 연말 기준금리가 합리적"이라고 언급한 이 총재는 통화긴축을 선호하는 '매파'적 성향을 명확히 했다.

이런 한은 금통위의 매파적 행보는 바로 다음 회의가 열릴 7, 8월에도 유지될 공산이 크다. 현재 1.75%를 형성한 기준금리가 25bp씩 계속 오른다면 2.5% 수준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은이 치솟는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상승이라는 방패를 꺼내며 사실상 인플레와의 전쟁을 선포한 만큼 물가 상승 속 경기침체를 의미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결국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를 맞은 시점에서 즐거운 비명을 지를 곳은 은행뿐이다. 금리 상승이 곧 은행권 최대 순익을 보장하는 공식이 된 셈이다. 금리 상승은 일차적으로 NIM을 개선하고 은행 이자이익을 급증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은행권 대표적인 대출 영역인 주택담보대출(주담대)만 봐도 하반기 들어서는 연 7%대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준 주요 시중은행 고정형 상단이 연 6.4%대를 기록하는 것을 볼 때, 7% 달성 시기가 임박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은행이 이자이익을 역대급으로 챙기는 동안 차주(돈을 빌린 사람)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은행들은 잇단 수신(예·적금) 상품 금리 인상에 나섰으나 자금조달 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대출 금리를 올려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고정(혼합)형 주담대 금리의 경우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기준 연 4.16~6.41%, 변동형은 3.55~5.25% 수준을 보이고 있는데, 하반기에는 하단과 상단 모두 크게 오를 전망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직은 은행권 기초체력(펀더멘털)이 매우 양호하지만 이익증가율은 점차 둔화할 수 있다"며 "금리 상승으로 이자이익은 많이 늘어나는 반면 대손비용은 억제되는 국면이었지만 이런 형국은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건전성 타격 시 투자심리 위축…채무 불이행도 경계 대상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은행권 주식을 둘러싼 투자심리의 경우 건전성 지표에 따라 유동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 추가 충당금과 직결하는 건전성 지표가 악화한다면 투자심리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최 연구원은 "하반기 은행주 주가상승률 역시 점차 둔화할 수 있다"며 "6, 7월 중 미 연준의 빅스텝 단행 이후와 함께 은행권 주주친화 노력, 경기침에 추려 약화 여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그는 2분기 실적 발표 직후인 7월을 기점으로 은행주의 주가상승률 둔화가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도 은행주 투자 여부를 놓고 '중립'을 유지했다. 서 연구원이 주목한 것은 윤석열 정부의 새 금융당국 기치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이전 정부처럼 새 정부 역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양호한 은행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그는 "하반기 은행 실적과 주가, 정부 정책과 기준금리 인상 속도, 원화가치 변동 등 금융 환경 변화에 따라 (투자 여부의) 변동성을 보일 전망"이라며 은행 수익성의 부정적 요인으로는 다음과 같은 사례를 지목했다. 

서 연구원이 그린 시나리오는 △변동금리 대출→안심전환 대출 전환 시, 은행 대출의 정부 대출 전환 등으로 인해 이익 감소 요인 △금융 안정 위험 완화를 위한 충당금 추가 적립 시, 은행 수익성 둔화 요인 △은행 원화 유동성 위험 완화를 위한 예금 규제 강화 시, 장기 조달 비중 확대 방식의 규제 및 은행 NIM 악화 요인 등이다.

차주의 채무 불이행 위험도 은행권이 경계하는 요소로 꼽힌다. 무엇보다 대표적인 대출 규제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관련해 과다 차주의 원리금 상환 부담은 이전보다 더 큰 폭으로 늘 것이 분명하다. 서 연구원은 "대출자 이자 부담이 급증하면서 채무 불이행 위험이 증가할 경우 은행들의 대출 태도 역시 보수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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