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초 현대중공업그룹으로 인수·합병(M&A)이 무산된 이후 3개월 만에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최근 실적 악화로 자본이 줄어든 상황에서 일감만 늘어나면서 부채가 늘어난 탓이다. 향후 재매각이 예정된 상황에서 재무구조가 지속적으로 악화될 경우 새로운 주인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지난 3월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523.2%로 지난해 말 379%에서 3개월 만에 144.2%포인트 악화됐다. 지난해 3월 말 175.6% 대비 1년 만에 347.5%포인트 나빠진 수준이다.

이는 분식회계 사건의 영향이 남았던 2017년 3월 이후 5년 만의 최대치다. 2016년 말 2184.7% 수준을 기록했던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이듬해 6월부터 200%대 수준으로 안정됐다. 이후 현대중공업그룹이 인수 의사를 밝히는 등의 긍정적 신호로 2020년 말에는 167%까지 개선됐다. 그러나 최근 부채비율이 급격히 악화됐다.

부채비율 악화는 우선 최근 실적 악화로 자본이 줄어든 영향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자본총계는 2조2176억원에서 1조7266억원으로 3개월 만에 22.14%(4910억원) 줄었다. 이는 지난해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1조7546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탓이다.

반면 같은 기간 부채총계는 8조4056억원에서 9조327억원으로 7.46%(6271억원) 늘었다. 올해 1분기 수주 호조로 선수금만 받고서 만들고 있는 선박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조선사가 받는 선수금에 가까운 계약부채도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채 규모 증가를 마냥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 다만 향후 선박을 인도하고 제대로 수익성을 낼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규모 부채가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조선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의 재무구조 악화가 M&A 무산과 연관이 깊다는 진단이다. 올해 1월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은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불승인했다. 이후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를 포기했다.

인수가 무산되면서 대우조선해양은 M&A 이후 예정됐던 1조5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M&A가 순조롭게 마무리됐다면 대규모 자본확충으로 오히려 부채비율 개선을 기대할 수 있었음을 감안하면 매우 큰 변수가 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대우조선해양이 조만간 재매각 절차를 밟아야 하는 상황에서 재무구조 악화로 매물로서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KDB산업은행으로부터 경영 컨설팅을 받고 있으며, 이후 재매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국내 조선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그룹이 제외된 상황에서 마땅한 원매자가 있을지 확실치 않다. 최근 몇 년 동안 침체됐던 조선업황이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호재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데다 올해도 적자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재무구조까지 악화된다면 더욱 새로운 주인을 찾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선박 수주가 잘 되고 있지만 일감이 수익으로 되돌아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반면 급등한 원자재 가격은 바로 부담이 되고 있다"며 "모든 조선사가 마찬가지이나 다시 M&A 시장에 나서야 하는 대우조선해양은 특히 부채비율 악화가 크게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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