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 엔저에도 정책변화 없을 듯"…인플레이션 전망은 상향 조정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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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기자
입력 2022-04-2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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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BOJ)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포기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달러·엔 환율이 달러당 129엔까지 오르며 일본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 20여년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미국이 공격적인 긴축에 나서고 있음에도 일본은 저금리를 통한 부양책을 유지하며 양국간 금리차가 확대된 탓이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여론조사에 참가한 분석가 45명 중 약 89%는 다음주 회의에서 일본은행이 기준금리와 자산 매입 관련 정책을 변경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일본은행이 긴축 정책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전망한 비율은 11%에 그쳤다.

한편, 올해 중에 일본은행이 높은 에너지 가격으로 인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세)이나 급락하는 엔화 가치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지난 3월의 19%에서 두 배 이상 늘어 거의 절반인 45%를 기록했다. 다음주 회의에서 정책이 변경될 가능성은 낮지만, 올해 중에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그간 엔화 가치 약화를 통해 경기 둔화 위기를 이겨낸다는 방침을 이어 왔다. 최근 달러·엔 환율이 달러당 129엔까지 오르며 엔화 가치가 폭락한 가운데 이에 대한 우려를 잠시 표시했지만 취약한 경기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는 바꾸지 않았다. 

앞서 19일 엔화 하락세가 지나치게 가파르다는 우려가 확대된 가운데 구로다 총재는 중의원 결산행정감시위원회에 출석해 "상당히 급속한 환율 변동"이라며 "과도한 변동이 경제에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 역시 "외환시장의 움직임에 강한 경계심을 갖고 감시하고 있다"며 급격한 엔화 가치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일본은행은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가 허용 상한선 0.25% 가까이 오른 가운데 10년물 국채를 무제한으로 사들이겠다고 밝히며 국채 금리 방어에 나섰다. 일본 경제매체 니혼게이자이(닛케이)는 일본은행이 20일 국채 무제한 매입을 실시해 2251억 엔(약 2조1656억원) 어치의 10년물 국채를 사들였다고 말했다. 이후 일본은행은 21~26일에도 국채 매입을 통해 완화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엔 가치가 하락해 달러 대비 130엔 이상을 기록할 경우 일본은행이 정책 변경을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직접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전문가들 중 81%는 직접적인 개입이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낮거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분기별 전망 보고서에서 상향 조정될 수 있다고 전망됐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일본은행이 2022회계연도(2022년 4월부터 2023년 3월) 기준 물가 상승률을 지난 1월의 1.1%에서 1.5~1.9%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사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올해 물가 상승률을 1.7%, 내년 물가 상승률을 1.2%로 전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수급이 불안정해지며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일시적으로 2%를 기록할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월 조사에 참가한 경제학자들 중 84%는 올해 중 인플레이션이 2%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거나,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3월 조사의 44%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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