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와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가계대출이 넉 달 연속으로 감소했다. 시중은행이 금리 인하 등 대출 영업을 강화했지만 역부족이었다. 4개월 연속 가계대출이 감소한 것은 2004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중 은행권 가계대출은 1조원 감소했다. 전월 기록한 2000억원보다 감소폭이 커졌다. 전년 동월에는 6조5000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감소는 기타대출(-3조1000억원)이 견인했다. 한은은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관리, 대출금리 상승, 주택시장 부진 등의 영향이 이어지면서 신용대출 중심으로 감소폭이 확대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4개월 연속 가계대출 잔액 감소는 이례적인 현상이다. 가계 자금 수요는 통상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최근 8년 이래 가계대출 잔액이 감소한 사례를 보면 2014년 1월(-2조2000억원), 2021년 5월(-1조6000억원), 지난해 12월(-2000억원), 올해 1~3월까지 다섯 차례가 전부다.

황영웅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기타 대출을 중심으로 4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면서 "은행들이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가 지속됨에 따라 3월 들어 가산금리 인하와 대출 한도 증액 등을 통해 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런 은행 대출 영업 강화가 실제 대출 증가로 이어질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향후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가계대출 감소에 영향을 끼친 주된 요소 중 하나인 은행권 예금 금리 및 대출 금리가 앞으로도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은행권 금리 상승 배경에 대해 "지난해 5월 말 이후 기준금리 인상이 꾸준히 선반영되고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유지되면서 지표금리 상승 폭이 컸던 데다 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 강화에 따른 가산금리 인상이 더해진 데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표=한국은행]

3월 중 은행 수신은 8조원으로 올 2월(25조7000억원)보다 증가규모가 축소됐으며 자산운용사 수신은 4조3000억원으로 전월(2조9000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 배당금 지급 등을 위한 기업자금 유입 등으로 16조3000억원 증가했지만 2월(25조7000억원)보다는 증가 규모가 줄었다. 정기예금은 기업과 가계 자금의 유입에도 기타금융기관 자금이 유출되면서 3조6000억원 감소했다. 전월에는 7조2000억원 늘었지만 3월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가계대출이 줄어든 대신 기업대출은 8조6000억원 늘었다. 전월(6조3000억원)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한은은 3월 중 은행 기업대출은 코로나19 금융지원 연장, 시설자금 수요 등과 은행의 기업대출 취급 노력이 맞물리며 증가규모가 상당폭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소기업대출은 코로나19 금융지원이 9월까지 연장되면서 시설자금 수요가 이어져 7조7000억원 늘었다. 대기업대출은 9000억원 증가했다.

한은은 은행권 금리 상승세 지속과 관련해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 움직임,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으로 은행의 대출태도가 강화될 경우 과거 사례와 유사하게 취약 기업을 중심으로 자금조달 비용이 상당폭 높아질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대출 증가율이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는 안정적 수준으로 유지되도록 지속 모니터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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