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임주의·평등·명확성원칙, 헌재 판례 토대로 위헌 여부 판단"

곽영길 아주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법조공약 평가 토론회 : ①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헌법적 검토'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은 입법 단계부터 헌법상 '명확성·비례성·책임주의 원칙'을 위반했다며 위헌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산업재해 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대리하는 국내 주요 로펌들은 중대재해처벌법으로 기소될 경우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하려고 준비하는 상황이다. 

아주경제와 서울지방변호사회, 한국헌법학회 공동주최로 21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헌법적 검토' 공동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이황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헌법상 '책임주의·평등·명확성 원칙'을 들며 "중대재해처벌법이 위헌성이 명백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재계에선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책임주의' 위반이라는 견해가 많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르면 경영 책임자 등은 중대재해 발생이라는 결과에 대해 '무과실적인' 책임을 지는 게 아니라, 그가 이행해야 할 의무 위반으로 발생한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진다. 

그러나 경영책임자 등이 여러 명이라면 책임 소재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경영책임자라는 이유로 모든 책임을 지게 한다면, 어떤 업무에서라도 재해가 발생하면 처벌돼 '책임주의' 위반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교수는 "이 경우에도 법률 해석을 통해 적절한 범위의 대상을 설정하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법인에 대한 양벌조항이 법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비판도 적잖다. 중대재해처벌법 제7조와 11조는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법인 또는 기관에 대해 벌금형을 부과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같은 조항에서 법인 또는 기관이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한 경우는 예외로 두고 있다. 

이 교수는 이 경우에도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 위반행위 관련한 양벌조항에 대한 헌재 판례를 들며 "결과 발생에 한해 고유한 책임이 없는 법인은 형벌의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법상 양벌조항은 책임주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봤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법정형은 1년 이상의 징역이다. 선고형의 범위는 하한 1년, 상한 30년이다. 일각에서는 형벌이 지나치게 높아 '책임과 형벌의 비례성에 위반' 된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 교수는 "법관이 합당하게 형벌을 부과할 수 있도록 법정형이 범위 설정된 것"이라며 "벌금형도 가능하고, 징역형도 1년 이상으로 돼 있다"고 '책임과 형벌의 비례원칙'에 위반될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앞으로 일어날 중대재해가 어느 정도 대규모 인명피해를 야기할지, 기업 측은 안전 의무를 얼마나 위반한 것인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이 교수는 "중대재해처벌법 입법 인식에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며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처벌 조항의 상한을 높게 설정할 필요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교수는 "중대재해처벌법의 법정형 상한 존재가 높은 형량의 선고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법정형의 상한이 아무리 높아도 충분한 하한이 보장될 때에는 해당 범죄의 죄질에 맞는 형량을 결정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교수는 "법관의 양형 판단을 통해 충분히 보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교수는 "(평등 원칙과 명확성 원칙을 포함해) 그간 헌법재판소가 선고해 온 판례들을 볼 때, 중대재해처벌법이 위헌성이 명백하거나 매우 짙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일부 표현은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될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논의는 계속 필요하며, 헌재 결정으로 종결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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