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준금리 연내 2% 도달 시 국내 GDP 0.77%p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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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2-04-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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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준금리 1%p 인상에 대한 국내 변수 반응 [사진=IBK경제연구소]

다음달 미국이 제로금리 시대를 마감하고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 같은 통화 긴축 움직임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GDP(국내총생산) 하락 등 국내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고공행진 중인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인 BOC는 2000년 5월 이후 22년 만에 기준금리를 0.5%에서 1.0%로 0.5%포인트 올렸다.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도 기준금리를 1.0%에서 1.5%로 0.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 같은 중앙은행들의 움직임 속 세간의 관심이 가장 높은 곳은 바로 기축통화를 보유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다. 미 연준은 지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높여 제로금리를 종료했고 남은 회의에서도 기준금리 연속 인상을 시사했다. 특히 다음달 3~4일(현지시간) 열리는 FOMC 회의에서는 0.5%포인트를 높이는 '빅스텝'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미국에서도 통화 긴축에 대한 목소리가 여느 때보다 높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5월과 6월, 7월 회의에서 연달아 0.5%포인트씩 인상하는 빅스텝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한발 더 나아가 "연말까지 금리를 3.5%로 올릴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시카고 연준의 찰스 에반스 총재 역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과 관련해 "검토할 가치가 있고 어쩌면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중립금리가 2.25% 또는 2.5% 수준일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0.25~0.50%로 2.25~2.5%로 상향하기 위해서는 향후 남은 6차례 회의 중 2차례에 걸쳐 빅스텝을 밟아야 한다.

미국의 이 같은 긴축 움직임 역시 물가 안정을 위한 것이다. 최근 발표된 3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5%로 1981년 12월 이후 4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이 같은 물가 상승은 에너지 및 식료품 가격 급등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미국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미국 경제가 강한 인플레이션 압력에 노출돼 있음을 재차 확인시켜주는 동시에 미 연준의 상반기 빅스텝 기조를 충분히 뒷받침해주는 물가 지표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 연준이 이처럼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방향을 틀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경제에 미칠 여파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IBK기업은행 산하 IBK경제연구소는 미 연준이 올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계획대로 2%까지 올리면 내년 1분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은 0.77% 감소하는 반면 단기금리는 0.14%포인트, 원달러 환율은 0.76%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IBK기업은행 산하 IBK경제연구소는 '미 기준금리 인상 및 유가 상승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미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으로 인해 한국의 실질 GDP와 주가는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 단기금리는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세계 GDP의 90%를 차지하는 30개 국가를 포함해 거시경제 변수의 관계를 바탕으로 국가별 또는 세계적인 경제 충격의 파급효과 분석이 가능한 GVAR 모형을 활용한 결과다.

이 같은 움직임은 거시경제나 지표뿐 아니라 제조업 내 특정 산업군에도 타격을 미칠 여지가 높다. 연구소가 분석한 미국 금리 상승(1%포인트 인상)에 따른 취약산업군 순위를 살펴보면 정밀기기 부문이 4분기 후 생산규모가 3%포인트 악화돼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분석됐다.

그 뒤를 이어 △고무 및 플라스틱 제품(-2.55%) △자동차 및 트레일러(-2.34%) △가죽, 가방 및 신발(-1.89%) △가구(-1.83%)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1.81) △인쇄 및 기록매체 복제업(-1.63%) △종이제품(-1.52%) △기타기계 및 장비(-1.31%) △비금속 광물제품(-1.12%) △전기장비(-1.06%) △의복, 액세서리 및 모피제품(-0.68%) 순으로 파악됐다.

또한 국제 유가 상승의 경우 1분기 배럴당 평균 101달러에서 2분기 116달러(미국 에너지정보청 예상치)로 오르면 우리나라 GDP는 0.59% 줄고 소비자물가는 2.23%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4분기 후 생산변화에 직격탄을 입을 것으로 분석된 주요 업권은 △인쇄 및 기록매체 복제업 △가구 △통신기계 △정밀기기 △섬유제품 △가죽, 가방 및 신발 △고무 및 플라스틱 제품 △목재 및 나무제품 △전기장비 등 순이었다.

특히 이번 이슈로 생산이 급감하는 상위 13개 산업 중 10개가 동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IBK연구소 측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정밀기기와 고무 및 플라스틱, 자동차 생산 등이 급감하고 유가 상승으로는 인쇄 및 기록매체 생산 등이 큰 폭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며 "가구의 경우 실제 금리 인상과 유가 상승으로 1년 내 생산이 각각 0.46%, 2.95%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고 봤다. 

이에 연구소 측은 미 기준금리 인상과 글로벌 유가상승은 국내 거시경제와 산업생산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구소 측은 "미 기준금리 인상의 부정적 파급효과를 축소하기 위해 선제적이고 안정적인 통화정책의 실행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유가 상승에 대해서는 "원유의 안정적 공급망 확장 및 에너지 이용 효율성 제고를 위한 경제·산업구조 개선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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