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 가치 추가로 하락...달러당 129엔까지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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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기자
입력 2022-04-2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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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의 달러화 대비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미국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세) 대응을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선 반면, 일본이 완화 정책을 유지하자 투자자들은 엔화 매도를 서두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외환시장에서 일본 달러·엔 환율은 일시적으로 달러당 129엔까지 올라갔다고 일본 경제매체 니혼게이자이(닛케이)는 보도했다. 2002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엔화 가치 급락의 이유로는 미국과 일본 간 금리차가 지목되고 있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한때 2.94%까지 치솟았다. 0.25%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와는 큰 차이가 난다.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할 수 있다고 언급한 가운데 계속해서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 18일 연준 내에서 대표적인 매파로 꼽히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3.5%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며, 75bp(1bp=0.01%p)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시장 투자자들 역시 이에 호응했다. 19일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올해 5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가능성은 93.2%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달 18일 기록한 43.9%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반면, 일본은행은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며 10년물 국채 금리 상한을 0.25%로 정하고, 이 수준 이상으로 금리가 오르게 될 경우 국채를 무제한으로 사들이고 있다. 

엔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일본이 미국처럼 긴축 정책으로 돌아서 금리를 높일 필요가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책 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과 달리 경기 회복 속도가 느릴 뿐더러, 이미 막대한 규모로 커진 국채 상환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장 투자자들은 당국의 구두 개입에도 시큰둥한 모습을 보였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와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이 18일 엔저 기조에 대한 부정적 측면을 언급하며 견해를 수정했지만, 일본은행이 정책을 수정하기보다는 기껏해야 엔화 가치 하락 속도를 늦추는 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외환중개업체 XM의 마리오스 하지키리아코스 선임 투자 분석가는 노트에서 "엔화 가치를 높이기 위해 외환 개입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확대되고 있지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에 밝혔다. 그는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은 자국 통화를 약화시키는 데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은 엔화 가치를 높이기 위해 혼자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직 일본 당국은 최근의 엔저 흐름을 무질서하다고 언급하지도 않았다"며 "외환 개입을 시사하기엔 이르다"고 덧붙였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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