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냐, 디즈니냐…호찌민 국제금융센터 계획 초안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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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베트남)=김태언 특파원
입력 2022-04-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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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존 IFC 계획에 방점 더 찍어...이달 초, 중앙부처에 관련 안건 제출

  • 올해부터 본격 추진 예정...호찌민市 2045년까지 국제금융허브 목표

베트남 최대 경제도시인 호찌민에서 국제금융센터(IFC) 건립이 올해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호찌민 국제금융센터 프로젝트는 시 정부의 최대 역점 사업으로 지난 2019년 발표됐으나, 그간 초안 변경 논의와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계획 추진이 잠정 보류돼왔다. 

5일 현지매체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찌민시 인민위원회는 이달 초 중앙부처에 IFC 초안과 특별인센티브 등 관련 정책 도입을 위한 방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일간지 뚜오이체는 관계자 언급을 인용해 계획 초안은 두 가지 제안과 다른 전문가의 권장 사항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계획 초안은 추가로 수정돼 관련 부처에 제출됐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IFC 계획의 초안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IFC 건립구상을 최초 제안한 베트남 풀브라이트 대학교(Fulbright University Vietnam)의 제안이다. 이 방안은 IFC는 기존 금융 서비스의 은행, 증권, 보험의 세 가지 주요 금융 분야를 중심으로 금융서비스 허브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국제 네트워크와 디지털 뱅킹시스템에 역점을 둔다는 목표다. 이는 전통적인 월스트리트나 홍콩금융센터와 유사한 개념이다. 

또 다른 제안은 지난해 아이멕스팬퍼시픽 그룹(Imex Pan Pacific Group)이 건의한 방식이다. 이 제안은 풀브라이트 대학교 방안에 더해 엔터테인먼트 형식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아이멕스는 기존 IFC에 디즈니랜드 또는 엔터테인먼트 구역을 설정했다. 스포츠 베팅이 허용되는 대형 카지노도 제안했다. 이는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샌즈의 기능을 표방한 방식이다.

 

조나단한응우옌(Johnathan Hanh Nguyen) 아이멕스팬퍼시픽 그룹(IPPG) 회장이 호찌민국제금융센터에 대한 신규 제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베트남 노동일보 누리집 갈무리]


시는 그간 관련 공청회, 토론회 등을 거쳐 두 가지 제안에 대한 논의를 거듭해왔다. 무엇보다 당국은 최대 10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비용을 놓고 조달방안 등을 숙고한 가운데 투자금이 보다 적은 기존 월스트리트 방식에 더 방점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판반마이( Phan Van Mai) 호찌민시 인민위원장은 앞서 “IFC는 무엇보다 호찌민시가 세계금융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중심 역할을 해야한다”며 “인프라, 경제성장, 투자 환경 3대 요소 등 종합적인 면을 활용해 건립구상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IFC 건립 위한 호찌민 금융인프라 충분...“이보다 더 좋은 시기는 없다”
호찌민 국제금융센터(IFC)는 호찌민시가 2045년 국제금융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프로젝트다. 호찌민시 인민위원회는 시 성장과 더불어 2045년 1인당 GDP가 4만달러(약 4650만원)를 달성하고 호찌민시를 국제금융허브로 육성해 중국 상하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등 세계 유수의 금융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호찌민시가 금융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관련 인프라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호찌민시는 이미 국내외 수많은 금융 관련 회사들이 진출해있다. 전국에서도 단일 지역 내 금융기관 밀집도가 베트남에서 가장 높다. 호치민 중심상업지구인 1군 지역에는 베트남 주요 시중은행인 비엣틴, 비엣콤, 아그리뱅크, MB뱅크, BIDV 뿐 아니라 외국계 금융회사는 물론 신한은행, 미래에셋, 한화생명 등 한국계 금융사들도 일찌감치 이곳에 본사를 두고 현지에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호찌민시가 글로벌 금융허브로 도약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현지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금융도시들의 성장과정은 랜드마크 격인 국제금융센터 설립에서부터 시작했다”면서 “지연을 거듭하던 IFC 계획안이 본격 실행된다면, 코로나19로 여파로 침체된 금융·부동산 업계도 본격적인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호찌민시 인민위원회에 따르면 호찌민 IFC 기본계획은 호찌민 2군 투티엠 지역 내 1만4500㎡ (약 4400평) 부지에 4조9000억동(약 2600억원)을 투입해 착공할 예정이다. 국제금융센터가 건립되는 투티엠 지구는 중앙정부 국책프로젝트 중 하나로 총 사업비 20억 달러로 금융중심지구와 혁신 스마트신도시가 함께 들어선다. 

IFC를 포함한 투티엠의 금융허브 로드맵은 ▲1차(2021~2025년) 국가 금융중심지로 역할을 공고히하는 기간 ▲2차(2025년~2030년) 동남아시아 지역 금융허브로 성장 ▲3차(2030~2045년) 세계 20대 국제금융센터 도약 등의 계획으로 구분돼있다. 

시는 IFC 건립을 위해 주요 투자자, 기업, 금융기관을 유치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문제를 점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제도를 지속적으로 도입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뚜오이체 따르면 이번 국제금융센터 프로젝트에 초안에는 IFC 투자자를 위한 특별인센티브 정책도 함께 담겼다. 특별인센티브 정책이 입안되면 호찌민시 금융특별지구에 대한 베트남 정부 차원의 특별법이 제정되고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도 시작된다는 전망이다.  

응우옌반넨 호찌민시 당서기장은 “베트남에서 가장 현대적이고 산업화된 호찌민시는 동남아의 금융중심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국제금융센터를 짓기에 지금보다 더 좋은 시기는 없다. 투티엠(Thu Thiem) 지역이 호찌민시의 랜드마크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국제금융센터 착공을 빠른시일 내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호찌민시 중심상업지구의 모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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