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안전한 건설현장 경영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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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열 안전보건공단 경기서부지사 건설안전부장
입력 2022-04-2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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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병열 건설안전본부장]

2020년 1월 국내 코로나 최초 확진자 발생을 시작으로 길고 길었던 코로나 펜데믹이라는 어둠과 같은 기나긴 터널 속에서도 꿋꿋하게 산업현장을 지키며 일궈낸 산업역군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이제는 다시금 새롭게 써내려갈 새로운 정부가 출범할 예정이고 새로운 정부 또한 안전에 있어서는 자유롭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지난해 산업재해 사고성 사망자는 역대 최저로 둔화됐으나 사고사망 근로자수는 828명이고, 건설업 사고성 사망자는 417명으로 여전히 건설업이 재해발생 위험도가 높은 직업군이 되고 있어, 건설현장은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건설현장은 공사기간이 정해져 있고, 작업공정이 다양하고 복잡하며 순간적인 판단착오나 잘못된 행동이 즉시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느 산업현장 보다 안전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더욱 필요한 곳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더불어 금년도부터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더불어 광주화정동 붕괴사고 등 대형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산업현장에서도 무수한 변화가 요구되고 있는 사회적 변화를 체감하게 하고 있습니다.
 
건설현장의 재해예방활동은 이러한 변화된 사회적 요구를 충족하는 안전활동으로 발전해야하기에 몇 가지 제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금년도에는 중대재해처벌법 등 사회적으로 요구하는 영향을 받은 안전보건환경 여건이 크게 변화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건설현장의 사고를 줄이기 위해 기업의 안전보건에 대한 인식개선이 크게 변화할 것이고 안전보건에 대한 투자 촉진을 요구하는 정부정책 및 규제도 강화될 것입니다.

따라서, 외부 통제나 감독을 회피하는 소극적인 안전보건관리 보다는 자율, 책임, 규범준수를 정착시키기 위한 적극적 전략이 필요하게 됐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안전보건경영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최고경영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의지와 분명한 안전보건 목표와 방향이 설정됐을 때 안전보건에 대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의 제언에 관점을 두고 안전보건경영에 임하기를 부탁드립니다.

첫째, 나쁜 사고 근절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나쁜 사고란 인명, 재산상 손실이 막대한 사고,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거나 막을 수 있는 사고를 유발한 것을 말합니다. 즉 사망, 중상해 사고 및 재난성 사고가 이 범주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부의 안전정책도 여기에 맞춰져 중대재해처벌법을 발효하였고 기업 입장에서도 최근 광주화정동 붕괴사고를 비춰볼 때 이런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인·물적 손실과 기업 존폐가 위기를 맞는 가치저하가 발생하는 등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시대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위험성평가를 기반으로 안전보건경영체계를 실효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둘째, 근로자의 참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과거와 같이 위에서 아래로 전달되는 상명하달식 의사소통으로 이뤄지는 산업현장은 안전을 보장 받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근로자의 참여가 제한되는 현장에서는 근로자가 위험을 감내함으로써 위험요인이 숨겨지고 드러나지 않아 큰 사고로 발전할 위험을 내재하고 있게 됩니다.

따라서 아래로부터 들려오는 참여와 소통의 문화를 통해 감추어지고 쌓여지며 곪아 있는 위험을 노출시켜 함께하는 안전을 통해 건강하고 안전한 건설현장 환경이 유지·증진되도록 해야 합니다.

셋째, 경영층의 안전보건의식을 강화하여야 합니다. 건설현장은 핵심 분야를 제외한 대부분의 공정을 외주화하여 생산 활동을 하고 있으며 최근 대형사고 발생 시마다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위험의 외주화는 이러한 생산방식에 기인한 것입니다.

따라서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에 대한 원청 차원의 총괄안전보건관리가 이뤄져야 합니다. 비용의 제약, 권한의 부족 등으로 자율안전관리를 하기 어려운 하도급 협력업체에 대한 안전관리역량 제고 시 원청의 배려가 필요한데 이는 종국적으로 안전은 물론 생산·품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넷째, 변화에 대응할 안전역량을 갖추어야 합니다. 기업은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변화를 도모해야 합니다. 이럴 때마다 변화로 인한 새로운 유해·위험요인이 축적되고, 복합적인 원인을 가진 사건·사고가 발생 할 위험도가 높아집니다.

이러한 새로운 위험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근원적인 안전보건을 챙길 수 있는 조직과 인적 역량을 갖춰야 합니다. 본사에는 본사 안전조직을 중심으로 핵심역량자원을 육성하고, 현장은 현장책임자를 중심으로 안전역량을 갖춰야 할 것입니다.

다섯째, 안전문화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기업 내에 있는 원가 중시, 의사소통 단절, 왜곡된 소통문화, 안전경시 풍토 등 조직 내 있을 수 있는 나쁜 습관을 좋은 습관으로 바꿔가는 기업풍토 조성으로 조직문화 속에 안전문화릍 녹여 넣어 안착시킴으로써, 절차를 준수하며 안전하게 일하는 것이 생산성이나 품질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 전환이 중요하고 편법이 우선하지 않고 절차적 안전이 우선하는 분위기가 선행될수록 무사고 기업으로 성과를 낼 수가 있습니다.

종합해보건대, 기업의 안전보건에 대한 투자, 정부의 실효성있는 규제 및 제도, 근로자의 안전보건 참여 등 3개 요소가 균형있는 작동이 이루어져 실효성 있는 안전보건관리로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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