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 확보를 위해 러시아 외환보유자산을 압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조셉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9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자산을 테러 희생자에 대한 배상과 인도주의적 활동을 위한 자금으로 사용했던 사례를 들면서, 러시아가 보유하고 있는 외환을 우크라이나 피해 복구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에 동결된 아프가니스탄 중앙은행의 자산 70억 달러(약 8조9124억원) 중 절반인 35억 달러를 9·11 테러 희생자 유족에게 배상금으로 지급했으며, 나머지 절반은 아프간 주민을 위한 인도주의 기금으로 썼다. 

보렐 대표는 “이같은 제안은 매우 논리적이다"라면서 “우리는 자금을 가지고 있으며,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자산을 사용하는 것이 허용된다면 러시아 자산을 사용하는 것도 문제 없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서방에서는 러시아가 이번 침공으로 입혔던 손해를 책임지도록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재건 비용이 수천억 유로에 달할 수 있으며 유럽이 상당한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전쟁 초기 EU와 동맹국은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 자금을 제재를 통해 동결한 바 있다. 지난 3월 러시아는 외환과 금 등으로 이뤄진 6000억 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 중 3000억 달러가 동결됐다고 밝힌 바 있다.  EU 관계자들은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을 우크라이나 재건에 사용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논의해 왔지만, 아직 구체적인 정책안은 나오지 않았다.

러시아는 이 같은 동결 조치를 해제하기 위해 법적 조치 준비에 나서고 있다. 엘비나 나비율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5일 자국 내 러시아 외환보유액을 동결한 미국과 영국, EU를 포함한 서방 국가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자금을 마련을 위해서는 다양한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올리가르히’(신흥재벌) 자산을 몰수해 우크라이나 재건에 사용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다. 그러나 FT는 '"자산 몰수는 범죄 유죄 판결 후 때때로 가능한 경우가 있지만, 제재를 받았다는 이유로 자산을 몰수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앞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동결된 러시아 외환보유고 사용은 가볍게 결정할 일이 아니며, 동맹국들과의 협력 하에 이뤄져야 하는 일이라고 답했다. 또 옐런 장관은 미국 내 법안 통과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군인들이 지난 7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전승절 77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 리허설에 참석해 행진을 펼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이것은 테이블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적 문제 중 하나입니다. 누가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을 지불할 것입니까?" 보렐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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