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CEO, 트위터 인수 막는 이사회와 온라인 여론전 펼쳐...이사회는 '포이즌필'로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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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기자
입력 2022-04-1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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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소셜미디어 업체 트위터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위해 온라인 여론전에 나섰다. 머스크 CEO는 트위터 지분을 사들이며 이사회 합류를 두고 갈팡질팡한 끝에 트위터에 인수를 제안했다.

머스크는 1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M&A 시도를 막는 트위터 이사회에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트위터 이사회가 트위터 주식을 매우 적게 소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머스크 CEO를 지지한 한 트위터 이용자의 글에 동의하며 "잭(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이 회사를 떠난 이후 트위터 이사회는 거의 이 회사를 소유하지 않고 있다"며 "객관적으로 봤을 때 이사회의 경제적 이익이 주주들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머스크 CEO는 15일에도 "트위터를 주당 54.20달러(약 6만6400원)에 비상장 회사로 만드는 것은 이사회가 아닌 주주들이 결정해야 한다"는 데에 대한 찬반 의사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286만여명에 달하는 트위터 이용자가 설문에 답했으며, 이 중 83.5%가 찬성표를 던졌다.

트위터 지분 9.2%를 사들이며 트위터의 최대 주주로 떠오른 머스크 CEO는 나머지 지분 전부를 1주당 54.20달러에 현금으로 인수하겠다고 제시했다. 총 거래 규모는 약 430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머스크 CEO가 자신을 지지하는 트위터 이용자들을 부추기고 있는 가운데 시장과 트위터 이사회 측은 머스크 CEO의 움직임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트위터의 주가는 머스크 CEO의 M&A 입찰 소식이 전해지자 2% 가까이 하락했다. 머스크 CEO가 소유한 테슬라의 주가 역시 약 3.7% 밀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위터의 주가 약세는 월가가 머스크 CEO의 M&A 시도에 대한 성공 가능성에 대해 크게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라며 "이는 주주들의 불신임 투표나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머스크 CEO가 제시한 가격이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컨설팅업체 라이트셰드 파트너스의 리치 그린필드 애널리스트는 머스크 CEO가 제안한 주당 54.20달러는 트위터 주가의 12개월 최고치보다 26% 낮은 수준이라며 "이사회가 54달러에 기꺼이 트위터를 양보했다면 꽤 놀랐을 것"이라고 FT에 말했다.

트위터 이사회 측도 '포이즌필(poison pill, 독약처방)' 등의 시도를 통해 머스크 CEO의 인수 시도에 반발하고 있다.

트위터 이사회는 15일 머스크 CEO의 인수 시도에 대응해 '포이즌필'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포이즌필은 적대적 M&A 대상이 된 기업이 신주를 대규모로 발행하거나, 적대적 M&A에 나선 측을 제외한 기존 주주들에게 신주를 시가보다 훨씬 싼 값에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미리 부여하는 제도다. 이렇게 하면 기존 주주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들여 경영권 방어를 위한 지분을 늘릴 수 있지만, M&A에 나선 머스크 CEO 측은 지분 확보가 어려워진다.

포이즌필 계획이 시행되면 머스크 CEO 측은 회사의 지분을 사들이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자금을 지출해야 한다. 이론적으로는 적대적 M&A에 나선 측의 자금이 부족해져 M&A가 이뤄지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외신들은 머스크 CEO가 약 2600억 달러의 재산을 소유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트위터 M&A를 둘러싼 이사회와 머스크 CEO 간 갈등 양상은 복잡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정에 정통한 앨런 카펜 기업 변호사는 트위터의 포이즌필 계획은 머스크 CEO가 트위터 지분 15% 이상을 인수할 경우에만 발효된다고 가디언에 지적했다. 그는 "기업의 지분을 과도하게 사들이는 데에 대한 부담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이러한 계획은 역사상 거의 시행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합리적인 구매자라면 고의적으로 15% 이상이라는 임계치를 초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머스크 CEO가 이미 지난 10일 이사진에 합류하게 되며 회사 지분의 14.9% 이상을 취득하는 것이 제한된다며, 이사회에 합류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시장은 트위터 M&A의 향방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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