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 한전, 부동산 팔고 해외사업 구조조정 나선다

18일 '전력그룹사 비상대책위원회' 열어

1분기만 8조 영업손…매각 등으로 6조 확보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 '전력그룹사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5.18. [사진=한국전력공사 ]

올해 1분기에만 8조원 상당 영업손실을 낸 한국전력공사가 해외 발전소와 국내 부동산 매각에 나선다. 심각한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한 조처다.

18일 한전에 따르면 전력그룹사 사장단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전력그룹사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회의에는 한전을 비롯해 한국수력원자력·한국남동발전·한국중부발전·한국서부발전·한국동서발전·한국남부발전·한국전력기술·한전KPS·한전원자력연료·한전KDN이 참석했다.

전력그룹사는 6조원 이상 재무개선을 목표로 발전연료 공동 구매를 늘리고, 해외 발전소·국내 자산 매각 등에 나서기로 했다.

한전은 발전사의 유연탄 공동 구매 확대와 발전연료 도입선 다변화 등으로 연료비를 절감하기로 했다. 장기 계약 선박 이용을 늘려 발전사 간 물량 교환을 통해 수송 비용과 체선료 등을 줄일 방침이다.

구조조정도 단행한다. 한전은 공공성 유지를 위한 최소 지분만 남기고 자회사 지분 대부분을 매각해 8000억원을 확보할 방침이다. 우선 한전기술 지분 중 일부(14.77%)를 매각해 4000억원을 확보하고, 한전KDN 등 비상장 자회사 지분은 정부와 협의해 상장 후 매각을 추진한다. 한국전기차충전 지분은 즉시 팔 예정이다.

국내 특수목적법인(SPC)은 경영 진단 후 효율화 과정을 거치거나 매각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매각 가능한 모든 부동산을 매각한다'는 원칙 아래 보유 부동산을 조기 매각해 7000억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즉시 매각 대상은 의정부 변전소 부지 등 한전이 보유한 3000억원 규모 부동산 15곳과 그룹사가 보유한 1000억원 상당 부동산 10곳이다. 다른 부동산도 추가 매각을 추진한다.

해외 사업도 재편한다. 현재 운영·건설 중인 모든 해외 석탄발전소를 팔아 총 1조9000억원을 확보한다. 올해 안에 필리핀 현지 전력회사(SPC)와 함께 세부 지역에 구축한 화력발전소, 중부발전이 추진 중인 미국 태양광 사업 등을 매각할 계획이다. 다른 해외 석탄발전소도 단계적으로 철수를 추진하고, 일부 가스 발전사업도 매각을 검토하기로 했다.

전력 공급과 안전경영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투자 사업 시기는 조정하고, 경상경비는 30% 줄이는 등 강도 높은 긴축경영에도 나선다.

한전은 "전력그룹사는 전기요금 부담 완화 등 국민 편익이 증진될 수 있게 경영 전반의 과감한 혁신을 단행할 계획"이라며 "현재 위기 상황을 그간 해결하지 못한 구조적·제도적 문제들을 해결할 기회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