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수단인가 경찰인가...루나 사태, 수사권부터 '난관 봉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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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지 기자
입력 2022-05-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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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변호사들이 지난 19일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합수단) 1호 수사로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 폭락 사건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합수단은 여전히 루나 사건이 검찰의 수사 영역이 맞는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실시된 검경 수사권 조정 때문에 루나 사태 수사 착수 시기가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최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가법)상 사기와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고발된 루나와 테라USD(UST) 발행사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사건을 합수단에 배당했다.
 
그러나 합수단은 루나 사건을 검찰이 수사하는 게 맞는지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건이 검찰과 경찰 수사 영역에 동시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특경가법상 사기 규모가 5억원을 넘으면 검찰, 넘지 않으면 경찰이 수사해야 한다. 유사수신행위 수사는 경찰 담당이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크게 3가지 죄명에 대한 수사권이 섞여 있다"며 "특경가법상 사기는 5억원 이상이면 합수단 영역이지만 5억원 이하와 유사수신행위는 경찰 수사 영역"이라고 말했다. 합수단은 통상 수사권이 섞여 있을 때 사건을 경찰에 보냈다고 한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루나 사건이 수사권 조정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과 협력해 수사하는 합수단이 '증권성'을 인정받지 못한 가상화폐에 대한 수사권이 있는지, 코인 분야 수사 전문성은 합수단과 경찰 중 누가 선점할 것인지 등 바뀐 사법체계 때문에 혼선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은성 변호사(법무법인 미래로)는 "루나 사태가 우리 사법 체계에서 큰 리딩 케이스(leading case)가 될 것 같다"며 "합수단이 발족하자마자 공교롭게도 증권성 인정 여부가 애매한 가상화폐에 대해 수사에 착수할지 결정해야 하는 큰 과제가 주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사권을 누가 갖는지 검토하는 시간이 지연될수록 실체적 진실 규명은 더뎌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전 정권의 무리한 검찰 개혁이 향후에도 대형 사건 수사 효율성을 저해하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를 제기한다.

최진녕 변호사(법무법인 CK)는 "검경 수사권 조정이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진 것인지 바로 이번 사태를 통해 드러나는 것"이라며 "고소·고발이 들어오면 곧바로 대응해야 하는데 수사가 지연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테라폼랩스는 스테이블코인인 테라와 루나를 알고리즘으로 연동해 운영하는 회사로, 기본 통화인 루나 공급량을 조절하고 테라 1개 가치를 1달러에 맞추는 알고리즘을 채택해 코인을 발행했다. 이들은 최대 20% 이율을 약속하는 방식으로 투자자들을 모았다.

그런데 테라 가격이 1달러 아래로 내려가자 한때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 6위였던 루나 가치도 폭락했다. 테라폼랩스 해산으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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